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를 늘리면 주가/환율은 어떻게 되나

복지를 늘리면 주가/환율은 어떻게 되나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새로운 소식 : 칠레에서 좌파 정부가 집권하자 칠레의 통화가치가 급락하고 주가도 폭락했습니다. 칠레 대선에서는 좌파 성향인 가브리엘 보리치가 당선됐는데 칠레 페소화 가치는 당선 확정일 다음날 3.6% 하락하면서 사상 최저치로 내려앉았습니다. 주가도 MSCI 칠레 지수가 10.45% 떨어지며 지난 5월 이후 하루 낙폭으로는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공지출 늘리는 칠레 : 칠레 새 대통령의 당선 배경은 더 많은 공공 지출을 요구하는 젊은 도시 유권자들의 강력한 지지가 배경이 됐습니다. 칠레는 지난 2019년 ‘50원 시위’로 불리는 시위가 있었는데 당시 우파 정부는 지하철 요금을 30페소(약 50원) 인상하겠다고 했다가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에 직면했습니다.

좌파정부 = 환율폭락? : 일반적으로 이머징 마켓 국가에서 좌파 정부가 들어서면 환율이 폭락하는 이유는 몇가지가 있습니다. 보통 주가도 하락하는데 그 이유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그 나라 주식을 팔고 떠나거나 외국인 투자 자금이 과거보다 덜 유입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외국인들이 좌파 성향의 정부가 들어선 나라에 투자를 꺼리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좌파 성향의 정책은 이머징 마켓에서 주로 주요 기업의 국유화, 외국인 투자기업 자산의 몰수 등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그런 과격한 정책이 아니더라도 여러가지 재정지출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중들에게 여러 복지혜택을 부여하는 새로운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단기적으로는 복지와 통화가치는 반비례 할 수 밖에 : 이런 정책은 중장기적으로 보면 근로의욕을 고취시킬 수도 있어서 꼭 나쁜 결과를 불러오는 것은 아닙니다만, 단기적으로는 돈을 너무 많이 찍어내게 되고 그로 인해 돈 가치가 하락하고 환율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일단 그 나라에 대한 투자를 줄이는 게 필요합니다. 환율이 상승(돈 가치가 하락)하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가만히 있어도 투자자산의 가치가 내려가기 때문입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런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되면 실제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움직이기 전에 시장에서는 환율이 먼저 올라가고 주가는 먼저 내려갑니다. 칠레 금융시장에서 그런 움직임이 나타난 것도 역시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브라질 헤알화의 가치가 브라질의 연금개혁 가능성이 높아지거나 낮아지는 것과 연동해서 오르내리는 것도 그런 배경입니다. 연금개혁이 시행되면 국민들에게 나눠주는 연금이 줄어들면서 정부 재정에서 풀리는 돈이 줄어듭니다. 그 결과 헤알화가 풀리는 양이 줄어들고 가치가 올라갑니다.

물론 국민들이 받는 연금의 액수가 줄어들면 소비가 감소하고 경기가 침체되는 문제도 함께 생기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연금개혁을 그 나라 국민들이 스스로 고통을 분담하면서 통화가치 안정에 노력을 한다는 신호로 읽고 그 개혁의 좌절을 그 반대로 이해합니다.

똑똑하고 비싼 한채 위주의 시장이 온다?
오늘의 이슈

요즘 서울 강남권의 대형 아파트 가격이 꽤 오르고 있습니다. 대출규제 등 정책변수의 영향을 받지 않는 자산가들의 매물 쇼핑으로 해석하기도 하고 다주택 규제에 따른 ‘똑똑한 한채’ 선호 현상의 결과로 보기도 합니다.

내년 수도권 아파트 시장을 전망하는 여러 시나리오 가운데 가장 자주 등장하는 것은 양극화입니다. 비싼 아파트는 더 비싸질 것이고 중저가 아파트들은 상대적으로 약할 것이라는 전망인데, 그 이유는 중저가 아파트들을 처분해서 주택수를 줄이면서 그 여유자금으로 더 비싼 집으로 갈아타는 수요가 많아질 것이라는 판단 때문입니다.

다주택 규제는 꽤 오래된 정책이지만 그동안 처분 대상이었던 중저가 아파트들이 오히려 더 강세를 보이면서 주택수 줄이기를 뒤로 미룬 투자자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중저가 아파트들의 상승폭이 줄어들거나 하락으로 전환하면서 주택수 줄이기를 본격적으로 시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양도세의 한시적 완화가 시행되면 이런 흐름이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소비자물가지수가 개편됐습니다. 지수의 현실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인데, 이달 말부터 마스크, 아보카도, 식기세척기, 전기차 등 총 14개 품목이 물가지수에 반영됩니다. 반면 빠지는 품목도 있는데요. 연탄, 비데, 프린터, 사진기 등은 과거에 비해 소비액이 현저히 줄어들면서 빠졌습니다. 올해부터 초·중·고 전면 무상교육이 시작되면서 고등학교 납입금과 학교 급식비도 조사 품목에서 제외됐습니다.

🇹🇷 터키의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누텔라도 공급 중단 위기에 처했습니다. 누텔라는 주로 터키산 헤이즐넛으로 만들어지는데요. 터키 농가가 리라화 가치 폭락에 따라 비용 급등을 감당하지 못해 생산량을 줄이고 있습니다. 작년에 t당 215달러였던 비료 가격이 현재 t당 650달러로 3배가량 치솟았습니다. 리라화 가치가 폭락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금리를 낮춰야 물가가 잡힌다”는 정책 때문인데요. 에르도안 대통령은 물가가 오르는데도 기준금리를 연 14%까지 인하했습니다. 그 결과 달러 대비 리라화 가치는 올 들어 약 47% 폭락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