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블리자드 인수 진짜 배경은 메타버스?

MS, 블리자드 인수 진짜 배경은 메타버스?
이철민의 리멤버 밸리

MS의 게임 굴기: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소니가 각자의 차세대 콘솔 게임기 출시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2020년 9월, MS가 <둠>, <폴 아웃> 등을 개발한 게임사 베데스다 스튜디오를 무려 9조원에 가까운 금액에 인수한 일이 있었습니다. 콘솔 게임 시장에서의 우위를 장악하기 위해 ‘게임 패스’라는 자사 게임 구독 모델에 명운을 거는 전략적 선택이라고 해석됐습니다.

단지 그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MS의 콘솔 게임 전략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MS의 Xbox S와 X는 2020년 말 출시 후 약 1200만대가 판매돼, 약 1400만대가 판매된 소니의 PS5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2013년 출시된 Xbox One의 누적 판매량이 5000만대에 그쳐, 동시기 출시된 PS4의 판매량(1억2000만대)과 큰 격차를 보인 것과 크게 대비되는 결과입니다.

NFT와 메타버스, 3위 주자 MS에 찾아온 기회: 물론 MS는 콘솔 게임 시장에서 여전히 10%대 중반의 누적 점유율을 가진 3위 사업자에 불과합니다. 닌텐도와 소니가 그간 팔아 온 어마어마한 양의 콘솔 게임기들이 여전히 굳건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꾸준히 기회를 노려오던 MS에게 훈풍이 불고 있는 것은 확실합니다. 게임 업종의 성장 테마가 NFT와 메타버스로 옮겨갔기 때문입니다.

MS는 이미 ‘메타버스 게임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마인크래프트를 2014년 인수해 보유하고 있고, 협업툴 팀즈에서 사용할 수 있는 메타버스 서비스 메시 포 팀즈를 선보인 상태입니다. 콘솔과 PC 분야의 메타버스 트렌트를 선도할 수 있는 확고한 기반을 보유하고 있는 것입니다. 게임 타이틀의 판매라는 전통적인 모델에 갇힌 닌텐도나 소니와는 확실히 다릅니다.

블리자드 인수, MS의 신의 한수?: 여기에 결정적 한 방이 더 필요했던 마이크로소프트가 선택한 게 바로 지난달 발표된 게임 개발사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인수라고 보면 됩니다. 블리자드는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익숙한 <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콜 오브 듀티>, <오버워치> 등 메가 히트 게임들의 개발사입니다. 이번 거래 대금은 무려 82조원으로, 이는 게임 분야 M&A(인수·합병) 역사상 최대 규모이며 마아크로소프트의 역대 M&A 중에서도 최대 규모입니다.

MS의 빅픽처 – 닌텐도·소니 잡고 애플·구글과 맞짱: MS의 큰 그림은 확고한 지적재산권과 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블리자드를 전면에 내세워 단기적으로는 게임 분야를 장악하고, 장기적으로는 소셜미디어와 업무 분야까지 아우르는 확고한 메타버스 서비스를 구현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닌텐도나 소니가 당장의 타겟이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애플과 구글 그리고 메타(구 페이스북)와의 전면전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고 봐야하는 것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일단 소니입니다. MS와의 힘겨운 싸움이 시작된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블리자드의 인기 게임들이 플레이스테이션에 제공되지 않을 리스크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소니는 <헤일로>로 유명한 게임 개발사 번지를 약 4.3조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MS의 수에 어떻게 대응할까?: 하지만 소니보다 훨씬 큰 현금을 두둑이 쌓아놓고 있는 다른 빅테크들이 이런 MS의 움직임에 어떻게 응수해 나갈지가 앞으로 더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벌써부터 일각에서는 다른 빅테크들이 연이어 M&A를 실행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의 대표이며, 투자ㆍ테크ㆍ미디어 분야에 대한 글도 쓰고 있습니다.

