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세제 개편안, 시장엔 혼란인 이유

부동산 세제 개편안, 시장엔 혼란인 이유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국회, 부동산 세제 개편 논의: 국회가 부동산 관련 세제를 바꾸고 있는데요. 항목 항목이 시장에 상당한 혼란을 주고 있습니다. 이해하시기 쉽도록 하나씩 정리해 보겠습니다.

1️⃣ 1가구 1주택자가 집을 팔 때 비과세 금액을 9억에서 12억으로 상향

국회에서 1가구 1주택자가 집을 팔 때 내야 하는 세금을 조금 덜 내는 쪽으로 손보기로 했습니다. 지금은 1가구 1주택이라도 매각 가격이 9억원이 넘으면 그 차액의 일정금액을 세금으로 부과하는데 이 기준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높이는 게 요지입니다.

이 개편안의 목적 : 1주택자 양도 부담 완화

1가구 1주택자의 양도차익에 세금을 부과하면 1가구 1주택자는 현금을 넉넉히 보유하지 않으면 이사를 가기 어렵게 됩니다. 15억원짜리 집을 팔고 1억원을 보태서 16억원짜리 집으로 이사를 가려고 할 때 15억원짜리 집을 파는 순간 수억원의 양도세를 내야 하면 16억원짜리 집으로 이사를 할 때 ‘1억원+수억원의 양도세’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1가구 1주택자는 양도소득세를 비과세하거나 낮게 부과합니다.

이 개편안의 문제점 : 개편한다고 말만 하고 실행이 안 되어, 매물만 줄어든다

지난 8월에 발의된 이 법은 국회에서 진도가 나가지 않다가 최근 다시 입법 절차를 시작했습니다. 여야가 이렇게 바꾸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는 상태인데 아직 입법이 안되면서 집값이 9억원 이상 되는 집의 집주인들은 집을 팔기 어렵게 됐습니다. 12억원으로 기준이 바뀐 후에 집을 팔면 수천만원의 양도세를 절약할 수 있기 때문에 얼른 법이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입법이 늦어지면서 시장의 매물만 줄어들고 있습니다.

2️⃣ 양도차익이 큰 경우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양도세 비과세 금액을 12억원으로 올리는 것은 양도세를 줄여주는 쪽의 변화이지만 함께 논의되고 있는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안은 1가구 1주택의 양도세를 더 높이는 쪽입니다. 10년 동안 보유하면서 10년간 거주도 한 경우는 양도차익의 80%를 공제해주고 있는데 양도차익이 큰 경우는 이 공제를 80%가 아니라 50%만 적용하는 것으로 바꾸려고 하는 중입니다. 이렇게 되면 집을 파는 사람들에게서 양도세를 좀 더 걷을 수 있습니다.

이 개편안의 문제점 : 사람들이 집을 팔지 않는다

하지만 오히려 집을 팔지 않는 쪽으로 선택하게 될 가능성도 커집니다. 앞서 설명드린 대로 1가구 1주택의 양도세를 부담스러울 수준으로 부과할 경우 이사 또는 주택의 교체가 어려워지고 그 결과로 매물이 줄어드는 문제가 생깁니다. 고령화가 진행되면 서울 집을 팔고 외곽으로 이사를 가는 경우가 지방 집을 팔고 서울로 이사오는 수요보다 더 많을 것이므로 이 규제는 서울 집의 매물화를 막는 요인이 됩니다. 이런 부작용이 드러날 경우 이 규제가 완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걸 기다리는 경우가 생깁니다.

3️⃣ 다주택자가 집을 팔 때 1주택자가 되는 시점 변경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고 1주택자가 되면 지금까지는 그 1주택은 최초 매입시점부터 보유한 것으로 간주하지만 앞으로는 1주택이 된 시점에 매입한 것으로 간주하고 보유기간을 계산하는 쪽으로 바뀝니다. 다주택이 되는 것을 규제하기 위한 방안인데 이 역시 시간이 지날수록 부작용이 커집니다. 이 방안을 포함해서 다주택자를 압박하는 모든 규제들은 다주택자가 다주택자 되기를 포기하도록 만듭니다.

이 개편안의 문제점 : 전세값은 계속 오른다

그렇게 되면 다주택자가 줄어들고 다주택자가 줄어들면 그들이 내놓는 임대용 매물도 점점 줄어듭니다.

