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바뀌는데 K-배터리는 생존할까?

시장은 바뀌는데 K-배터리는 생존할까?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테슬라의 차세대 배터리: 자동차용 배터리는 우리나라 회사들이 주로 만드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와 중국 업체들이 주로 만드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있습니다. NCM 배터리는 똑같은 크기의 배터리라도 전기를 더 많이 저장할 수 있는 장점(에너지 효율)이 있는 반면(그러면 한 번 충전해서 더 멀리 갈 수 있습니다), 가끔 화재가 발생하고 무엇보다 코발트·망간 등의 가격이 비싸서 배터리 가격이 비싸집니다.

차세대 배터리는 LFP?: 문제는 앞으로 자동차용 배터리나 풍력·태양광 발전 전기 저장용 배터리가 더 많이 필요해지면 코발트와 망간의 필요량이 더 늘어나게 되는데 코발트와 망간, 니켈 등의 공급은 그만큼 늘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커서 배터리 가격이 훨씬 비싸지거나 필요한 수요를 맞추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재료의 가격이 저렴한 LFP 배터리(이 배터리는 코발트와 니켈 대신 가격이 저렴한 철을 사용합니다)가 미래의 배터리로는 더 적합할 수 있습니다.

테슬라 덕에 중국은 웃는다: 이런 이유로 그동안 NCM 배터리를 사용해오던 테슬라가 최근 LFP 배터리 적용을 늘리겠다고 밝혔습니다. 테슬라는 이미 중국에서 생산하는 모델3, 모델Y에만 LFP 배터리를 적용해왔는데 이걸 중국 외 지역으로도 확장한다는 뜻입니다. 저렴한 배터리가 구현돼야 전기차가 더 빠르게 보급될 것이라는 계산입니다. 테슬라에 이어 벤츠도 2024년부터 일부 전기차 모델에 LFP 배터리를 사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LFP 배터리는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사인 중국 CATL과 BYD 등이 생산하는데 전체 생산량의 95% 정도가 중국에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갈 길 먼 한국 배터리: 이런 변화는 우리나라 배터리 회사들에게는 큰 고민거리를 던져줍니다. 배터리의 대세가 LFP로 바뀐다면 그간 우리나라 배터리 회사들이 배터리 제조사업을 먼저 시작했다는 이유로 누렸던 다양한 이점을 모두 포기해야 합니다. 미국과 유럽의 자동차 회사들이 배터리를 우리나라 회사들로부터 사서 쓰는 이유는 설비 투자를 먼저하고 제조 공정 노하우를 먼저 익힌 우리나라 회사들이 경제성 있는 배터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LFP 배터리로 바꾸면 그런 선행효과가 사라집니다.

우리나라 업체들도 LFP 배터리를 제조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먼저 시작한 중국의 설비와 제조 노하우와 원가 경쟁력을 어떻게 따라갈지는 우려스러운 부분입니다.

은행 대출 규제로 나타난 기이한 현상들
오늘의 이슈

대출 규제로 나타난 기(奇)현상: 정부의 대출 규제 때문에 요즘 은행에서는 과거엔 없었던 다양한 현상들이 관찰됩니다. 대표적인 것이 신용대출 금리가 주택담보대출 금리보다 더 낮아지는 것입니다. 주택담보대출의 대출 규모를 줄이기 위해서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를 더 빨리 올린 결과물입니다.

1️⃣물론 은행 입장에서는 신용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 모두 떼일 염려가 적은 우량한 대출이라서 둘 사이의 리스크 차이는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각종 담보 조사 비용이나 근저당 설정 비용이 투입되는 주택담보대출보다는 재직증명서만 확인하고 내주는 신용대출이 비용이 적어서 금리를 더 낮출 여지는 컸습니다. 금액이 큰 주택담보대출을 유치하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는 더 낮게 운영했었죠. 그런데 최근에는 주택담보대출을 오히려 줄이고 기피해야 하다보니 금리가 더 오른 것입니다.

2️⃣대출 규모를 줄이는 가운데 저신용자 대출은 그래도 중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고신용자들에게 적용되는 금리가 오히려 저신용자보다 높은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은행 금리가 수요 공급이나 신용 등급과 무관하게 대출 규제 정책의 주파수에 맞춰 움직인 결과입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내게 필요한 서비스만 골라 구매 없이 구독만 하는 소비 형태가 유행이죠. 이른바 ‘구독 경제’가 개인을 넘어 스타트업 업계를 중심으로 기업들에게까지 확산하고 있습니다. 매년 수천만원을 들여 노트북을 일괄 구매하는 것보다 월 구독료 내고 빌려쓰는 게 훨씬 효율적이라는 계산인데요. 물품을 넘어 급여, 인사 관리 등 소프트웨어도 구독 대상이 돼서 한 스타트업은 아예 기업 임원 출신 등 고급 인력까지 기업에 ‘구독’시켜주고 있다네요.

🇨🇳 중국은 줄곧 2060년 이전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혀왔습니다. 세계 최대 탄소 배출국이란 오명을 벗고 국격을 높이려는 일환이죠. 그러나 최근 심각한 전력난에 시달리면서 목표 달성이 어렵게 되자, 중국 정부가 26일 “원전 건설을 유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기존 석탄 발전의 다른 뾰족한 대안이 없자 원전에 더욱 의존하는 건데요.  2025년까지 매년 6~8기의 원전이 추가 건설될 전망이라고도 합니다. 중국 상하이 증시에서 원전 관련주가 급등해 일부 종목은 거래가 일시 중지되기도 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