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나온 다주택 규제안, 집값 잡을까?

또 나온 다주택 규제안, 집값 잡을까?
오늘의 이슈

장특공제의 존재 이유: 우리나라에는 장기보유특별공제라는 세금제도가 있습니다. 집을 오래 보유하면서 거주한 경우에는 그 집을 팔 때 양도차익에서 일정비율을 깎아주는 것입니다. 이런 규정이 없으면 집을 자주 팔수록 양도차익이 작아서 세금을 적게 내기 때문에 오히려 단기 보유를 권하는 셈이 됩니다.

이런 장기보유특별공제는 1주택자의 경우 10년을 보유하고 거주할 경우 최대 80%, 다주택자의 경우 10년에 최대 30%를 적용합니다. 다주택자가 집을 팔고 1주택자가 되면 역시 <남은 한 채의 주택>은 1주택자로 간주하고 <그 주택을 구입한 시점부터 계산해서> 10년이 넘으면 최대 80%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합니다.

축소되는 장특공제: 민주당이 앞으로는 다주택자가 집을 팔고 1주택자가 되더라도 <남은 한 채의 주택>은 <그 주택을 구입한 시점>이 아니라 <1주택자가 된 시점>부터 계산해서 10년이 넘어야 최대 80%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하는 법을 입법하기로 했습니다. 이 법은 2023년부터 시행할 예정인데 그러니 2022년까지 다주택자들은 집을 팔아서 <남은 한 채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누리라는 메시지를 담은 것입니다.

여당의 의도대로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나올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도 있습니다.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지 않는 것은 보유하고 있는 주택을 팔 때 양도세가 너무 무겁기 때문에 양도세율이 과거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고 제도의 변화를 기다리겠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러니 이번에 새로운 규제가 생기더라도 어차피 제도가 바뀌면 판다는 전략에 별다른 변화가 생기진 않을 수 있습니다. 무리한 세법은 제도 변경을 기다리게 만들고 그러면 매물이 줄어서 결국 매매가격이나 전세가격을 올리기 때문에 오래 유지되기 어렵다는 전제가 깔린 대응입니다.

대출 규제의 역설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지난달에도 은행에서 나간 가계대출이 꽤 많았습니다. 주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95조3082억원으로 지난 6월말에 비해 6조원 정도 늘어났습니다. 주택담보대출이 약 4조원 정도, 전세대출이 2조원 정도 늘었습니다.

정부는 은행들에게 가계대출을 최대한 조이라고 압박하는 중입니다. 그 결과 새로 대출을 받으러 가는 고객들은 은행 창구에서 높은 금리 아니면 대출 거절이라는 결과를 받아들고 있고 그 수요는 제2금융권으로 넘어갔습니다. 정부가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을 조인다는 뉴스는 그런 배경에서 나온 소식입니다.

밀려나는 건 저신용자: 문제는 모든 금융회사들이 대출을 줄이라는 압박을 받으면 가장 먼저 줄이는 것이 저신용자들에 대한 대출입니다. 정부가 요구하는 것이 대출총량이라면 누구의 대출을 줄이는가는 은행의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젊은이들의 내집마련도 방해 받는다: 또 하나의 문제는 주택을 구입하려는 젊은 무주택자들의 요구를 무시하거나 억누를 수만은 없다는 점입니다. 다주택자들이 주택을 구입하느라 빚을 지고 있다면 대출 규제로 그 시도를 막을 수 있는데 무주택자들의 주택 매수는 대출규제로 막을 명분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LTV 규제는 일부 완화하고 그 대신 DSR 규제를 강화해서 대출을 줄이는 고육책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젊고 소득이 안정적인 계층이 대출을 받아서 나이가 들어서 현금흐름이 끊길 가능성이 높은 고령자의 주택을 매수하는 것은 매우 건전한 부채의 이동입니다. 다만 시중의 아파트 매물이 부족한 상태에서 그런 부채의 이동이 나타나는 과정에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그런 부채의 이동을 막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주택 가격의 상승은 거의 모든 국가에서 골고루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최근에는 우리나라의 상승률이 다른 나라를 추월할 만큼 높습니다.

사라지는 무해지보험
오늘의 이슈

우리나라의 생명보험은 가입 첫해에 약 15%, 2년차에 10~15%가 해지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이렇게 조기에 중도해지하는 경우 납입 보험료의 일부만(낸 돈보다 오히려 적게) 돌려줍니다.

무해지 보험이란: 만약 이렇게 중도해지하는 경우 환급금을 아예 돌려주지 않는다면 그 보험회사는 더 많은 이익을 볼 수 있을 텐데요. 그렇게 생긴 이익을 해지하지 않고 끝까지 버티는 고객에게 돌려주면 끝까지 버티는 고객은 더 저렴한 보험료만 낼 수 있습니다. 중도 해지자들이 받은 손실을 끝까지 버티는 고객에게 넘겨주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보험을 무해지 보험이라고 부르는데 이 무해지보험이 이달 13일 이후에는 사라집니다. 보험회사가 손해 볼 가능성이 높은 보험상품이라는 이유로 금융당국이 판매를 하지 말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보험회사가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큰 이유는 이런 <무해지 보험>에 적극적으로 가입하는 고객들은 끝까지 버티기로 마음 먹은 고객들이어서 일반 고객들처럼 가입 첫해에 15%가 해지하는 그런 해지율을 보이지 않는 특수한 집단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가 이끄는 미국의 핀테크기업 스퀘어가 호주 1위 후불결제(BNPL·Buy Now, Pay Later) 기업 애프터페이를 약 33조원에 인수합니다. 애프터페이는 ‘지금 사고, 나중에 지불하라’는 사업모델로 급성장한 호주의 핀테크 기업입니다. 고객은 자동결제를 놓친 경우에만 수수료를 지불하며, 연체료 누적 상한 제한을 둬 부채가 늘어나는 것을 막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영미권 2030 세대는 신용카드처럼 빚이 늘어나는 금융 서비스 사용을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었는데요. 애프터페이는 이들을 집중 공략해 성장한 겁니다.

📉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17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중부지방 홍수와 코로나19 델타 변이 재확산이 겹치면서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한층 커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제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하향 조정했습니다. 예상보다 빨랐던 세계 경기 회복 속도도 둔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최근 플랫폼 기업 규제에 나섰던 중국 공산당은 확장적 재정정책, 신에너지차 등 제조업 지원 확대, 무리한 탄소저감 자제 등의 키워드를 꺼내들었습니다.

✋ 여러 금융사의 대출 상품 금리와 한도를 온라인에서 한 번에 비교해 고를 수 있는 핀테크 플랫폼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출 비교를 자주 하면 대출 실행 때 불이익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은행들은 대출 조건을 과다하게 조회한 사람의 비대면 대출을 제한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탓에 이들 플랫폼은 대출 비교 서비스를 ‘1주일에 한 번’ 이상은 이용하지 않는 것을 권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