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만 잘나갈 때 벌어지는 모든 것 

미국 경제만 잘나갈 때 벌어지는 모든 것 
이효석의 주식으로 보는 세상

기대치 웃돈 美소매 판매: 지난달 미국의 소매 판매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미국의 지난달 소매 판매는 9월보다 1.7% 증가해 전문가들의 기대치인 1.4%를 웃도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최근 부진했던 자동차 판매도 회복세를 보였고, 그만큼 휘발유 가격이 상승한 것도 전체 소매 판매액 증가에 영향을 줬다는 평가입니다.

美소비심리는 위축인데, 소비지표는 왜 긍정적?: 미국에서 물건이 이렇게 잘 팔리고 있다는 소식은 지난 주말 발표된 11월 소비자심리지수와는 다른 결과입니다. 이 지수는 10년 만에 최저 수준(66.8)을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향후 소비 계획을 알 수 있는 소비자 심리 지수가 크게 하락했는데, 우려를 모았던 미국의 소비 지표는 의외로 긍정적으로 나온 겁니다.

이 같은 역설에 의문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미국과 더불어 G2인 중국의 경우 소매 판매가 겨우 4.9% 상승에 그쳤습니다. 또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길 원하는 연준 입장에서는 ‘높은 수준의 인플레 지속 탓에 자연히 수요도 줄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비유를 하자면, ‘자장면 가격이 2배 올라 이제 덜 사 먹겠지’ 했는데 여전히 미국인들은 자장면을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사 먹고 있다는 것이죠.

아직 미국 경제의 이상 징후는 없다는 것: 이는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첫째는 “역시! 미국 경제를 걱정하는 것만큼 바보 같은 짓은 없지. 미국 경제는 계속 좋겠군”이겠고요. 반대로 이런 해석도 가능합니다. “미래 소비는 줄일 것이라고 이야기하면서, 10월에는 이렇게 많이 썼네. 소비가 더 늘어나긴 어렵겠구나” 어떤 방향의 해석이든 미국 경제에 아직까지 전혀 이상이 없다는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각국 중앙은행들은 이 상황을 어떻게 보는데?

이렇게 경기에 대한 판단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이겁니다. ‘그래서 결국 중앙은행들은 예상보다 빨리 긴축을 할 것이냐?’

시장의 반응: 소매 판매 지표가 발표된 이후, 일단 시장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1️⃣우선 “이렇게 소비를 많이 하니, 인플레이션이 올 수밖에 없고 그러니 더 빨리 긴축을 해야 된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최근 나타나고 있는 인플레이션의 원인은 공급망 우려 때문에 공급이 늘기는 어려운 상황인데, 소매 판매 지표를 통해서 확인한 것처럼 ‘수요’는 크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그런데 문제였던 동남아 지역의 코로나 상황이 최근 진정되고 있다는 점은 공급망 우려를 덜게 하죠. 이 경우 공급이 다시 늘 텐데, 소비만 여기서 더 늘어나지 않는다면 인플레이션을 걱정할 필요가 있냐는 의견도 나옵니다.

긴축에 입장차 드러내는 미국과 유럽의 중앙은행: 이렇게 시장은 중앙은행의 긴축 속도와 강도에 대해 서로 다른 판단들을 벌이는 가운데, 미 연준의 경우 각 위원에 따라 수위는 다르지만, 분명히 과거에 비해 ‘긴축’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진 것이 사실입니다. 문제는 유럽입니다. 유럽중앙은행(ECB)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최근 유럽의 상황이 긴축을 언급하기엔 아직 멀었다는 언급을 했습니다. 즉, 미국은 경제가 좋으니 돈풀기를 좀 더 빨리 줄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반대로 유럽은 경제 상황도 좋지 않으니 푸는 돈의 양을 줄일 계획이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죠.

달러 지속? 어두워지는 세계 경제 전망: 그 결과 나타난 현상은 뚜렷한 달러화의 강세(다른 통화의 약세)입니다. 1.16유로/달러 수준을 유지하던 유로화가 최근 1주일 사이 크게 약세를 보이면서 1.13유로/달러까지 하락했습니다.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강세 수준을 알려주는 DXY 지수는 93pt 수준에서 96pt까지 상승했습니다.

