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값이 내리고 있는 4가지 이유

전세값이 내리고 있는 4가지 이유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전세값이 낮아진다: 요즘 서울의 전세값이 내리고 있습니다. 지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지역별로 보면 1월 첫째주에 전세값이 내린 자치구는 7곳, 오른 자치구는 5곳, 13개 자치구는 보합이었습니다. 인기 지역에서도 종전(작년 10~11월) 최고가보다는 낮은 가격에 전세 계약이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시장에서는 아직 그 이유에 대한 분석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수요가 좀 줄었고 전세 공급은 늘면서 만기에 기존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줘야 할 집주인들이 전세 호가를 경쟁적으로 낮추고 있다는 설명인데 이런 설명은 전세값이 내리고 있다는 말과 거의 동의어여서 그 이유를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1️⃣전세금 돌려주기 어려워졌다: 요즘 전세 가격 하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들이 몇가지 있긴 합니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대출 규제입니다. 집주인들이 대출 받을 길이 줄어들면 필요 자금 마련을 위해 월세를 주던 집을 전세로 전환해서 내놓습니다. 세입자를 내보내기 위해 필요한 자금도 과거에는 대출을 받아 일단 내보내는 게 가능했지만 그런 대출도 DSR 규제 등이 시작되면서 더 어려워졌습니다. 전세금을 낮춰서라도 새 세입자를 받아야 하는 이유가 많아졌다는 의미입니다.

2️⃣요즘은 전세 수요의 비수기: 11월, 12월, 1월은 전세 수요층의 비수기라는 점에서 집주인들의 자금 수요가 전세 공급을 늘릴 경우 전세금 하락폭이 커질 여지가 더 높습니다.

3️⃣세입자한텐 전세보다 월세가 더 낫다: 수요자가 감소한 것도 대출 규제의 영향입니다. 전세 대출 금리도 대출 규제로 인해 높아지면서 세입자 입장에서는 전세보다 차라리 월세를 구하는 게 더 경제적인 상황이 됐습니다. 전세금 1억원을 빌리기 위해 은행에 내야 하는 이자가 작년 12월 기준으로 연 4%(한달에 33만원)인데 시중 전월세 전환율은 보증금 1억원을 월세로 돌리면 월세로 30만원을 더 주면 됩니다.

4️⃣대출 규제 장기화: 이런 이유 때문에 대출 규제가 더 이어지면 전세금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론적으로 대출규제가 없다면 전세도 존재할 이유가 없는 게 원칙입니다.(집주인들은 대출을 받고 세입자들에게는 월세를 받아 대출이자를 갚는 게 더 유리합니다)

다시 올라갈 여지는 있다: 대출 규제 때문에 전세가 추가 하락할 여지도 있지만 상승 요인도 있습니다. 서울에서 추진되는 공공재개발이나 신속통합기획 등 재건축 재개발 사업이 활발해지면 주택 멸실이 나타나고 그 과정에서 단기적 주택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거기에 올해는 서울에 아파트 입주 물량이 1만6천가구 수준으로 2020년 4만4천가구에 비해 절반도 안됩니다.

벌써 완판 적격대출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적격대출은 정부가 제공하는 장기 고정 금리 대출인데 금리는 연 3.4% 입니다. 주택담보대출을 은행에서 새로 받을 때 적용되는 금리가 작년 이맘때보다 크게 오르면서(정부의 대출 규제가 계속 되기 때문입니다) 적격대출의 상대적 장점이 더 커졌습니다. 덕분에 연초부터 적격대출이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주요 은행에서 조기에 소진되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네요.

적격대출 인기지만 물량은 태부족: 적격대출은 9억원 이하 주택을 구입할 때만 받을 수 있지만 이미 그 수요자로도 적격대출 공급을 훨씬 추월합니다. 연간 대출 공급액이 7조원 수준인데, 은행권 전체의 가계 대출 공급액이 100조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적은 물량입니다.

적격대출을 더 늘리기 어려운 것은 이 대출의 재원이 채권 시장에서 장기채를 매입하는 연기금이나 보험사들로부터 나오기 때문입니다. 연기금이나 보험사들에게 이 장기대출 채권을 판매해야 하는데 판매금액을 늘리려면 금리가 더 올라가야 해서 같은 금리에 더 많은 금액을 대출해주는 게 어려워집니다. 정부 입장에서는 굳이 금리를 올려 욕 먹을 이유가 없고, 대출이 늘어나면 집값도 오를테니 반길 상황은 아닙니다.

대출 받기보다 갚기가 많아진다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새해 들어 시중은행의 가계 대출 잔액이 오히려 감소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출을 받아가는 금액보다 대출을 갚는 금액이 더 많다는 의미입니다. 새로 나가는 대출이 크게 줄면서 나타난 현상입니다.

11월과 12월에 대출 규제가 이어지면서 대출이 언제 가능해질지 몰라 부동산 거래가 뜸했던 탓이기도 합니다. 11월에 거래가 뜸해지면 1월에 잔금 치를 일도 뜸해지고 그러면 대출을 실행하는 건수도 뜸해집니다. 역시 대출 규제의 여파입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스타벅스가 오는 13일부터 음료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습니다. 2014년 이후 처음인데요. 현재 판매 중인 53종의 음료 중 46종의 음료가 각각 100~400원씩 인상됩니다. 다만 인상 전 받은 기프티콘 등은 인상 후에 사용해도 추가 요금을 내지 않고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온라인상에서 기프티콘을 미리 사두겠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 카자흐스탄에서 시민들이 시위를 벌이고 정부가 유혈 진압을 시도하면서 원자재 가격과 암호화폐 가격이 크게 요동지고 있습니다.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 최대 산유국이자 비트코인 채굴이 집중되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고 세계 최대의 우라늄 생산국이기도 합니다. 우라늄과 원유가격은 올랐고 비트코인 가격은 오히려 내렸습니다. 카자흐스탄 문제보다 미국 연준의 긴축 정책 영향이 더 강했던 것으로 해석됩니다. 비트코인 같은 가상자산은 유동성이 늘어나면 제일 먼저 오르고 유동성이 회수되면 제일 먼저 내리는 자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