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기름값 떨어지기 어려운 이유

당분간 기름값 떨어지기 어려운 이유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새로운 사실: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배럴당 75달러 안팎까지 올랐습니다. 올해 들어 거의 최고치 부근까지 올라온 것입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배럴당 60달러 수준이었습니다.

유가 자극한 천연가스 값: 국제유가가 오르는 이유는 원유의 대체재인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천연가스 가격은 유럽의 경우 올 들어 250% 상승했으며 미국은 연초 대비 두 배 이상 올랐고 아시아도 175%가량 상승했습니다.

유럽에 공급량 줄어든 러시아 천연가스: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좀 복잡합니다. 일단 천연가스 소비국인 유럽과 공급국인 러시아의 갈등 때문이라는 설이 유력합니다.

지난 8월에 독일의 법원이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업체인 가즈프롬이 천연가스 생산과 유통을 모두 하고 있어서 법적으로 분리해야 한다는 유럽의 규정을 어겼으니 회사를 분리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러시아 가즈프롬은 러시아에서 독일을 연결하는 가스관(노드스트림2)을 새로 만들고 있는데 가스관 공사를 이미 시작한 후에 생긴 법이니 예외를 인정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독일이 이를 거부했습니다.

이런 사건이 있은 이후 러시아는 유럽으로 보내는 천연가스 수출량을 줄여버렸는데 러시아는 아시아쪽에서 수요가 많아서 불가피했다는 설명이고 유럽은 러시아가 악의적으로 가격 상승을 유도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중입니다. 러시아는 노드스트림2가 가동되면 공급이 잘 될것인데 독일이 막는 바람에 안되고 있다고 반박합니다.

유럽의 전기는 22%가 천연가스로 만들어지고 천연가스는 수입량의 44%가 러시아산입니다. 만약 겨울의 추위가 예년보다 심하면 천연가스 부족현상으로 인한 가격 급등은 계속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천연가스의 대체재인 원유가격도 크게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함께 제기됩니다.

천연가스가 영향을 미치는 곳: 천연가스의 가격 상승은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천연가스가 질소 비료의 생산을 위한 필수품인 암모니아의 원료이기 때문입니다. 곡물 생산을 하는 데 드는 비용 중 1/3이 비료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천연가스 가격 상승이 비료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 곡물가격 상승이 불가피합니다.

비료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는 소나 돼지의 도축에 필요한 재료여서 이산화탄소도 부족해지고 있습니다. 도축이 지연되면 육류가격도 오를 수 있습니다.

화석연료 투자 부족이 부른 현상: 이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은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과정에서 겪는 마찰입니다. 화석연료를 풍력이나 태양광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화석연료 개발의 투자는 줄어드는데 바람이 적게 부는 문제로 풍력 발전량이 줄어들면 기존 화석연료 가격이 급등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앞으로 민자사업이 감당해야 할 리스크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일산대교를 둘러싼 논란이 전국의 다른 민자도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는 뉴스입니다.

손실 볼 가능성 생긴 국민연금: 일산대교는 국민연금이 건설비를 투자하고 통행료를 받아 회수하는 유료도로인데 경기도가 이달 초에 일산대교를 사들이기로 결정했습니다. 문제는 남은 기간 동안 국민연금이 통행료 등 수익을 보전받으려면 얼마에 넘겨야 하느냐가 관건인데 경기도는 2000억원, 국민연금은 7000억원을 제시하고 있어서 소송으로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약속된 계약기간을 어기고 지자체 등이 운영권을 회수하거나 계약조건을 바꾸는 등 민간자본에 불리한 결정을 내릴 경우 앞으로 민자사업에 뛰어들 자본들이 줄어들거나 그런 리스크까지 감안한 높은 수익이 보장되지 않으면 참가하지 않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게 우려의 요점입니다.

현재 미시령터널도 국민연금이 대주주인데 강원도가 조건 변경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미시령 터널은 통행량이 부족해서 국비로 건설하기 어려운 터널이었는데 통행량이 부족하면 예상 수익에 미달된 부분을 강원도가 지급하기로 하고 민간자본(국민연금)이 건설비를 대고 만든 터널입니다.

강원도는 최근 강원도를 통과하는 다른 대체 교통망이 계속 생기면서 미시령터널 통행량이 줄어든 만큼 이 부담을 모두 강원도가 질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만, 그렇다고 그 부담을 건설비를 댄 국민연금이 떠안는 것은 더욱 논리가 빈약합니다. 다만 국민연금은 운영주체가 따로 없는 공기관이어서 지자체들의 정치적 압박에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한국은행이 오는 10월 또는 11월에 금리를 한 번 더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해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행한 통화정책보고서에서 금리 인상의 효과를 긍정적으로 자평했다는 게 최근 추가된 근거입니다. 올해 남은, 기준금리 결정이 가능한 금통위는 10월 12일, 11월 25일 등 두 차례입니다.

👩‍⚖️ 코인거래소들 가운데 은행 실명확인 계좌를 이미 발급받아 운영 중이던 4곳(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만 계속 영업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다른 거래소들은 코인끼리만 서로 사고팔 수 있는 코인교환마켓으로 바뀌게 되는데 굳이 그런 거래소를 이용해야 할 이유가 소비자들에게는 없다는 점에서 대부분의 거래소들이 문을 닫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