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대란이 부를 미국 주식시장 개편

공급망 대란이 부를 미국 주식시장 개편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새로운 사실: 요즘 세계 경제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공급망 문제입니다. 시간이 해결해줄 것으로 믿었던 초기와는 달리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현재는 지배적이며 이제는 뭔가 대책을 만들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상황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기업들이 개별적으로 풀어나가고 있기도 하지만, 국제정치의 변수가 되기도 합니다. 망가진 공급망을 그대로 방치하면 기업들이 알아서 공급망을 수선해가는 과정에서 원치 않는 결과가 생기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중국에서 주문 그만하고 싶은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이 상황을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공급망을 재편하고 그 과정에서 중국을 견제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최근 유럽산 철강의 관세를 낮추기로 결정한 것이 그런 사례입니다. 한국도 미국의 계획에 협조할 경우 한국산 철강도 미국 수출량을 늘리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 과정에서 중국과의 마찰이 한국의 고민일 뿐입니다.

비용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미국 기업들의 고민은 비용 최소화를 위해 신흥국으로 생산을 외주화한 결정이 오히려 조달 비용과 공급의 안정성을 위협하게 됐다는 데 있습니다. 미국 기업들은 미국 내 공급라인을 되살리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조달처도 공급망이 살아있는 미국으로 돌리면서 미국에서는 설비투자가 살아나고 있습니다. 미국의 주택 건설업체 풀티그룹은 주택용 창문·페인트 등의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미국 전역에 자체 생산공장 8개를 지어서 자재를 직접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이런 일은 자주 눈에 띌 것입니다.

이런 현상들은 결과적으로 미국의 설비투자를 크게 늘릴 가능성이 있고 그로 인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과거보다 더 좋아질 가능성이 크며 달러 강세와 미국으로의 자본 집중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실적도 들쭉날쭉해진다: 그러나 이런 변화는 미국 주식시장에는 또 다른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미국 기업들이 그동안 자국 내 직접 설비투자가 아닌 해외 제휴기업들을 통한 아웃소싱을 택하면서 투자의 절대 규모도 줄었지만 기업 실적의 변동성도 줄었습니다. 대규모 공장 설비를 지을 일이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추가로 부품이나 자재를 조달하려면 공장을 지을 필요없이 그냥 제3국의 어떤 기업에 전화를 하면 되는 일이므로 회사에 돈이 남고 그 돈은 연구개발이나 무형자산 투자나,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으로 쓰였습니다.

미국의 우월한 주주환원정책 어렵게 하는 요인: 이런 사이클이 뒤집어지기 시작하면 설비투자는 늘어나지만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나 투자금의 변동폭은 더 커질 것이고 배당이나 연구개발 여력은 상대적으로 줄어들 것입니다. 자사주 매입도 어려워질 것이고 주가의 변동성은 더 커지는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겠습니다.

암호화폐 과세 미뤄질까?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내년부터 시작할 계획이던 가상자산(암호화폐)의 투자차익에 대한 과세를 더 미루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표심에 영향을 줄 과세를 미루자는 생각이지만 실무적으로는 해외에서 매수한 코인을 국내로 들여와 매각할 때의 양도차익을 계산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문제로 제기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매수한 코인의 경우 매수한 가격을 우리나라 과세당국에 입증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완강한 정부 입장: 정부는 해외 거래소에서 매수한 코인도 거래 내역을 쉽게 출력할 수 있으며 직접 채굴한 코인은 전기요금 납부 내역 등으로 입증할 경우 채굴한 코인임을 인정해주겠다며 과세를 강행한다는 계획입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메타버스 펀드와 메타버스ETF 등 메타버스를 키워드로 삼은 금융상품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실제로 그 펀드나 ETF가 편입한 종목들은 천차만별입니다. 메타버스의 개념과 범위가 투자자들마다 제각각이라는 뜻입니다. 메타버스는 가상공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어서 인터넷, 소프트웨어, 그래픽, 게임 등 거의 모든 영역이 이 범주에 속할 수 있습니다.

🏭 기업들이 낮은 인건비를 좇아 국내외 다른 업체에 생산을 위탁하는 아웃소싱이나 오프쇼어링은 자연스러운 경제 현상으로 받아들여졌죠. 그런데 최근엔 이 현상이 뒤집어지고 있다는 월스트리트저널의 분석 기사가 나왔습니다. 전 세계 공급 대란으로 물류 비용이 오르면서인데요 기업들이 자국 생산 비중을 늘리고 현지 인력을 직고용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는데요. 실제 미 델타항공은 청소 용역 업체가 인력을 제때 확보하지 못 하자 인력 수천 명을 직접 고용했고, 이탈리아 패션업체 베네통은 캄보디아, 중국 등에서의 생산 비중을 절반으로 줄이고 세르비아 등 이웃 국가에서의 생산 비중을 늘린다고 합니다.

🏘 위드 코로나 정책이 시행되면서 국내 상점들의 영업 제한이 해제됐죠. 그러나 뜻밖의 구인난에 시달리는 가게들이 많다는 소식입니다. 구인·구직 플랫폼 알바천국에 따르면 올해 1~8월 아르바이트 구인 공고 수는 작년 대비 44.2%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알바 지원 건수는 10% 가까이 감소했다고 합니다. 코로나 사태로 온라인 커머스가 발달하며 근무 할당량이 급증한데다, 직접 지원금 제도도 많아져 알바보다 취업 준비에 몰두하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알바 주 대상층인 청년 인구도 2008년 14.6%에서 올해는 13.1%로 감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