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시작된 테이퍼링, 앞으로 주목해야 할 3가지

드디어 시작된 테이퍼링, 앞으로 주목해야 할 3가지
이효석의 주식으로 보는 세상

새로운 사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드디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이달 말부터 시작한다고 3일 밝혔습니다. 작년 3월 코로나 대유행 이후 시작한 연준의 대규모 부양책이 종료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부양책이 주는 것에 대한 일종의 긴축 발작(테이퍼 텐트럼) 발생 우려가 있었지만, 생각보다 미국 시장은 차분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당일 간밤에 있었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내용과 의미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코로나 시대 연준의 5가지 순간들작년 2월 전세계 금융시장은 코로나로 패닉에 빠졌습니다. 연준이 나서줄 거란 기대가 있었지만, FOMC 회의 일정(3월 18일)까지는 너무 긴 시간이 남아 있었죠. 때문에 연준에선 공식 회의 시작도 전에 잇따라 긴급 회의를 열어 유례 없는 파격 부양책을 쏟아냈습니다.

1️⃣ 제로 금리화: 우선 기준금리를 작년 3월 FOMC 회의 전 2차례에 걸쳐 제로 금리로 낮췄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오히려 더 놀라는 반응이었습니다. “얼마나 심각한 상황이면 FOMC 회의 시작도 전에 금리를 낮추냐”였죠.

2️⃣ 회사채 매입: 금리를 낮춰도 시장이 진정세를 보이지 않자, 국채 매입도 조심스레 진행했던 연준은 작년 3월 23일, 회사채도 매입하겠다는 발표를 내놨습니다. 물론 실제 매입 규모가 크지 않았지만, 이런 적극적 부양책을 신속히 발표하면서 투자자들의 심리를 안정시켰습니다.

3️⃣ 날개 돋친 주가: 이 같은 부양 흐름 속에서 주식을 포함한 대부분의 자산 가격이 크게 올랐습니다. 당시 가장 많이 나왔던 질문이 “경제가 이렇게 안 좋은데 주가가 올라도 되는 것이냐?”였죠.

4️⃣ 디플레 파이터로 변한 연준: 이땐 인플레이션 걱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경제 전망 자체는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이죠. 오히려 다시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훨씬 컸습니다. 때문에 시장에선 연준이 “더 이상 인플레 파이터가 아니다. 이젠 디플레 파이터가 됐다”는 평까지 나왔습니다.

5️⃣ 이젠 인플레 소방수로 돌아올 시간: 1년이 지난 현재는 모두가 인플레를 걱정하는 상황으로 뒤바뀌었습니다. 백신의 성과를 차치하고서라도 연준의 경기 부양이 큰 역할을 했죠. 그렇게 쏟아냈던 부양책이 이번 테이퍼링 시작을 통해 멈추게 된 것입니다.

시작된 테이퍼링, 3가지 관전 포인트: 연준은 현재까지 매달 1200억 달러(국채 800억 달러+주택저당증권(MBS) 400억 달러, 약 140조원)씩을 매입하며 유동성을 공급해왔습니다. 채권으로 보유한 연준의 자산은 코로나 사태 전 4.2조 달러였는데, 지금은 8.5조 달러까지 증가했습니다.

테이퍼링은 연준이 매입하는 채권 규모를 서서히 줄여간다는 의미입니다. 연준은 이번 FOMC 회의에서 국채 100억 달러, MBS 50억 달러씩 매입 규모를 줄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계획대로면 내년 6월쯤 연준 자산 상승은 9.0조 달러 수준에서 멈추게 될 겁니다. 다만 연준은 경제 사정에 따른 속도 조절 가능성을 언급하긴 했습니다. 지금부터는 아래 3가지 포인트를 주목하셔야 합니다.

1️⃣ 채권 시장: 우선 연준이 채권을 덜 사들였을 때, 채권 시장이 혼란에 빠지느냐 여부를 보셔야 합니다. 통상 남는 채권이 많아지면, 채권의 가격이 하락하고 금리 상승(채권과 금리는 반대 방향으로 작용합니다)이 발생한다는 기본적 우려가 생깁니다.

그런데 돈을 빌리는 쪽이 돈을 덜 빌리는 상황을 가정해볼 수도 있죠. 블룸버그 한 기사에서는 이를 미국 재무부 측면에서의 테이퍼링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미국 정부가 코로나도 진정되고 세금도 많이 걷혀서 내년엔 채권을 많이 발행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죠. 이 테이퍼링도 역시 채권 발행 자체가 감소한다는 의미에서 유동성 축소를 의미합니다. 연준의 테이퍼링도 중요하지만 미국 정부의 향후 가계부도 중요해진 셈이죠.

