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 전운 고조, 유럽 경제는?

러시아-우크라 전운 고조, 유럽 경제는?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러시아-서방 충돌 전망 고조, 금리 인상 다가선 유럽: 러시아와 서방 국가들의 충돌 가능성이 계속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에너지 가격이 오르고 있습니다. 이 같은 흐름은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데 그럼에도 유럽중앙은행(ECB)은 금리를 동결했습니다.

물가 추이를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지만 금리를 올릴 가능성에 한걸음 더 다가섰습니다. 영국 중앙은행은 작년부터 이어온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받아 이번에도 금리를 한 단계 더 올렸습니다. 어제 해외에서 들어온 중요한 경제 뉴스들의 골자입니다.

단순 국지전? 지역 강대국들의 부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뉴스와 좀 완화되고 있다는 뉴스가 엇갈립니다만,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는 쪽으로 무게가 좀 더 실립니다. 겉보기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만의 대립인 듯하지만 그 실체는 러시아와 서방 국가들(미국+서유럽 주요국)의 충돌입니다. 우크라이나가 오히려 ‘왜 우리를 가운데에 두고 당사자도 아닌 국가들이 이렇게 시끄러운가’ 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대결이라기보다는 한동안 잠잠했던 지역 강대국들의 부활 조짐으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한 시각이라는 칼럼은 참고할 만 합니다. 냉전 종식 후 이어진 미국을 중심으로한 1극 체제의 붕괴 조짐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어느 쪽이든 평화 시기의 무역량을 먹고 자라는, 지정학적 요충지에 자리한 한국에게는 좋지 않은 흐름입니다.

국제유가, 배럴당 120불 가나: 에너지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유가보다는 특히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합니다. 천연가스 가격은 러시아와의 전쟁 가능성에 따라 급등락하고 있는데 하루 전보다 15% 상승했습니다. 연초 대비 이미 43%가량 오른 가격입니다. 국제 유가도 배럴당 90달러에 육박하는 가운데 배럴당 120달러설도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인플레를 바라보는 유럽과 영국의 시각차: 유럽중앙은행은 금리를 계속 동결했고, 영국 중앙은행은 12월에 이어 금리를 한 번 더 올려서 기준금리를 0.5%로 높였습니다. 지역적으로 매우 근접한 두 나라(영국과 유럽)의 통화 정책 방향이 다른 것은 최근의 인플레이션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도 크게 엇갈린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미국과 영국은 물가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유럽 중앙은행은 물가 상승은 일시적인 현상이며 연말쯤에는 다시 상승률이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물론 물가 전망이 다르기 때문에 나타난 차이일 수도 있고 금리를 올려야 할 이유, 금리를 올리지 않아야 할 이유를 각각 갖고 있는 두 지역의 중앙은행이 각자의 처지에 맞는 전망을 취사선택한 결과일 수도 있겠습니다.

통화정책이 엇갈리는 표면적 이유만 보자면 미국과 영국의 상황은 노동력 부족으로 인한 임금 인상이 현실화되고 있어서 금리를 올려서라도 임금 인상폭을 줄여야 한다는 쪽인 반면, 유럽은 아직 임금 상승 가능성이나 신호가 확실하지 않다는 쪽입니다. 경기 회복의 강도가 두 지역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오피스 임대료가 오르는 숨은 이유?
오늘의 이슈

새로운 소식: 작년 4분기 서울 강남 지역의 사무실 임대료가 3.3㎡당 11만원을 돌파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주요 지역의 사무실 임대료가 평당 11만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공실률도 1.5%로 매우 낮아졌습니다. 사무실 품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위치가 좋은 지역의 사무실 월세가 가파르게 오르는 이유는 사무실 수요자들이 구인난을 겪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맘에 드는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서는 위치 좋은 사무실이 필요합니다. 그에 들어가는 비용을 기꺼이 치르겠다는 뜻이 치솟는 가격에 담긴 겁니다. 물론 그 비용을 치를 실탄이 넉넉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인재가 전부이거나 가진 것은 인재들뿐인 스타트업에 투자 자금이 몰렸다는 해석도 가능하겠습니다.

강남發 풍선효과 – 구디단, 을지로도 오른다: 강남 지역의 사무실 품귀는 주변 지역의 사무실 임차료도 올리는 풍선 효과를 불러옵니다. 구로디지털단지나 을지로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서울 지역 전체 A급 오피스의 공실률도 자연 공실률 수준인 5%대로 내려왔습니다.

용도 경쟁 속 공급 부족…오피스 임대료 상승: 오피스 임대료의 상승은 역시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 때문에 나타납니다. 늘어나는 창업 수요와 1인당 사무 공간의 확대에 따라 생기는 사무실 공간의 수요 확대에 비해 A급 오피스 공급은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생기는 일입니다.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여러 이유 가운데 하나는 사무실용 건물이 들어설 자리를 두고 주거용 오피스텔과 용도 경쟁을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분양가 규제가 강해지면서 과거에는 오피스가 지어지거나 오피스로 리모델링되었을 땅이나 건물이 주거용 시설로 바뀌는 경우가 잦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유통 업체들 간 배송 경쟁이 활성화하면서 신선도가 매우 중요한 초밥이나 빵까지 그 경쟁 대상에 포함되고 있습니다. 최근 이마트는 빵을 마트에서 직접 구워낸 뒤 당일 배송으로 판매하는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고, 롯데마트는 수도권과 부산 등 23개 매장에서 회·초밥 직배송 서비스를 운영 중입니다. 마트에서 제품 생산과 손질을 마친 뒤 자사 온라인 몰들을 통해 주문을 받아 배송하는 형태입니다. 대형 마트들이 활성화된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해 온라인에만 주력하는 다른 이커머스 업체들과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 속 세계 각국이 첨단 기술 주권을 지키는 데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최근 독일 정부는 자국 반도체 웨이퍼(반도체 기판 소재) 생산 업체의 대만 기업으로의 매각을 불허했습니다. 6조원 규모 거래로 세계 2위 웨이퍼 생산 기업의 탄생이 목전에서 엎어졌습니다. 경제 전문 매체 CNBC는 삼성전자 TSMC 등 다른 대륙 업체들에 반도체 생산을 의존해 기술 주권에 대한 독일 정부의 우려가 커진 것을 그 이유로 분석했습니다. 미국 엔비디아도 영국 반도체 기업 ARM의 인수를 시도했으나 비슷한 이유로 무산될 처지에 몰렸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