글로벌 경제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이렇게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 긍정적일 수는 없습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될수록 투자자들은 오히려 더욱 달러 자산(미국 주식, 채권)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릴 가능성이 큽니다. 이처럼 최근 환율 시장의 움직임은 글로벌 경제가 미국만 좋은 상황에서 다 같이 좋아지는 상황으로 바뀔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전 헤지펀드 매니저이며, 지금은 SK증권에서 주식전략을 담당합니다.

대출규제에 정부가 해주는 대출도 막힌다
오늘의 이슈

정부가 해주는 ‘적격대출’도 막혔다적격대출은 최장 40년짜리 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입니다. 이건 은행이 대출해주는 게 아니라 정부가 해주는 대출입니다. 그런데 요즘 이 대출도 막혔습니다.

보통은 소비자들이 은행에 가서 신청을 하면 은행은 일단 돈을 내주고(A), 그 대출계약서를 정부기관에 보내주고 그 기관에서 돈을 받아 회수(B)하는데 은행들이 A를 안해주고 있는 겁니다. 이유는 B가 잘 안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로 정부기관의 대출상품을 활용해서 집을 사려는 소비자들도 집을 구매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대출규제가 정부 대출도 막았다: B가 잘 안 되는 이유는 정부기관이 은행들이 보내온 대출계약서를 확인 심사하고 정부기관도 그 대출계약서를 담보로 채권을 발행해서 돈을 모아와야 하는데, 그러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은행들이 그 시간을 기다려줬는데 올해는 기다려주기 어렵습니다. 정부가 대출한도를 은행별로 정하고 그 한도를 넘지 말라고 하기 때문입니다. 은행들은 적격대출을 해주면 A의 금액만큼 정부가 부여한 대출한도를 깎아먹기 때문에 불리해집니다. 그 한도는 이자를 더 많이 물어도 좋으니 대출을 해달라는 고객들에게 사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정부의 대출규제가 결과적으로는 정부의 대출상품에도 적용된 셈입니다.

둔촌주공 특공 기대 마세요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서울 강동구의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둔촌올림픽파크 에비뉴포레)의 분양가 심사가 다시 이뤄질 예정입니다. 분양가를 좀 더 높게 받으려는 조합과 깎으려는 지자체 사이의 갈등이 심했는데, 이번에는 분양가 심사 규정이 바뀌면서 분양가가 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평당 4000만원에 가까운 분양가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문제는 그렇게 되면 분양가가 가장 작은 평형도 9억원이 넘어가게 되고 그러면 특공(생애최초 신혼부부 등)이나 추첨이 없이 모두 100% 청약가점으로 당첨자가 결정됩니다.

특공·추첨 기대 사라져: 둔촌주공의 특공을 기대하고 아파트 매수를 미뤄왔던 소비자들은 분양가가 생각보다 높아지면 불만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아파트는 1만2천 가구가 공급되는 미니신도시급으로 남판교 대장동 개발 사업의 두 배가 넘는 규모입니다. 많은 무주택자들이 이 아파트의 청약을 노리고 있었기 때문에 특공과 추첨 물량이 사라질 경우 여러 잡음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코로나 재확산 기세에 유럽 주요 도시에서 연말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고 있습니다. 독일 뮌헨에서는 대표 연말 행사인 크리스마스 시장 행사가 없던 일로 됐습니다. 독일에서 사상 처음으로 신규 코로나 환자가 6만명을 넘어섰기 때문인데요. 오스트리아도 코로나 환자가 크게 늘면서 방역 조치가 강화돼 빈에서 열릴 예정이던 소프라노 조수미씨의 공연이 취소됐습니다. 이외 아일랜드와 체코도 다시 봉쇄 조치를 가하기로 했습니다.

🛢지난주 리터당 1800원을 돌파하며 치솟던 휘발유 가격이 급감했습니다. 정부가 유류세를 20% 인하한 영향인데요. 감면 일주일 만인 18일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1699원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유류세 인하 효과는 지역별로 달라 아직 체감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들이 나오는데요. 주유소들은 정유사에서 기름을 구매해 파는데, 정유 공장에서 주유소까지 기름이 옮겨지는 데 2주 정도 걸립니다. 이 기간 재고 물량을 주유소들이 굳이 싸게 팔 이유는 없죠. 다만 정유사 직영이나 알뜰 주유소는 재고와 상관 없이 정부 권고에 따라 가격을 바로 내리기 때문에 휘발유 가격 인하에 영향을 미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