2️⃣ 금리 인상 가능성: 사실 이번 테이퍼링 시작을 예측하지 못한 사람은 없었을 겁니다. 더 큰 관심사는 연준이 언제 금리를 올릴 것이냐였죠. 시장에선 내년 6월을 내다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테이퍼링이 금리 인상을 암시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테이퍼링이 계획대로면 내년 6월 종료되는 상황이라고 했으니, 이때 금리 인상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습니다. 실제 시카고거래소그룹이 국채 가격 지표를 기준으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역산한 결과, 내년 6월에도 금리가 오르지 않았을 확률은 42%에 달했습니다. 이게 테이퍼링 시작에도 미국 주식이 오히려 크게 상승한 이유일 수 있습니다.

3️⃣ 향후 경제 상황: 이제 경제가 혼자서 잘 돌아갈 정도로 안정됐다면, 연준의 테이퍼링 시작에도 문제가 없을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의 노동 시장이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 지켜봐야겠죠. 코로나도 시장을 뒤흔든 역사적 사건이었지만, 대대적으로 쏟아진 연준의 코로나 경기 부양사(史) 그에 못지 않게 기억될 것입니다. 테이퍼링 시작으로 이제 중대한 전환점에 와 있는 상태이겠고요.

업라이즈 애널리스트이며, 유튜브 이효석아카데미를 운영합니다.

녹아내리는 현금의 가치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최근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는 물가 상승세를 ‘왝플레이션(whackflation)’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과 설명입니다. 한번 읽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요점은 지금 나타나는 인플레이션은 경기가 좋아서 생기는 인플레도 아니고 그렇다고 경기가 나쁜데 물가는 올라가는 스태그플레이션도 아니어서 새로운 정의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경기가 나쁘지는 않으나 그렇다고 좋아서 올라가는 인플레가 아닌 공급망 마비에서 나타나는 인플레이션이라는 뜻입니다.

코로나19에 의한 극단적인 물가 하락에 이은 (그 바람에 공급망에 문제가 생기고 그에 따라 약간의 수요 회복에도 물가가 크게 오르는) 극단적인 물가 상승이라는 뜻으로 웩플레이션이라는 용어를 설명합니다.

국내 기업으로 번진 NFT 열풍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카카오게임즈가 NTF 거래소 사업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게임회사 위메이드도 게임에서 사용되는 코인과 NFT를 거래하는 통합거래소를 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투자수요를 기반으로 수조원대의 거래수수료 수입을 챙기자 거래소 사업의 수익성을 겨냥한 다양한 시도들이 나타나고 있는 중입니다. 디지털 상품들은 모두 NFT를 붙이고 거래를 할 수 있는데 이미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본질 가치와 무관하게 가격 차이를 노린 투기적 거래들이 나타나고 있어서 다른 디지털 자산들도 얼마든지 거래가 가능하다는 개념입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주거용 오피스텔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광풍이 불고 있다는 뉴스입니다. 투자가치가 있어서가 아니라 청약에 아무런 조건이 없고 추첨으로 선정하니 운이 좋으면 당첨되는데 당첨되는 순간 프리미엄이 붙어서 거래되기 때문에 ‘약간 번거로운 로또’라고 생각하고 누구나 청약신청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조선업은 한국이 전 세계 선박 수주량의 40%를 넘게 기록하며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대표 제조업이죠. 최근 물류 대란 사태 등으로 선박 발주는 더욱 증가하고 있는데요. 정작 조선업 일자리 인기는 떨어져 일손이 모자란 상태라고 합니다. 실제 조선업 근로자는 2017년 11만명 정도에서 올해 9만명대로 내려앉았습니다. 지난 9월 조선업 협력사 43곳이 참여한 채용 박람회에선 참여 인원이 미달되기도 했습니다. 애초 날씨에 따라 작업을 몰아서 하는 등 근로 여건이 좋지 않은 데다, 상대적으로 수입이 많은 건설 분야로 이직한 이들이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합니다.

🪙  세계 최대 투자은행인 JP모건이 비트코인의 장기 목표가를 14만6천 달러로 올려잡았습니다. 현재 시세인 6만 달러선보다 2배 넘게 올라야할 가격입니다. 비트코인의 예상 가치가 크게 상승한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인플레이션 때문에 비트코인이 헤지 수단으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다만 보수적인 기관투자자들의 실제 투자가 이뤄지려면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떨어져야 하는데, 현재 비트코인의 변동성은 금보다 약 4~5배 높은 상황입니다.

🏦 카카오페이가 상장 첫날 시가총액 25조원을 넘겼습니다. 먼저 상장한 카카오뱅크(28조원)까지 합산하면 두 카카오 핀테크 금융사의 시총은 53조원입니다. 이로써 기존 1, 2위를 다투던 KB금융(23조원)과 신한지주(19.5조원)를 합쳐도 두 금융사를 넘지 못하게 됐는데요. 이들 기업은 잘 구축된 기존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간편성과 코스피200 특례편입 등 미래 성장성이 향후 호재로 꼽히지만, 간편결제 수수료 등 각종 규제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평도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