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이 꼭 물가를 잡아야 하는 이유

미국 대통령이 꼭 물가를 잡아야 하는 이유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새 연준의장&중간선거 앞둔 바이든의 2022년: 내년 2월 미국의 중앙은행 연준 의장이 임기를 마치게 됩니다. 제롬 파월 현 의장이 연임하게 될 수도 있고 다른 인사로 교체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내년 11월에는 미국의 중간선거가 있습니다.

이 두가지 이벤트는 서로 관계의 끈이 연결돼 있습니다. 요약하면 미국의 중간선거에서 바이든의 민주당이 이기려면 물가를 잡아야 하고 그러려면 연준 의장이 금리 인상에 적극적인 매파 인사인 것이 유리한 상황입니다. 바이든의 고민은 파월 의장이나 교체 후보로 떠오르는 레이얼 브레이너드 모두 비둘기파에 가깝다는 데 있습니다. 아무튼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주까지 차기 의장을 지명해야 합니다.

바이든의 지지율이 위험하다: 현재 바이든의 지지율은 하락세입니다. 이대로라면 내년 11월 중간선거 결과도 부정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2주 전 있었던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가 이겼는데, 버지니아는 원래 민주당 텃밭입니다. 지난 대선 때도 바이든이 트럼프를 10% 넘게 따돌리며 가뿐히 이겼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정치 경험이 없는 칼라일 그룹 CEO 출신의 억만장자 글렌 영킨이 공화당 간판을 걸고 승리했습니다. 버지니아에서 공화당 주지사가 나온 것은 12년 만의 일입니다. 바이든의 국정 지지율도 취임 직후 55.5%에서 최근 41%로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내년 선거에서 하원 우위 내줄 전망: 미국의 의회선거는 2년마다 열려 임기가 4년인 대통령 선거와 엇갈립니다. 하원의 임기는 2년이라 별 상관 없지만, 상원의 임기는 6년이라 2년마다 3분의 1씩 물갈이를 합니다. 현재 50대 50인 상원(주마다 2명의 상원의원이 있습니다)에서는 민주당이 다소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하원의원 선거에서는 민주당 지지율이 낮아서 공화당이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최대 원인은 물가: 바이든 정권의 지지율 하락은 물가 때문입니다. 요즘 인플레이션이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주유소 기름값부터 식품, 생필품 등 생활 필수재의 가격 상승이 바이든에 대한 미국인들의 부정적 인식을 만들어 내는 배경이 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아프간 철군, 델타 변이 장기화 등도 점수를 깎아먹고 있습니다.

유가 잡으려 중국에 도움 요청한 바이든: 오르는 물가를 잡기 위해 바이든은 최근 중국 시진핑 주석과의 화상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비축유를 풀어 국제유가를 잡아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바이든은 지난 16일 1조 달러 인프라 투자 법안을 의회를 설득해 통과시켰는데, 인프라 투자로 물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있는 점은 부담입니다.

천연가스로 골치 아픈 유럽
오늘의 이슈

또 오른 유럽 천연가스 가격: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이 또 올랐습니다. 독일이 러시아와 독일을 직접 연결하는 해저 가스관 노르트스트림2의 승인을 또 미뤘기 때문입니다.

독일이 러시아 가스관 승인을 미루는 이유?: 독일이 러시아로부터 오는 가스관 승인을 미루는 이유는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무기화하는 것에 대한 반발 때문입니다. 러시아 가스 없어도 버틸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제스쳐로 풀이됩니다만, 실제로는 독일뿐 아니라 유럽 전체가 러시아의 가스 공급에 의존 중입니다. 유럽의 발전 원료 가운데 4분의 1이 천연가스입니다.

또 다른 가스관도 잠길 우려가 있다: 겨울을 앞두고 승인이 미뤄지면서 이번 겨울엔 이 가스관이 가동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로 천연가스 가격이 하루만에 20%가량 올랐습니다. 유럽에서는 이 가스관 외에도 폴란드를 거쳐 오는 가스관도 있는데 러시아-벨라루스-폴란드로 이어지는 이 가스관에 대해 벨라루스가 밸브를 잠그겠다는 위협을 하면서 논란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벨라루스는 작년 대선에서 승리한 현직 대통령이 부정선거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시위를 강경 진압하는 벨라루스 대통령에 대해 유럽 국가들이 경제 제재를 가하면서 유럽과 벨라루스의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유럽에서는 러시아가 벨라루스와 한 편이 돼서 유럽에 가스 공급을 줄이는 위협을 하는 중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최근 자동차 구매를 미루겠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반도체 공급난 탓에 ‘마이너스 옵션’으로 출고되는 차량들이 많아졌기 때문인데요. 아우디는 무선 충전 기능과 성에 제거를 위한 유리 열선 기능을, 메르세데스-벤츠의 경우 핸즈프리 엑세스(트렁크 자동으로 열게 하는 기능)를 제외해 일부 차종을 출고하고 있습니다. BMW는 일부 차량에서 가운데 디스플레이에 ‘터치스크린’을 빼기로 했다는데요. 생산량 부족에 각종 프로모션이 줄어든 것도 구매를 미루는 한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 올해 서울에선 빌라가 아파트보다 더 많이 사고팔렸습니다. 올해 9월까지 서울의 주택 매매 중 빌라 비중은 49.5%로 아파트(41.1%)를 넘어섰습니다. 작년만 해도 아파트 거래량은 빌라의 2~3배에 육박했는데 역전된 겁니다. 규제 장벽이 높아진 아파트와 달리 구매가 쉬운 빌라에 수요가 몰렸기 때문인데요. 무주택자는 9억원 이하 빌라를 매수하면 별도의 전세자금 대출을 이용할 수 있고, 빌라는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가 적어 ‘갭투자’가 쉽습니다. 재개발 가능성 탓에 수요가 더 늘기도 했는데요. 서울시는 최근 빌라 밀집지역인 2종 일반주거지역의 규제 완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