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사태로 본 환경규제의 역설

요소수 사태로 본 환경규제의 역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새로운 사실: 요소수 구매 대란은 아직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고 상황은 더 나빠지고 있습니다. 몇가지 뉴스가 있었는데 정부가 호주에서 요소수 2만리터를 군 수송기를 동원해서 실어오기로 했습니다. 2만리터는 요소수 대란 이전으로 치면 약 2천만원어치입니다. 2천만원어치 요소수를 사오려고 더 많은 연료를 소모하는 수송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인 거죠. 이는 요소수 사태를 해결할 방법이 거의 없다(그 정도뿐인 양을 더 많은 비용을 들여서라도 가져와야 할만큼 다른 대안이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中 친환경 드라이브가 낳은 요소수 대란: 요소수가 부족해진 이유는 중국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발전소 가동을 멈추고 석탄을 적게 수입하면서 요소수를 만들 석탄이 부족해졌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요소수의 원료인 암모니아는 석탄으로 만듭니다. 석탄을 뜨거운 열로 볶을 때 나오는 가스를 수증기와 결합시키면 수소가 발생되는데 이 수소와 공기중의 질소를 결합시키면 암모니아가 만들어집니다.) 중국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그만큼 줄였지만 우리나라는 요소수를 구하기 위해 전세계에서 비행기로 실어오고 요소수 만드는 공장을 다시 짓고 있습니다. 중국이 감축한 온실가스보다 우리나라가 그 과정에서 더 내뿜게 되는 온실가스가 더 많습니다.

대안 없이 규제만 앞섰다: 이런 아이러니는 필수품(요소수)의 대체재를 만들지 못한 상태에서 온실가스 규제가 앞섰기 때문에 생깁니다. 소비를 줄일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온실가스 규제를 하면 결과적으로 더 많은 온실가스가 나옵니다. 중국에서 만드는 요소수를 전세계에서 각자 생산하려면 더 많은 공장을 만들고 더 비효율적인 요소수 생산을 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차라리 중국이 만드는 것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가 배출됩니다.

요소수 잡으려다 온실가스 배출은 더 늘어: 우리나라 화물차들 중 약 50만대 정도는 요소수를 거의 매일 넣어야 운행이 가능한데 요소수를 넣지 않아도 운행을 할 수 있게 기술적으로 조작하는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런 일을 ‘정관수술’이라는 은어로 부릅니다. 이런 정관수술을 마치면 요소수는 필요없어지지만 오염물질과 온실가스가 더 많이 배출됩니다. 차라리 중국에서 온실가스를 더 배출하고 요수수를 더 생산해 한국의 화물차에 요소수를 넣어주는 것이 지구 전체로 보면 온실가스 배출을 훨씬 줄이는 일입니다.

친환경엔 반드시 고통이 따른다: 결국 근본적으로는 소비(경유차 운행)를 줄이는 것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소비를 줄이지 않는다면, 어딘가에서 줄이더라도 다른 어딘가에서는 늘어나게 돼 있습니다. 어느 나라에서 언제까지 어느 정도의 온실가스를 줄이자는 감축 목표 숫자보다 우리가 우리 생활에서 어떤 소비를 줄일 수 있을지를 꼽아보는 게 더 필요할 겁니다. 그렇게 생각하다보면 1️⃣줄일 만한 게 의외로 별로 없다는 점(줄이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고통이 있을 것이라는 점) 2️⃣소비를 줄이게 되면 경제가 둔화되고 일자리가 줄어드는데 그걸 감수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 도달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계속 이어지면 결국은 소비를 줄이고 경기를 냉각시키는 부담과 고통을 감수하게 됩니다.

마그네슘은 환경? 환경?: 중국의 에너지 절약 여파로 생산이 중단되기 시작한 건 암모니아 뿐만이 아닙니다. 마그네슘도 부족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마그네슘은 전세계 생산량의 87%를 중국에서 만드는데 주로 알루미늄 합금의 원료로 쓰입니다. 자동차 한 대에 평균적으로 15킬로그램의 마그네슘이 사용됩니다. 마그네슘은 원석을 제련하는 데 전기를 많이 소모하기 때문에 전력 사용을 줄여야 하는 중국은 마그네슘 생산을 줄일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러니인 것은 마그네슘을 사용한 알루미늄 합금을 자동차에 사용하는 이유는 자동차를 가볍게 만들어서 연비를 향상시키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인데 마그네슘이 포함된 재료는 철로 만든 재료에 비해 제조 과정에서 필요한 에너지와 환경오염물질 배출량이 5배나 더 많습니다. 마그네슘 가격은 중국의 생산감축으로 1년 전보다 230%가량 올랐습니다. 실리콘과 알루미늄도 비슷한 이유로 가격이 오르거나 공급 부족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전기요금 상한제가 있어서 제조업 공장들이 전기요금 때문에 공장을 못돌리는 일은 거의 발생하지 않았는데 에너지를 많이 쓰는 공장들은 전기료를 인상할 수 있게 규정을 바꿨고 전기요금이 50% 이상 올라가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결국 이런 생산원가 상승은 제품 가격을 올리게 될 것이고 가격이 오른 제품은 소비를 줄일 수 밖에 없게 될 것입니다. 요소수가 없으면 물품의 배송을 줄여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판매와 소비를 줄여야 합니다. 친환경 정책은 성공적으로 적용되고 구현되면 궁극적으로 경기 침체와 연결됩니다.