명절 때 나온 중요 경제 이슈들
오늘의 이슈

1️⃣2달 연속 무역 적자: 명절 연휴 동안 몇가지 중요한 뉴스들이 있었습니다. 매월 1일 정부는 한 달 전 수출입 금액을 집계해 발표합니다. 지난 1일에 1월 수출입 통계를 발표했는데 작년 12월에 이어 두 달 연속 무역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수출액과 수입액의 차이인 적자 규모는 12월 4억달러였는데, 1월엔 49억달러로 크게 늘었습니다. 수출도 늘긴 했는데 원유 등 에너지 수입액이 더 늘어난 탓입니다. 원유·가스·석탄의 1월 수입액은 1년 전 1월에 비해 90억달러가 더 늘었습니다.

에너지 가격이 안정되면 다시 원래의 흑자 기조로 돌아설 것으로 보이지만 에너지 가격의 불안은 일회성 요인보다는 기조적인 변화에 따른 부분도 있어서 쉽게 볼 문제는 아닙니다. 환율이 계속 올라가는 것 역시 이런 무역 적자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무역 수지가 적자를 기록하면 그만큼 달러가 외부로 빠져나갑니다. 그 자체가 환율에 큰 영향을 준다기보다는 그런 뉴스를 달러 매수·원화 매도의 재료로 판단하고 거래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납니다)

2️⃣RCEP 발효: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15개국들 사이에 체결된 자유무역협정(RCEP)이 이달부터 발효됩니다. 이미 예정된 일정이긴 하지만 이 15개국에 한국과 일본, 중국 등이 포함돼 있다는 게 의미있는 부분입니다. 특히 한국과 일본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않고 있었는데 이번에 15개국에 두 나라가 동시에 포함되면서 사실상 양국 사이에 FTA가 체결된 것과 비슷한 효과가 생깁니다. (일본산 제품의 수입 관세가 낮아지거나 사라집니다.)

3️⃣호실적에 급반등한 美장: 우리가 연휴로 쉬는 동안 미국 증시는 계속 열렸습니다. 주가는 우리 증시가 쉬는 걸 기다렸다는 듯 쉼없이 올랐습니다. 구글, 애플 등 빅테크 기업들이 좋은 실적을 발표하면서 금리 인상과 이에 따른 유동성 축소 우려 심리를 이겨냈습니다. 연휴가 끝나기 하루 전인 2일 기준으로 보면 연휴 기간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3.6%, S&P500 지수는 5.1% 나스닥 지수는 무려 7.4%가 올랐습니다.

실적을 좀 더 들여다보면 구글은 작년 4분기 매출과 영업 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각각 5% 10%씩 초과 달성했습니다. 검색 광고 매출이 대부분이고 유튜브 광고 매출은 25% 성장했습니다.

애플 역시 시장 예상치를 초과하는 실적을 발표했는데 눈에 띄는 것은 올해 1분기에도 1년 전 1분기보다 더 나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은 것입니다. 작년 1분기는 아이폰 신모델이 출시된 시기여서 매출이 매우 높았는데 그 수준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아이폰 등 주력 제품의 수요가 상당히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구글의 광고는 코로나 팬데믹에서 벗어나면 여행 등 서비스 광고가 대체할 것이어서 안정적이고, 애플의 제품들은 경기와 무관하게 꾸준한 수요가 있다는 걸 보여주는 성적표였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메타버스 열풍이 부동산 분야로도 번져가고 있습니다. 경제 전문 매체 CNBC 보도에 따르면, 작년 메타버스 내 가상 부동산 판매 규모가 5억달러를 돌파했고 올해는 2배가량 늘어 10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네요. 메타(옛 페이스북)가 작년 10월 사명을 바꾸면서부터 가상 부동산 판매가 폭증하고 있다고 합니다.

🏠 지난해 아파트값 급등으로 대체재인 ‘아파텔(주거용 오피스텔)’의 인기가 크게 올랐었죠. 대출 규제를 회피할 수 있어 매수 자금을 마련하기가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쉬웠기 때문인데요. 올해는 이 아파텔의 매수 인기도 크게 꺾이고 있습니다. 지난달 전국 오피스텔 매매 거래 건수는 총 2648건으로 한 달 전과 비교해 절반 가까이 줄은 건데요. 올해 1월부터 오피스텔, 상가, 빌딩, 토지 등 비(非)주택을 대상으로 한 담보대출에도 DSR 규제가 적용됐기 때문이란 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