처음에는 다주택자들이 이미 보유한 주택이 있어서 (그 집들이 갑자기 사라지지는 않기 때문에) 다주택자들이 그걸 매물로 내놓을 뿐 전체적인 주택숫자가 줄어들지는 않지만 집들이 낡아 멸실이 되고 새로 집을 지어야 하는 상황이 오면 1주택자들이 한 채 더 사서 임대를 놓는 주택은 다주택자 부담 때문에 새로 생기기 어렵고 결국 점점 더 세입자용 주택이 줄어들면서 임차료가 오르게 됩니다.

국회에서도 혼란, 언제 통과될지는 난망: 안 그래도 혼란스러운 세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지만 합의가 쉽지는 않아보입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양도세 비과세 기준을 12억원으로 상향하는 데는 공감하고 있지만 장기보유특별공제 차등화에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고, 민주당 내에서도 비과세 기준을 12억원으로 올리는 것에 반대하는 의원들과 그 안에는 찬성하지만 장특공제 차등화에는 반대하는 의원들이 있어서 의견 조율이 쉽지 않습니다.

코스닥이 코스피 거래를 제쳤다
오늘의 이슈

코스피 거래대금 추월한 코스닥: 코스닥 시장의 거래대금이 코스피 시장의 거래대금보다 더 많아졌습니다. 연초만 해도 코스닥 거래대금은 코스피의 절반가량이었지만 이제는 코스닥 거래대금이 코스피를 추월했습니다.

대형주의 주가 부진: 그렇게 된 이유는 코스닥 거래대금이 늘어서가 아니라 삼성전자 등 대형주의 주가 부진으로 코스피 거래대금이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올해 1월 일평균 24조원이 거래되던 코스피 시장은 최근 11조원 수준으로 거래대금이 줄었습니다. 반면 코스닥 시장은 14조원이던 거래대금이 11조원으로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습니다.

커피값도 오를 전망입니다
오늘의 이슈

비싸진 커피 원두, 왜?: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아라비카 커피 원두 선물은 1년 전 1달러에서 최근 2.2달러로 2배 넘게 올랐습니다.

커피대국들, 줄줄이 생산 차질: 커피 원두를 많이 생산하는 브라질이 가뭄과 냉해로 생산이 줄었고, 이렇게 피해를 입은 커피 나무는 다시 길러서 수확할 때까지 3년 이상 걸립니다. 커피 원두 가격 상승이 최소한 수년간 이어질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커피 생산 2위 국가인 베트남은 코로나로 인한 물류 마비로 생산과 판매가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커피 원두는 1년 전에 가격을 미리 결정해서 들어오기 때문에 내년부터 가격을 새로 계약한 물량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커피 원두 가격의 상승이 수입 가격에 반영될 것으로 보입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지난 금요일에 디즈니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 플러스’가 한국에 상륙했습니다. 이런 서비스를 OTT라고 부르는데요. 해외에서 온 넷플릭스와 디즈니 플러스는 물론 국내의 왓챠, 티빙 등 OTT 선택지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현재 1위인 넷플릭스가 시청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강점으로 내세운다면, 디즈니 플러스는 캐릭터가 가장 두드러집니다. 아이언맨(마블), 엘사(디즈니) 등 익숙한 캐릭터들이 눈길을 잡습니다. 각종 커뮤니티에서도 “평소 좋아하던 캐릭터 때문에 본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우리가 기존에 애용하던 공중파 방송이 점점 설자리를 잃어간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 폰파라치가 사라집니다. 폰파라치란 통신사들이 모객을 위해 불법 보조금을 뿌리는 걸 신고해서 포상금을 받는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폰파라치는 2014년 통신사 무관 휴대폰 구입 가격을 사실상 똑같이 만드는 ‘단통법’ 시행과 함께 생겨났습니다. 당초 시민들을 통해 통신사의 불법 보조금을 적발해 내자는 취지였지만, 전문 ‘꾼’들이 늘어나면서 부작용이 커지자 관련 포상금 제도를 없애기로 한 것입니다. 폰파라치가 없어지자, 업계에서는 연말 불법 보조금이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좋게 말하면 ‘공짜폰’을 살 기회가 다시 생겨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