친환경에도 공짜 점심은 없다: 우리가 줄곧 환경을 희생시켜온 대가로 지금까지 진행해온 세계화가 사실은 전세계의 양극화를 감소시키고 절대빈곤을 줄인 원동력이었으며, 그 덕분에 소비도 늘고 경제 발전이 역동적으로 나타났던 것입니다. 온실가스는 이 과정의 대표적 산물인 셈이죠. 이제 그 흐름을 거꾸로 돌리자면 일부 상위권 근로자는 좋은 공기란 혜택을 누리겠지만, 하위권 근로자는 일자리 상실이란 고통을 받아야 합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격차가 친환경 정책으로 인해 더 벌어질 수도 있는 겁니다. 깨끗한 환경을 얻으려면 그만큼 우리가 누리고자 했던 것들을 기꺼이 내어줄 각오를 하거나, 그게 아니면 충분히 보완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합니다.

초고가 전세대출 규제한다는데, 집값은?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전세금이 많은 초고가 전세는 전세대출을 해주지 않는 쪽으로 정부가 검토하고 있다는 뉴스입니다. 초고가 전세의 금액 기준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는데 적어도 10억원 이상 어딘가에서 결정될 것 같습니다. 지금 전세대출은 최대 5억원까지 가능한데 예를 들면 전세금액이 20억원인 경우에도 5억원의 전세대출을 해줍니다.

초고가 전세대출 규제, 실효성은?: 전세대출은 전세 세입자의 자금 조달능력을 높여서 결과적으로 전세금을 더 올리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전세대출을 줄이면 전세금 상승폭도 줄어들고 그러다보면 전세를 끼고 집을 구입할 때 필요한 갭이 늘어나서 집값 상승도 억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고가 주택 전세의 경우 대체로 보유현금으로 전세금을 치르는 경우가 많고 전세대출을 받는 비율이 낮아서 대출규제의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초고가 전세 희소성은 올라간다: 집값이 오르는 시기에는 이런 대출 규제가 오히려 집값을 더 올리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전세대출이 어려워지면 세입자는 부족한 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돌리게 되고 결국 전세20억원에 거래될 집들 중 일부는 ‘보증금 15억원에 월세 200만원’에 거래됩니다.

이런 집들이 시장에 매물로 나올 때 ‘전세 20억’ 집은 매수자금 부담이 덜하지만 더 희소하기 때문에 갭투자로 집을 구매하려는 수요자들은 몇 안되는 매우 소수인 ‘전세 20억’짜리 매물에 몰리게 되고 그럴 경우 그 집의 가격이 더 쉽게 올라갑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각국이 위드 코로나 정책을 시작하면서 여행, 레저 기업이 다시 좋은 실적을 내고 있습니다. 글로벌 숙박 공유 업체 에어비앤비는 올해 3분기 작년 대비 280% 증가한 순이익 8억3400만달러를 달성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미 델타항공은 최근 6주간 국제선 예약이 450% 급증했습니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치료제 개발 속도가 빨라진 것도 배경으로 꼽힙니다. 최근 화이자의 코로나 알약 치료제가 입원 및 사망 확률을 90% 가까이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얼마 전 머크가 개발한 경구용 치료제 효과를 능가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 지난달 유엔 세계식량가격지수가 3달 연속 상승하며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입니다. 작년 같은 기간 대비 31%가 넘게 뛰었올랐다는데요. 각종 기상 이변으로 캐나다, 미국 등 주요 곡물 수출국의 수확량이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곡물 자급률이 20%대에 그치는 우리나라의 식량 물가에도 빨간불이 켜졌는데요. 지난달 가공식품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1% 올라 7년여 만에 가장 많이 상승했다고 합니다. 특히 라면 가격이 1년 사이 11%나 올랐다고 하네요.

📈 최대 주주가 소유 주식을 갑자기 한번에 팔아버리면 그 회사 주가는 어떻게 될까요? 아마 높은 확률로 곤두박질치지 않겠습니까. 신규 상장사면 더 타격이 클 것이고요. 때문에 주식 시장엔 의무보호예수라는 제도가 있어 투자자를 보호합니다. 일부 주주가 소유한 주식을 일정 기간 처분 못하도록 막는 것이죠. 올해 상장한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등 종목들의 의무보호예수가 이번달 대거 해제된다네요. 해제 물량은 최근일 종가 기준으로 11조여원 규모에 이른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