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추락한 미국, 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의 재현?

성장률 추락한 미국, 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의 재현?
이효석의 주식으로 보는 세상

새로운 사실: 미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발표됐습니다. 연율 기준 2% 성장했는데요. 2분기 경제성장률(6.7%)에 비하면 수치가 크게 떨어진 겁니다. 경기 전망은 좋지 않은데, 물가는 크게 뛰고 있습니다. 9월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기보다 4.4%나 올랐습니다. 물가는 급상승하고, 경제는 안 좋았던 1970년대의 스태그플레이션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과 비슷한 1970년대: 1970년대가 시작할 때만 해도 미국 경제는 상당히 좋았습니다. 1950년부터 20년간 다우지수가 260%나 상승하는 장기 호황을 경험했죠. 유가는 저렴했고, 그 덕에 전반적인 물가상승률도 꽤 낮은 편이었습니다. 금리도 낮았고요.

현재 상황과 겹치는 부분이 많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가는 계속 올라왔죠. 코로나19  확산 이후로는 물가상승률도 낮게 유지됐고요. 또 한 가지 비슷한 점이 있는데, 니프티피프티로 불렸던 현상입니다. 50개의 매력적인(nifty) 주식이라는 의미의 니프티피프티는 당시 기관투자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는 의미로 ‘기관투자자들의 애인’이라는 별명을 가졌던 종목들입니다. 이들 종목의 주가는 3~5배나 올랐습니다. 이는 최근 미국에서 일부 종목들만 급등한 것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1973년부터 니프티피프티 종목들은 급락하기 시작했습니다. 1973년에서 1974년까지 S&P500 지수는 48% 하락한 반면, 니프티피프티 종목들의 주가는 62% 하락할 정도였습니다. 실제로 74년 저점까지 코카콜라는 -56.8%, GE는 -59%, 맥도날드는 -63%, 디즈니는 -76% 하락했습니다.

1970년대 악몽의 배경은 인플레: 이렇게 주가를 하락시킨 것은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이었습니다. 1973년 4차 중동전쟁이 발발하면서 유가가 배럴당 3달러에서 12달러까지 올랐습니다. 주요 에너지원이자 플라스틱 등의 원재료인 석유의 가격이 4배로 올랐으니, 전반적인 물가가 폭등했습니다. 1974년 미국의 GDP는 0.5% 감소했는데도, 물가는 11%나 올랐습니다.

다만 주목할 포인트는 1~3차 중동전쟁에선 오르지 않은 유가가 4차 중동전쟁 땐 올랐단 점입니다. 이유는 수요에 있었습니다. 19070년대부터 2011년 셰일 혁명 전까지 석유 생산량은 꾸준히 감소했는데요. 이와는 반대로 미국의 원유 수요는 크게 늘어났습니다. 전쟁도 전쟁이지만, 근본적인 수요와 공급만 봐도 물가가 오를 수밖에 없었다는 거죠.

결국 지속적이고 무서운 인플레이션이 일어날지를 보려면, ‘수요’를 봐야 합니다. 수요가 늘어나려면, 결국 소비자들의 소득이 늘어나야 합니다. 물건 값이 올라가도 사는 사람이 없으면 결국 내려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그때처럼 물가가 계속 오르긴 어렵다: 중국집 비유를 통해 1970년 당시와 지금의 차이점을 설명해보겠습니다. 현재 물가가 오르고 있는 것은 맞습니다. 다만 물가가 오른 항목을 보면 원유와 천연가스 같은 품목들입니다. 원유나 천연가스의 가격 상승은 중국집 입장에서는 밀가루나 양파처럼 원재료 값의 상승입니다. 사실 밀가루나 양파의 가격은 짜장면집(기업) 사정이고, 일반 사람들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짜장면 가격(소비자 물가, CPI)이죠. 그리고 이 가격이 계속해서 상승하기 위해서는 임금이 올라야 합니다.

1970년대엔 그게 가능했습니다. 노조 조직률이 30%를 웃돌 정도로 노동쟁의가 활발했죠. 반면 현재 미국의 노조 조직률은 11%가 채 안 됩니다. 게다가 지금은 인간 노동자의 업무가 계속해서 자동화되고 있는 시점입니다. 임금이 지속적으로 오르긴 어려운 상황인 거죠. 1970년대 경제와 지금 경제가 가장 다른 지점입니다. 그때처럼 지나친 물가 상승이 이어지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물론 여기에 대한 반론도 있습니다. 근로소득은 늘지 않았지만, 코로나19 이후 미국 정부는 가계에 직접 지원금을 지급했기 때문에 가계의 소비력은 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전 헤지펀드 매니저이며, 지금은 SK증권에서 주식전략을 담당합니다.

