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대출 다시 시작, 근데 조건이 있다고?

전세 대출 다시 시작, 근데 조건이 있다고?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새로운 사실: 전세 대출을 실수요자들에게는 허용하기로 가닥을 잡았지만 과거엔 없던 규제가 두가지 정도 도입될 예정입니다. 하나는 전세 대출을 반드시 잔금일 이전에 받을 것(전세를 살다가 중간에 전세 대출을 받는 것은 안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같은 집에서 계약 갱신을 해서 추가로 2년을 더 거주할 때는 전세금을 올린 폭만큼만 전세 대출을 해준다는 것입니다.

불필요한 전세 대출 남발 우려: 실수요자들에게 필요한 진짜 전세 보증금용 자금만 대출해주고, 전세 대출이라는 명목으로 돈을 대출 받아 다른 용도로 쓰는 것은 막겠다는 의도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제도를 바꾸면 혹시 대출 받을 일이 있을 때 못 받을 것을 우려한 소비자들이 불필요한 전세 대출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서 이런 정책이 가계 대출을 오히려 늘리지 않을지 우려됩니다. 누구나 급전이라는 게 필요할 때도 있고, 공모주 투자 등 대출을 받아 투자를 하려는 수요가 생길 때도 있는데 그런 대출이 모두 막힐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비상자금 확보용으로라도 전세 대출을 받아놓는 게 필요하고 그렇게 되면 누구나 전세 계약서를 쓰고 나면 전세 대출을 받는 것이 상식이나 관행이 될 우려가 있습니다. (전세 대출의 이자율이 높아질 가능성도 커서 이자 부담이 커질 것입니다)

급할 때 가족 등 주변에서 돈을 빌릴 수 있는 조건이면 미리 대출을 받아놓는 일이 필요 없어서 불필요한 이자 지출이 없습니다. 그러나 주변에서 급한 돈을 빌릴 여력이 없는 경우엔 미래를 대비해 전세 대출을 받아 여유 자금으로 두고 써야 하는 일이 생깁니다. 불필요한 이자 부담을 져야 하는 겁니다. 그래서 대출을 무리하게 규제하고 묶는 것은 항상 저소득층에게 먼저 피해가 갑니다.

못 벌면 전세 대출도 어려워지나: 전세 대출에도 DSR 적용을 하는 문제도 당국이 고민중입니다. 쉽게 말하면 월급이 많은 근로자는 전세 대출을 많이 해주고 적은 근로자는 적게 해준다는 뜻입니다. 전세 대출을 받는 소비자는 무주택자이기 때문에 다른 대출이 많을 가능성이 적고 그래서 전세 대출금의 이자 납입액 정도가 DSR 규제에 걸려 대출을 못받을 가능성은 적습니다. 문제는 그 정도의 규제로는 전세 대출 규모 자체를 줄이기 어려우므로 더 강한 규제를 해야 합니다. 그럴 경우 소득이 낮아 월세로 살기 어려운 근로자들에게 전세 대출도 안해주면 어떻게 살라는 말이냐는 질문에 답을 하기 어려워집니다.

전세금이 많은 경우에는 대출 한도를 전세금의 60% 또는 50% 수준으로 대출 규모를 낮추는 것도 검토할 수 있겠으나 이미 전세 대출의 대출 한도가 5억원으로 묶여 있어서 비싼 전세와 그렇지 않은 전세를 나누기도 어렵습니다.

전세 대출과 집값이 동반 상승하는 고리: 전세 대출은 전세금이 너무 올라 힘들어진 임차인에게는 필요하지만 그것이 전세금을 올리는 문제가 있습니다. 마치 야구장에서 관람을 할 때 자리에서 일어나서 보면 더 잘 보이지만 너도 나도 일어서서 보면 결국 불편해지는 것과 같습니다. 너도 나도 전세 대출을 받으니 전세금이 올라도 쉽게 올려주고 그러면서 전세금이 올라갑니다. 그리고 올라간 전세금은 갭투자를 수월하게 해서 집값을 올리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정부가 전세 대출 규제를 하려는 이유도 거기에 있습니다만, 문제는 중간에 그 규제 대상이 되는 세입자들의 상황이 어떤 저항으로 다가올 지 모른다는 데 있습니다.

전세 대출은 2008년 이명박 정부 때 시작됐습니다. 당시에는 1억원이 한도였는데 2억원까지 늘렸고 2015년에는 5억원까지 늘었습니다. 당시에는 집값이 오르면서 전세값이 오르는 게 아니라 집값이 내리는 상황이어서 너도 나도 다들 전세를 살려고 하는 바람에 전세값이 오르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전세 대출이 전세값을 올리는 역할을 했지만 그게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전세 대출이 당시에 큰 문제로 지적되지 않은 이유도 거기에 있습니다.

