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법

직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법
김태규의 HR 나우

우리는 하루에도 수백 번씩 타인의 영향을 받습니다. 반대로 영향을 주기도 하죠. 회사에서도 예외는 아닙니다. 동료나 거래처와 어떻게 영향을 주고 받는지에 따라 일이 잘 되기도 안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영향력을 가지고 싶어합니다. 영향력이 클수록 의도하는대로 남의 행동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원하는 바를 이룰 확률이 높아지는 거죠.

 

사회적 영향기법 9가지 :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많은 사람들이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 높은 지위나 많은 재산을 가져야한다고 말합니다. 물론 그렇게도 우위를 차지할 수 있지만 유일한 방법은 아닙니다. 사회심리학자들이 오랜 연구를 통해 발견한 9가지의 사회적 영향기법이 있습니다.

9가지 사회적 영향기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논리에 근거해 상대를 설득하는 합리적 설득(Rational Persuasion), 상대가 믿고 따르는 가치와 이상에 호소하는 고무적 호소 (Inspirational Appeal), 의사결정 과정에 상대를 끌어들이는 조언(Consultation) 기법, 분위기나 제 3의 요소로 다가가는 환심사기(Ingratiation) 기법, 반대급부를 제공함으로써 원하는 바를 얻는 교환(Exchange) 기법, 우정이나 동정심과 같은 감정에 호소하는 개인적 호소(Personal appeal), 다수의 사람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한다고 주장하는 집단구성(Coalition building), 직급이나 지위 등 자신의 권리를 내세우는 정당성(Legitimating), 협박이나 위협을 통하는 압력행사(Pressure).

 

많은 이들이 1~2개의 영향기법만 사용한다 : 누군가의 말이나 행동을 보고 “저런 상황에서 그런 말이나 행동을 해선 안되지”라고 생각한 적 있나요? 십중팔구 적절하지 못한 사회적 영향 기법을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 영향기법이 다양하다는 것을 모르거나 망각합니다. 자신이 효과를 본 적 있는 1~2개의 익숙한 기법만 사용하려고 하죠.

예를 들어 매사에 자신의 불쌍한 처지를 드러내며 도움을 받으려는 사람은 과거에 동정심을 일으켜 효과를 본 적이 있는 사람일 확률이 높습니다. 사회심리학에서는 이를 ‘개인적 호소 (Personal appeal)’라고 부릅니다. 우정이나 동정심, 충성심 같은 자신에 대한 감정에 호소를 해 동질감이나 공감을 얻은 뒤 요구를 하는 것이지요.

이런 기법은 원리원칙 주의자에게는 역효과가 날 확률이 높습니다. 이성적으로 논리를 따져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길 바라는 사람은 감정적 호소에 불쾌함을 느끼게 되니까요.

 

기업 조직도 시야를 넓혀야 : 예전에는 기업조직에서 일어나는 사회적 영향기법이 다양하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의사결정과 직원간 상호작용이 ‘회사는 급여를 주고 직원은 일한다(교환 기법)’, ‘상사가 지시하면 부하직원은 따른다(정당성)’, ‘고과 기준에 모자라면 진급에서 누락한다(압력행사)’ 등이었죠. 이러한 영향기법은 개인과 개인 사이의 관계가 아닌 ‘집단의 동작원리’를 반영할 뿐이었습니다.

탑다운 방식의 의사결정과 구성원들은 개성없이 부품처럼 일하는 게 당연시되던 시대에는 위의 몇 가지 기법만 있어도 조직이 굴러갔습니다.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습니다. 수평적이고 다양성을 갖춘 조직이 경쟁력이 높다는 건 여러차례 증명되었고 그만큼 직원 한 명 한 명의 개성과 존재감이 중요해졌습니다. 상호작용의 단위가 집단이 아니라 개인으로 쪼개지니 고려해야하는 사회적 영향기법도 더 세세해졌습니다. 방정식이 복잡해진 것입니다.

기업 조직의 리더를 맡고 있다면 구성원의 입장이나 관점을 이해하고 공감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사람마다 효과적인 영향기법이 다르고, 어떤 영향기법이 좋을 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지난 리멤버 나우에서 소개드린 공감 능력의 3단계 중 최종 단계인 관점 채용 수준의 공감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상황 파악이나 감정적 동조에서 그치는 게 아닌 상대의 생각, 상대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 관점에 대해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을 뜻합니다. 직장 상사가 너무 가까이 다가오는 걸 좋아하는 부하 직원은 별로 없겠지만, 그럼에도 팀원을 깊게 이해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면 안 됩니다. 그렇게 순간순간 적절한 영향기법을 조합하고 사용하는 법을 익혀야 합니다. 어렵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조직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입니다. 리더십, 조직변화 등을 주로 연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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