6억원 이하 주택에 몰리는 매수세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이달 들어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3채 중 1채는 6억원 이하의 저가 아파트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전체 거래량의 37%가 6억원 이하였습니다. 보통 6억원 이하 아파트의 거래비중은 20~30%인데 이달 들어 6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가 특히 더 늘어난 것입니다.

내년엔 6억원 이하 아파트에도 DSR 규제: 추정되는 이유는 무주택자들의 패닉 바잉이 더 늘어난 결과일 수도 있고, 저소득 근로자들이 내년부터 강화되는 DSR 규제를 받으면 대출이 줄어들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매수를 앞당긴 탓으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정부는 내년부터 2억원 이상의 대출을 받을 때는 개인별 DSR 규제를 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될 경우 연봉 4000만원 근로자는 대출한도가 4억원에서 3억원으로 줄어듭니다.

지금도 6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구입할 때는 DSR 규제가 적용되지만 앞으로는 6억원 이하 아파트까지 규제가 확대됩니다. 지금도 6억원 이하 아파트의 대출은 어차피 집값의 40%인 2억4000만원까지만 가능하지만 연봉 4000만원 수준의 근로자가 다른 대출이 이미 있을 경우 올해는 가능한 2억4000만원 대출이 내년에는 DSR 규제 탓에 대출이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6억원 이하 주택에 매수세 몰릴 이유: 시장에서는 6억원 이하의 주택에 대한 매수세는 내년에도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 이유는 대출이 줄어들 경우 매수할 수 있는 주택의 범위가 저가형 주택으로 더 좁아질 것이라는 점. 그리고 연 소득 7000만원(신혼부부는 8500만원) 이하 무주택자가 6억원 이하 주택을 구입할 때 빌려주는 보금자리론은 DSR 규제를 받지 않으므로 그런 빈틈을 노리고 6억원 이하 주택을 매수의 대안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이 그 이유입니다.

6억원 이하 주택을 보금자리론으로 구입하면 최대 60%(금액으로는 3억원까지)가 대출이 가능한데요. 저가주택을 노리는 저소득층은 기존 대출이 있을 경우 소득과 남은 DSR 대출한도를 계산할 때 대출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DSR 규제를 받지 않는 6억원 이하 보금자리론 대상 주택이 유일한 선택지가 됩니다.

철강 관세 합의한 미국∙유럽, 한국은?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미국과 유럽 사이의 철강 분쟁이 완화되면서 유럽은 미국으로 수출하는 철강제품에 대해 그동안 부과받던 25% 관세를 면제받게 됐습니다. 이 여파로 미국에서 유럽산 철강과 경쟁해야 하는 우리나라는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지난 2018년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산 철강에 대해서는 무조건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한국산 철강에 대해서는 과거 수출 물량의 70% 이하를 수출하겠다는 약속을 받고 관세를 계속 면제해줬습니다. 그런데 미국과 유럽이 이 규제를 없애고 유럽산 철강에 대해서 관세를 면제해주기로 하면서 수출 물량 제한을 받던 한국산 철강은 가격을 더 낮춰야 유럽산 철강과 경쟁할 수 있게 됐습니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앞으로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해야 하는데 최근 공급망 마비 등으로 철강 제품 수급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자 철강 제품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해 유럽산 철강의 관세 면제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혹시 한국산 철강에도?: 유럽이 미국에 수출하는 철강 제품은 트럼프 정권 이전에 연간 330만톤을 넘었으나 작년에는 172만톤에 그쳤습니다. 이번 관세 면제로 과거 수준의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미국 내 철강수요가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서 한국산 철강 제품도 수출 쿼터를 늘려줄 가능성도 열려있고, 수요가 탄탄하기 때문에 가격을 굳이 낮춰야 할 상황까지는 생기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클라우드 서비스로 실적을 키운 마이크로소프트가 애플을 제치고 미국 시가총액 1위를 차지했습니다. 지난해 7월 이후 약 16개월 만의 일입니다. 코로나19 이후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수요가 늘어나면서 마이크로소프트의 3분기 순이익은 1년 전에 비해 48% 증가했습니다.

🛳 물론 애플의 3분기 실적도 좋았지만, 반도체 부품 수급 문제 탓에 아이폰 생산이 원활하지 않아 애플의 주가는 주춤했습니다. 이 같은 공급망 대란은 미국에서 애플 다음으로 시가총액이 큰 아마존도 덮쳤습니다. 노동력 부족, 임금 상승, 글로벌 공급망 제약, 화물 및 운송 비용 증가 탓에 4분기에는 아마존이 아예 영업이익을 내지 못할 수도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까지도 나옵니다.

⛽️ G20 정상들이 2025년까지 화석연료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없애기로 했습니다. 탄소 배출에 따른 기후변화를 막기 위함입니다. 다만 보조금이 폐지되면,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이 지금보다 더 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