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파산한 헝다그룹이 시장에 남긴 상처

결국 파산한 헝다그룹이 시장에 남긴 상처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새로운 사실: 중국의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이 사실상 부도를 선언했습니다. 3000억원가량의 보증 이행을 못할 것 같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헝다그룹뿐 아니라 또 다른 부동산 개발업체도 디폴트 상태가 됐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중국 정부는 일부 기업의 예외적인 상황일 뿐이라고 시장을 다독이고 있지만 채권자들이 채무 상황을 요구할 경우 빚을 내서 유동성이 떨어지는 자산을 구입한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위기를 맞을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중국 부동산 시장은 중국 국내총생산의 30%에 육박하는 비율을 차지하는 중요한 시장이어서 중국 경기가 일련의 사태를 계기로 급랭할 가능성도 엿보입니다.

하락하는 중국 부동산 시장: 최근 중국 부동산 시장은 이미 냉각 분위기가 완연합니다. 중국 주택가격은 7년 만에 처음으로 3개월 연속 하락하는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주택가격이 하락한 도시 수가 9월 36개에서 10월 52개로 늘었고 거래량도 감소하고 있습니다. 하락폭도 9월 13% 하락에서 10월 22% 하락으로 낙폭도 커지고 있습니다. 쓰촨성의 청두와 북동부 톈진 등 중국 주요 대도시 주택당국은 집값 하락을 막기 위한 조치에 들어갔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 통화당국은 어제 중국의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낮췄습니다. 시중에 대출을 더 풀기 위한 조치입니다. 부동산 시장 냉각에 따른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중국의 경기가 나빠지고 있다는 뉴스는 우리나라의 내년 경기도 예상보다 나쁠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헝다 사태의 영향이 중국에 어느 정도로 미칠 지는 이 영상을 참고하시면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그 외 시장에 미친 영향: 헝다그룹의 파산은 부동산 시장의 위축으로만 연결되지는 않습니다. 헝다그룹에 돈을 빌려준 채권자들은 은행 뿐 아니라 헝다그룹의 회사채나 기업어음에 투자한 투자자들도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스테이블코인 테더를 발행한 회사도 자산의 일부를 헝다그룹 기업어음에 투자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런 건설 부동산 기업들의 기업어음은 단기 투자용으로 인기가 있어서 알리페이나 위챗페이 등에 충전해둔 돈을 단기적으로 투자하면서 이자를 얻을 때도 투자됩니다. 헝다그룹이 파산하면 이렇게 헝다그룹의 기업어음에 투자한 여러 투자자들도 함께 피해를 입습니다. 그 피해 범위가 크고 넓다고 판단되면 시장은 누가 헝다그룹 기업어음을 어느정도 보유하고 있는지 알게 되기 전까지는 모두와의 거래를 중단합니다. 금융위기는 이런 신용붕괴 상황과 동의어입니다.

내일부터 1주택자는 집값 12억원까진 양도세 비과세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1주택자의 양도세 비과세 한도를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높였지만 시장에서는 언제부터 이 세법이 적용되는지 몰라서 혼란스러워하고 있습니다.

보통 세법을 바꾸면 그 바꾼 세법을 공포하는 날부터 적용되는데 그 공포일은 행정 절차에 따라 그때그때 다릅니다. 대체로 이달 말경부터 시행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미 계약을 체결하고 잔금일을 기다리던 거래자들은 그 법이 시행된 후에 잔금을 주고받을 경우 양도세를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에(최소 수천만원의 양도세 차이가 납니다) 정확한 날짜를 모르면 혼란스럽습니다. 일부 거래자들은 매도자가 매수자에게 잔금일을 미뤄달라고 수백만원씩 웃돈을 주기도 했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정부는 내일(8일)부터 이 법을 적용하는 쪽으로 공포일을 앞당길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쌀쌀해진 요즘, 서울 거리에 붕어빵 사먹기가 힘들어졌다는 소식입니다. 식재료 물가가 치솟으면서 원가를 감당하지 못해 장사를 포기하는 노점상들이 많아진 건데요. 서울시에 따르면 2016년 7718곳이던 노점 수는 매년 줄어 작년 6079곳으로 21.2% 감소했습니다. 붕어빵의 경우 팥소에 쓰는 수입 팥(40㎏) 도매 가격은 25만원대로 작년보다 17%가 올랐고, 업소용 식용유(18ℓ) 가격은 올해 초 2만원대에서 현재 4만원대로 뛰었습니다. 붕어빵이 자취를 감추자 최근에는 붕어빵 파는 곳을 알려주는 앱까지 나왔다네요.

🇨🇳 중국계 코스닥 상장사 GRT가 자발적 상장폐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 대표 몫을 제외한 지분의 공개매수에 돌입한 건데요. 이제껏 국내 증시에 상폐된 외국 기업 15개 중 13개가 중국 기업인데, GRT가 상폐하면 국내 증시를 떠나는 14번째 중국 기업이자 16번째 외국 기업이 됩니다. 이 기업이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600억원가량의 차익을 남기는 반면, 투자자들은 투자 손실을 볼 수 있습니다. 공개매수가가 공모가의 4분의 1 수준에 그치는데다, 공개매수 발표 자체가 주가 하락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중국 기업의 상폐로 인한 투자자 손실액은 총 3800억원가량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