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의 나비효과

대출 규제의 나비효과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새로운 사실: 지난 9월에도 전국 집값 상승률은 14년 9개월 사이 최고치를 경신했고 서울 집값도 1.52%가 올라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서울은 강북의 중저가 단지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올랐는데 당분간 한두 달 사이에는 서울 수도권 중저가 아파트 가격이 꽤 오른 것으로 집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출 규제가 현실화되면서 대출이 사라지기 전에 서둘러 집을 구입하려는 수요가 급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출 규제는 실수요자를 조급하게 한다: 일반적으로 집값을 올리는 것은 실수요자보다 투자자(다주택자)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시장에서 신고가를 만들면서 집을 고가에 사들이는 수요자는 대부분 실수요자입니다. 다주택 투자자들은 투자 차원에서 집을 사들이기 때문에 비싼 가격에 매수를 하지 않고 그럴 이유도 적지만 실수요자는 가격이 급등하면 초조해져서 패닉 바잉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출 규제 역시 패닉 바잉을 유도할 개연성이 높습니다.

대출이 완전히 막히는 상황이 되면 그 후에는 매수세가 잠잠해지겠지만 내년 이후에 대출이 다시 풀리면 언제 다시 중단될지 모르는 대출을 활용하기 위한 예비 수요까지 급증하면서 매수세가 강해질 가능성도 높습니다. 그런 점에서 현재의 대출 규제는 적어도 내년 3월 대선까지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출 규제가 전세 대출에도 적용되면 세입자들의 고통이 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결과 이사를 다니기가 훨씬 더 어려워지는 상황이 닥칠 가능성이 큽니다.

전세 대출의 금리가 올라가고 한도가 줄어들고 문턱이 높아지면 불가피하게 월세로 거주해야 할 가능성이 높은데 집주인이 월세를 놓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 경우 세입자들은 전세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월세로 전환하기보다 거주 지역을 옮겨야 할 상황이 자주 벌어질 것입니다.

전세 살다 월세로 전환 어려운 이유: 집주인들이 월세를 기피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임대차법 때문입니다. 월세 세입자를 들이면 4년간 그 집을 못 팔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예를 들어 10억원짜리 집에 7억원 전세 세입자를 들이면 중간에 집을 팔 때 7억원 전세를 끼고 3억원을 지불할 매수인을 찾으면 되는데요.* 만약 보증금 1억원에 월세 150만원 세입자를 들여놓으면 그 집을 팔 때 9억원의 자금동원력이 있는 매수자를 찾아야 집을 팔 수 있습니다. 월세 세입자를 들여놓으면 매수자 찾기가 어려워지고 그러면 집을 싸게 팔아야 하는 일이 생깁니다.
* 대체로 실거주용 주택을 찾기 때문에 요즘은 이조차 쉽지는 않습니다.

앞으로 4년은 정부 정책 변화나 한시적 양도세 인하 등 집을 팔아야 할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 닥칠 가능성이 높은데 월세 세입자가 있는 집은 집을 팔기 매우 어려워집니다. 전세금이 올랐다고 월세로 전환해서 거주하는 게 세입자 쪽에서 생각하는 것만큼 쉬운 일이 아닐 수 있습니다.

오늘 영업 시작하는 토스뱅크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토스뱅크가 5일부터 영업을 시작합니다. 다른 은행들은 가계대출 한도가 거의 차서 대출을 줄이고 있는 가운데 토스뱅크는 새로 영업을 시작하면서 대출수요자 구하기가 매우 쉬워졌습니다. 매우 운이 좋은 회사입니다.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토스뱅크의 영업허가를 내주는 바람에 가계대출을 줄이려는 정책방향과 정반대의 결과를 맞게 됐습니다. 은행이 하나 새로 생길때마다 대출의 총량은 더 늘어납니다.

테슬라만 반도체 구한 비결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자동차 회사들이 반도체 부족으로 차량 판매가 부진해지고 있지만 테슬라는 지난 3분기에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부위별(?)로 반도체가 각각 필요한 일반 차량들과는 달리 테슬라의 전기차는 소수의 고성능 반도체칩으로 여러 부위를 제어하기 때문에 반도체 칩의 필요량이 적고 필요한 반도체는 직접 주문생산하는 방식이어서 반도체 수급난에도 별 문제 없이 자동차 생산이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 GM은 미국시장 매출이 3분기에 33%나 줄면서 도요타에 미국 시장 1위 자리도 내줬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생활형 숙박시설(생숙)이 분양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주택법이 아닌 건축법의 규제를 받는 탓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는 생숙은 건설사 입장에서 사업성이 좋은 프로젝트입니다. 청약하는 입장에서도 청약통장이 없어도 청약이 가능하고 계약금만 치르면 제한 없이 남에게 되팔 수 있어 청약 경쟁률은 수백대 일에 달합니다. 다만 현재 국회에 계류된 생숙 규제 법안이 통과되면, 생숙이 아파트의 대체재로 취급되는 현상은 곧 없어질 수 있습니다.

🇨🇳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중국 정부의 강력한 규제가 중국에 전력난을 불러왔습니다. 올 들어 중국 경제가 코로나 충격을 빠르게 벗어나며 공장이 대거 돌아가고 발전량이 늘었는데요. 이 상황에서도 각 지방 정부는 업종별로 ‘전력요일제’까지 도입하는 등 발전량을 억제하기 위해 무리하게 중앙 정부의 보조를 따랐고, 그 과정에서 전력 생산이 크게 저하돼버렸습니다.

🇮🇳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석탄 수입국인 인도가 석탄부족 때문에 전력난을 겪고 있습니다. 중국이 호주로부터 석탄 수입을 중단하면서 석탄 수급에 문제가 생기자 다른 나라로 부터 석탄 수입량을 늘렸는데 이 여파로 인도가 수입석탄 확보에 실패해서 인도 발전소들은 석탄 재고가 거의 바닥난 상태입니다. 자칫하면 대규모 정전 사태가 우려되는 상황까지 닥쳤습니다.

🪙 내일(6일)부터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에서 거래를 하시려면 신원 인증을 받으셔야 합니다. 지난달 정부가 암호화폐 거래소들에 사업자 신고를 받은 데 따른 후속 의무 조치인데요. 업비트와 함께 4대 거래소인 빗썸·코인원·코빗도 신고 수리가 마무리되는 대로 같은 절차를 밟게 됩니다. 이번 절차로 암호화폐가 제도권에 편입되는 과정에서 60개가 넘는 거래소가 4대 거래소 체제로 축소 개편됐습니다. 암호화폐 거래소들에는 내년 3월부터 자금 이동을 추적하는 의무도 부과되는데요. 익명성에 기반해 탈중앙화를 꿈꾸던 암호화폐가 현실 금융 체계에 흡수되고 있는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