시총 8위 비트코인…이제 주식계좌로도 산다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비트코인 ETF가 결국 승인을 받았습니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자산운용사인 프로쉐어와 인베스코가 신청한 비트코인 선물 기반의 ETF 거래를 미국 금융당국이 다음주부터 허용할 예정입니다.

주식계좌만 트면 비트코인 산다: 비트코인은 현재 시가총액 1.1조 달러로 글로벌 자산들 중에 시가총액 8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1위는 약 11.4조 달러인 금이고 9위는 페이스북(약 0.9조 달러), 10위는 테슬라입니다. 지금까지는 미국에 상장된 ETF중에는 비트코인 가격 자체를 따라가는 ETF는 없었고 상관관계가 큰(비트코인을 보유한 기업 주식을 담는 ETF 등) ETF가 대부분이었는데 비트코인 선물ETF가 상장되면 비트코인 현물 가격과 매우 유사한 흐름을 갖는 첫 ETF가 됩니다. 비트코인을 사기 위해서는 이제 주식계좌만 있으면 된다는 의미입니다.

상속세 개편한다는데, 줄어들까 세금은?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상속세를 유산 취득세로 바꾸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상속세는 재산을 물려주는 부모의 재산 전체를 기준으로 매겨지지만, 유산취득세는 그 유산을 받는 자녀들의 개개인 단위로 매겨집니다.

줄어드는 상속세 부담: 예를 들어 100억원의 유산을 5명의 자녀들에게 물려주는 경우, 지금은 그 유산을 10명에게 물려주든 1명에게 물려주든 100억원에 대해 상속세(약 45억원)를 부과했습니다. 반면 유산 취득세 방식으로 바뀌면 20억원씩 5명이 물려받게 되므로 20억원에 대한 상속세(6억4000만원)를 5명이 각각 내게 됩니다. 그러면 유산 취득세 총합은 약 32억원이므로 45억원과 비교할 때 세금이 감소합니다.

이렇게 바꾸는 이유는 상속세의 대상이 점점 늘어나면서 조세 저항이 생기고 중산층의 세금 부담이 커지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라는 게 당국의 설명입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코로나 사태로 호황을 누렸던 스마트폰·노트북 제조 업체의 경기가 안 좋아지고 있습니다. 각국 백신 접종이 늘고 야외 활동이 늘면서 비대면 교류에 쓰이는 상품 수요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아이폰 제조 업체인 애플은 아이폰13 시리즈 생산량을 1000만대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삼성전자는 원래 10월에 내놓을 예정이었던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일정을 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노트북의 경우 내년 출하량이 평균 7% 줄어든 2억2200만대 수준으로 전망됩니다. 이들 제품의 핵심 부품인 반도체 수요에도 타격이 가서, 세계 3위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은 최근 매출액 전망치를 기존보다 10%가량 낮췄고, 삼섬전자 등 국내 기업들의 D램 반도체 수출 증가 폭도 둔화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올해 초 사들인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해 2분기 테슬라 순이익(10억달러)과 맞먹는 규모의 평가 차익을 냈다고 합니다. 테슬라는 지난 2월 15억달러어치의 비트코인을 사들였는데, 현 시세로 25억달러 규모라고 합니다. 최근 테슬라는 설립 이래 최대 규모인 24만여대의 전기차를 3분기에 인도하며 글로벌 공급망 대란 속에서도 다른 자동차 업체들과 달리 높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데, 비트코인을 통한 이익 상승의 기대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다만 차익 실현이 안 된 비트코인이 장부에 이익으로 반영되지는 않아 곧 발표될 3분기 실적과는 무관할 전망입니다.

☕️최근 국내 스타벅스 직원들이 과중한 업무에 항의하고자 시위를 벌였죠. 지난달 말 한 매장에서 진행된 특별 행사로 대기 음료가 650잔까지 몰리는 상황이 발생하자 직원들이 단체 행동에 나섰던 건데요. 스타벅스가 한국에 진출한 지 22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이에 스타벅스 코리아는 직원들의 업무 과중을 줄여주기 위해 전국 단위 채용을 확대해 총 1600여명을 새로 채용한다고 밝혔습니다.  자사 직원들의 대의 기구 규모와 권한을 늘리고 예산도 대폭 확대할 방침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