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디지털화폐 발행하면 세상이 달라질까

국가가 디지털화폐 발행하면 세상이 달라질까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새로운 사실: 중앙은행이 직접 만드는 디지털 화폐(CBDC)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런 저런 해석들도 자주 등장합니다. 이 뉴스는 그런 시중의 이야기들을 비교적 잘 정리해주고 있습니다.

일반인 입장에선 달라질 것 없다: CBDC가 이미 지금 많이들 쓰고 있는 신용카드나 계좌이체와는 뭐가 다른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은행이나 신용카드 회사를 거치지 않는 방식이라고 설명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거래의 중개를 카드사가 하든 중앙은행이 하든 느낌은 마찬가지입니다. 가맹점 수수료든 송금수수료든 전산장비를 사서 운영하는 비용에 따른 청구이므로 그걸 국가가 감당하기로 하지 않는다면 어차피 유사하게 청구될 것입니다.

민간에 통제권 주기 싫은 중국: 왜 각국 정부가 CBDC에 대한 실험을 진행하는지에 대해서는 역시 다양한 해석이 있습니다만, 중국은 이미 알리페이 등 민간기업의 디지털 화폐가 주도적인 결제수단이 되고 있어서 그 통제와 관리를 위해 서두르는 듯합니다.

다른 나라들은 그런 중국을 견제할 이유는 없는데 중앙은행 차원에서 그냥 검토는 해보는 수준인 듯합니다.

중국이 CBDC를 만들어서 중국 내에서 사용하더라도 그게 달러의 지배력과는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중국인들이 신용카드를 사용하거나 알리페이를 사용한다고 달러의 지배력이 달라지지 않았던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부가 비트코인을 활용 않는 이유: 디지털화폐의 일종인 비트코인은 그 제한된 발행량 때문에 국제통화 뿐 아니라 개별 국가의 통화로도 사용되기 어렵습니다. 비트코인은 국제간 송금을 좀 더 저렴하고 편리하게 할 수 있는 수단인 것은 확실하나 그 과정에서 송금자와 수금자의 신원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런 송금 자체를 불법화할 것인지, 아니면 그런 송금을 중개하는 거래소 등이 신원파악 책임을 지게 할 것인지를 각국 정부가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만약 후자를 선택한다면 그 신원확인 비용 때문에 국제간 송금이 지금처럼 저렴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소득 흐름을 파악할 수단, 디지털화폐: 중앙은행들이 디지털화폐에 대해 관심을 갖는 이유는 오히려 증세 수단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에 좀 더 무게를 싣고 들여다볼 만합니다. 현금거래가 사라지면 모든 소득과 자산 흐름이 정확하게 파악될 수 있고 세금을 부과하는 것도 좀 더 용이해집니다. 양극화로 인해 보편적 증세가 쉽지 않은 상황이므로 소득 상위계층의 실제 소득을 파악하는 것이 점점 더 필요해지고 있다는 게 각국 정부들이 디지털 화폐에 관심을 갖는 이유 가운데 설득력이 있는 설명입니다.

대출금리와 가계부채 위험의 상관관계는 사실 낮다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은행 대출금리는 벌써 많이 올랐는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려고 하니 앞으로는 더 큰일이라는 뉴스입니다. 거론된 모든 수치들이 실제 사실과 부합하지만 최근에 이미 오른 대출금리는 <새로 대출을 받으러 오는 분들에게 적용되는 금리가 오르고 있다는 의미>이고 <이미 대출을 받은 분들에게 적용되는 금리>는 또 다른 항목입니다.

빚투 영끌로 집을 산 소비자들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 이자 고통을 받게 되려면 이미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분들에게 금리 인상의 트리거로 적용되는 <코픽스>가 올라야 합니다. 코픽스는 최저점이었던 작년 7월에 비해 ‘겨우’ 0.11%포인트 상승했습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예금금리도 오를 가능성이 있으므로 코픽스도 오를 수 있지만, 이미 대출금리가 많이 올랐다는 것은 사실과 좀 다릅니다. 앞으로도 <새로 대출을 받는 분들>에게 적용되는 대출금리와 <이미 대출을 받은 분들에게 적용되는 변동금리>를 정확히 구별해야 시중금리의 흐름이나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예단할 수 있습니다.

기존 대출 금리가 오르려면: 이미 대출을 받은 분들에게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보다는 이런 뉴스가 더 민감한 뉴스입니다. 저축은행들이 지속적으로 예금금리 인상을 시도하고 있고 이렇게 되면 시중은행들도 예금 이탈을 막기 위해 금리를 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코픽스>가 뛰어오릅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넷플릭스가 게임 회사 출신인 마이크 버듀 전 페이스북 부사장을 영입했습니다. 넷플릭스가 자사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게임도 제공할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넷플릭스는 이미 게임 개발팀 관련 직원도 채용하고 있습니다. 신규 가입자 수의 성장세가 지지부진한 넷플릭스의 새로운 무기는 게임이 될 듯합니다.

🛵 배달대행업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와 신선식품 새벽배송 업체 오아시스마켓이 손잡고 퀵커머스 시장에 뛰어듭니다. 편의점과 배달앱에 이어 최근 쿠팡까지 가세한 퀵커머스 경쟁에 유통·물류 동맹으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입니다. 두 기업이 설립한 합작법인은 퀵커머스와 새벽배송 서비스를 더한 플랫폼을 올해 출시할 예정입니다. 오아시스의 주력 상품인 신선식품 외에도 의류, 도서, 반려동물 상품 등 다양한 상품군을 판매할 예정입니다. 현재 이 시장엔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 GS리테일 등이 진출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