여전히 목소리 높은 ‘다시 디플레이션 온다’

여전히 목소리 높은 ‘다시 디플레이션 온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물가가 오르는 과정: 물가가 계속 오르고 있고 강한 물가 상승은 사람들의 심리를 자극해서 기대인플레이션을 높이며, 높아진 물가상승률 예상치는 임금 상승 요구로 이어지고 그것은 다시 물가 상승으로 연결되는 악순환으로 돌아온다.

힘 얻는 금리인상론: 그러니 이 고리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효과가 있든 없든 그건 나중에 생각하더라도 일단 금리를 강하게 올려야 한다. 적어도 사람들의 마음 속에 형성되는 기대인플레이션의 상승은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현재 미국의 금리 인상을 설명하는 주된 논리입니다. 거기에 <물가가 오르는 것은 공급망 차질이나 오미크론으로 인한 구인난 때문이 아니라 사람들의 가처분 소득이 늘어난 결과다 그러니 이 경기상승세는 꽤 오래 갈 것이고 그러니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논리도 힘을 얻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금리 못 올릴 거란 일각의 주장: 그러나 시장의 한편에서는 이런 금리 상승세가 조만간 꺾이고 다시 불경기∙저성장저물가 시대가 올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들은 금리의 고점이 지금이며 앞으로는 금리가 내려갈 일만 남았다고 주장합니다. 오늘은 금리 고점론, 불경기론, 연준 호들갑론 같은 소수의견(?)들을 좀 살펴보겠습니다.

1️⃣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이유 가운데 가장 그럴듯한 것은 4분기에도 여전히 좋은 제조업 상황입니다. 부품 수급난으로 지장을 받지만 않았다면 생산은 훨씬 활기를 띄었을 만큼 분위기가 좋았지만 이런 결과는 경기 회복보다는 (경기 호전보다 공급망 차질을 우려한) 기업들의 재고축적 수요 때문이었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어느 정도 재고를 쌓은 기업들은 조만간 구매를 줄일 것이라는 해석입니다.

2️⃣ 미국 등 주요국의 생산공장이 아시아에서 미국 본토나 인근 지역으로 옮겨오는 과정에서 필요한 자재나 설비의 수요가 늘어나는 것도 인플레의 원인입니다. 그러나 생산기지 이동의 피해국인 중국과 아시아에서는 그 반대의 현상이 나타날 것이고 선진국 본토로 이동한 생산공장은 원가가 높아질 것이므로 제품 가격이 비싸지고 수요가 감소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입니다. 이런 흐름은 인플레이션의 지속보다는 디플레이션의 강화로 나타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3️⃣ 인구의 고령화는 노동력 공급의 감소(인플레이션 요인)로도 나타나고 제품 구매 수요의 감소(디플레이션 요인)로도 나타나는데 일본의 사례는 그것이 디플레이션 요인으로 더 강하게 작동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일본의 케이스가 특이한 상황인지 고령화의 보편적 흐름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남아있지만 고령화가 인플레이션의 원인이라고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4️⃣ 저금리와 양적완화가 자산시장의 거품만 키우고 실물경제에는 별 도움을 준 것이 없으므로 금리를 인상하고 필요한 지원은 개인들에게 현금으로 하는 방식(재정 투입)이 더 낫다는 판단을 각국이 하게 될 것이라는 이론도 금리인상론의 근거입니다. 그러나 저금리∙저성장 시대를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고성장 신산업을 키우는 것인데 그 방법은 주식시장을 활성화해서 고성장 신산업 스타트업으로 모험자본이 몰리도록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고 유일합니다.

개인들에게 지급한 현금도 결국 소비되고 나면 특정 기업으로 흘러들어가게 되고 성장률을 제고하지는 못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신산업으로 모험자본이 흘러들어가서 창업을 유도하는 방법 이외에 다른 대안은 없다는 게 저금리 지속을 예상하는 쪽의 의견입니다.

인구 줄어든 서울, 그래도 젊은 사람은 늘었다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서울은 인구 자체는 감소하고 있지만 젊은 인구의 비율은 더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로 유입되는 젊은 인구(A)와 서울에서 빠져나가는 고령인구 또는 서울에서 거주하다 사망하는 고령인구(B)를 비교할 때 A가 훨씬 크다는 의미입니다.

인구가 줄면서 유일하게 젊은 인구 늘어난 서울: 인구가 감소하는 지역(부산∙대구∙서울∙경북∙전남∙전북)중에서는 유일하게 서울에서만 젊은 인구 비율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경기도는 인구 자체도 늘어나면서 젊은 인구의 비중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일자리 생성과 젊은 인구의 유입이라는 선순환이 어느 지역에 집중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통계입니다.

참고로 서울의 인구가 감소하는 이유는 서울의 주택 한 채당 거주하는 가족 수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의 주택 숫자는 감소하지 않는 상황에서 서울 인구가 감소하는 것은 그 외에 다른 이유는 있기 어렵습니다. 서울의 주택들을 1인 가구 또는 2인 가구가 차지하고 있고 가족이 많은 가구는 같은 가격에 좀 더 면적이 넓은 경기권 아파트로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베이비 버핏’으로 불리는 빌 애크먼이 운영하는 퍼싱스퀘어는 지난달 말 넷플릭스 주식을 1조3000억원어치(지분율 0.7%) 매수했습니다. 링크된 글은 빌 애크먼이 넷플릭스에 투자한 이유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OTT업계의 경쟁이 격해지자 넷플릭스는 향후 구독자 증가세가 둔화할 거라고 발표했고,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크게 떨어졌는데요. 그럼에도 애크먼은 넷플릭스의 콘텐츠, 가격 결정력, 회사의 경영 방식을 신뢰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 게임사들이 자체 암호화폐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포문은 위메이드가 열었습니다. 지난해 말 위메이드는 위믹스라는 암호화폐를 발행했고, 시가총액은 한때 수십조에 달했습니다. 지난해 초 2만원 아래였던 위메이드의 주가는 위믹스 발행 이후 24만원을 넘기기도 했습니다. 코인을 발행하는 데 들어간 비용 대비 수익이 무척 좋았던 겁니다. 네오위즈가 지난해 12월 자체 암호화폐를 발행한 데 이어 넷마블과 컴투스 등도 올해 같은 길을 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