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시장은 정말 불황일까?

반도체 시장은 정말 불황일까?
이주완의 IT산업 나우

새로운 사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메모리 가격 하락, 실적 악화 등 부정적인 보고서들이 연이어 발표되며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커졌습니다. 일각에서는 2018년 말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성급한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과연 반도체 시장의 현 상황은 어떤 것인지,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이지 하나씩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반도체 가격은 일별 차트가 아닌 월별 차트로 분석해야: 반도체 불황에 대한 기사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메모리 현물가격이 급락했다는 소식 때문입니다. 더 나아가 조만간 현물가격이 고정거래가격을 하향 돌파하는 소위 데드크로스가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고 외국계 IB의 보고서도 한 몫을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반도체 가격을 살펴보았습니다. 중요한 팁을 하나 공개하자면, 메모리 가격은 일별 차트가 아닌 월별 차트로 분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2018년 시작된 가격 하락은 올해 초까지도 지속되었습니다. 반등이 시작된 지 이제 겨우 6개월 정도 지났다는 얘기가 되네요. 2018년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슈퍼사이클을 얘기할 때 제가 정반대로 가격 폭락을 예견했던 것은 현물가격과 고정거래가격의 데드크로스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높은 재고 수준과 과도한 설비투자가 그 배경이었지요.

통계적으로 보면 반도체 사이클은 2.5년의 하락기와 1.5년의 상승기로 구성됩니다. 이번 하락기도 대략 2.5년 지속되었고 상승기로 진입한 지 0.5년 정도 됩니다. 여러 가지 변수가 있겠지만 앞으로 1년 정도는 상승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 현물가격과 고정거래가격의 차이는 큰 편입니다. 조만간 가격 차가 축소되는 과정은 필연적인데, 현물가격이 급락하기보다는 고정거래가격이 완만하게 상승하며 축소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봅니다.

메모리 장단기 가격 비교

출처: 블룸버그

반도체 생산 활동은 매우 안정적: 현물가격의 급락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이유는 현재 국내 반도체 제조업의 생산 활동이 매우 견조하기 때문입니다. 생산과 출하가 역대 최고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재고는 매우 적습니다. 지난 6월 반도체 재고지수가 101.8을 기록했는데 이는 2015년 6월 이후 최저입니다.

또한, 2017~2018년 공격적인 설비투자 결과 생산능력이 크게 확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가동률지수가 12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입니다. 수요가 뒷받침되는 가운데 공급이 확대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지요.

국내 반도체 생산 동향

출처: 통계청

반도체 선행지표도 양호: 반도체 선행지표로 많이 활용되는 것이 북미 반도체 장비 출하 동향입니다. 과거에는 수주와 출하를 비교하는 BB율을 많이 사용했는데 요즘은 수주를 공개하지 않아 출하량과 증가율을 참고합니다.

북미 반도체 장비 출하량은 역대 최고 기록을 갱신하고 있으며 증가율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호황기의 모습입니다. 수요는 부진한데 가격만 상승했던 2017~2018년 버블 시기에는 증가율이 하향세를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당시 제가 호황이 아닌 버블이라고 진단했던 근거 중 하나이죠.

북미 반도체 장비 출하 동향

출처: SEMI

공급과잉 우려는 여전히 있어: 여러 가지 지표를 종합할 때 반도체 시장이 급격히 둔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최근 WSTS(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는 올해 반도체 시장 성장률 전망치를 19.7%에서 25.1%로 상향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메모리 시장은 지난해보다 37.1%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다만, 최근 한국, 대만, 중국의 설비투자가 급격히 증가해 향후 공급과잉 리스크는 잠재되어 있습니다. 2018년 말의 가격 폭락은 2016~2017년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과도한 설비투자에서 비롯되었거든요.

지역별 반도체 장비 출하 동향

출처: SEMI

포스코에서 경영컨설팅을 합니다. 복잡한 IT 이슈를 쉽게 설명합니다.

HMM이 불러올 물류대란?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해운업체 HMM의 선원들이 파업을 하거나 외국계 해운사로 집단 이직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컨테이너선에 승선하는 선원들은 해운법에 따라 파업이 금지되는 경우가 많아서(선원법에 따라 운항 중인 선박이나 외국 항구에 있는 선박에서는 쟁의행위를 할 수 없습니다) HMM선원들은 노조에서 파업찬반투표를 거쳐 파업이 결정되면 파업에 돌입하기보다 입사제안을 하고 있는 외국계 해운사로 단체 이직을 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해운업은 선주가 배를 소유하고 그 배를 해운사에 빌려주면 해운사는 그 배에 탈 선원을 모집해서 태우고 선원들은 한 번 배를 타면 몇 개월씩 바다 위에서 지내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선원들은 어느 해운사에 소속되느냐와 무관하게 거의 비슷한 생활을 하게 됩니다. 한국 선원들이 해외 해운사에 쉽게 입사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단체 이직 시 물류대란 생긴다: 선원들이 파업에 돌입하면 HMM의 컨테이너선의 발이 묶이게 되는 물류대란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특히 HMM이 한국 수출업체의 물량을 우선 배정하는 혜택을 제공하던 중이어서 수출물량 선적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우려됩니다.

두달 후부터 중개수수료 바뀐다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10월부터 부동산 중개수수료 요율이 바뀝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이 뉴스를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실제 요율은 아직 모른다: 예를 들어 전세 계약은 지금은 6억원 이상은 ‘0.8% 이내에서 협의’로 되어 있지만 앞으로는 6억~12억원은 0.4%, 12억~15억원은 0.5%, 15억원 이상은 0.6%가 됩니다. 표면적으로는 요율 수치가 낮아진 것 같지만 지금도 ‘0.8% 이내에서 협의’일 경우 소비자와 중개사 사이의 협의를 통해 0.4~0.5%의 요율로 적용하고 있어서 이번에 바뀐 개편안이 소비자들의 부담을 줄이게 될지 늘리게 될지는 시장의 관행이 어떻게 자리잡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전세 12억원짜리 집을 거래할 때 0.5%로 되어 있는 요율을 <0.5%를 내야 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거래할지 <0.5% 이내에서 협의>라고 해석할지를 두고 분쟁이 예상됩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다른 거래소로 코인이 이동할 때 코인을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실명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을 트래블룰이라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거래소들끼리 실명확인을 하고 상호 인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데 거래소들(빗썸, 코인원, 코빗)은 그 시점을 11월로 보고 있고, 은행들은 다음달까지 도입하라고 요구하는 중입니다. 다음달 이후부터는 거래소 사이에 코인이 이동하는 것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겠습니다. 다음달 24일까지 모든 코인 거래소들이 은행 실명계좌를 받지 못하면 거래소가 폐쇄되는데 그런 거래소들에서 코인을 옮겨와야 하는 수많은 투자자들이 난처해질 수 있습니다.

🔋 GM이 생산해서 판매하는 전기차 볼트에 대해 전량 리콜을 결정했습니다. 배터리 화재 가능성 때문인데요. LG에너지솔루션이 만든 배터리입니다. 문제는 GM이 리콜에 투입하는 비용 약 1~2조원 정도를 LG에너지솔루션도 나눠서 함께 부담할 가능성이 높은데 과실 정도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의 부담이 생각보다 커질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