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물가가 계속 오른다, 신생업체에 유독 가혹한 코로나

미국 물가가 계속 오른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새로운 사실: 미국의 지난 6월 소비자물가가 5.4% 올랐습니다. 5월보다 그렇게 올랐다는 건 아니고 1년 전 6월에 비해 그만큼 올랐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이건 매우 깜짝 놀랄 만한 수치였습니다. 작년 6월이 코로나 한복판이어서 물가가 낮았고 그래서 올해 6월은 작년 6월보다는 꽤 높은 소비자물가 수치가 나올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많이 오를 줄은 몰랐다는 게 금융시장의 반응입니다. 시장의 예상치는 ‘기껏해야 5.0%’였습니다.

저물가상승률 시대 끝날지도: 6월의 소비자물가도 예상보다 많이 올랐다는 건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합니다. 올해 상반기에 물가가 꽤 오르긴 했지만 일시적일 것이라는 지배적인 예상이 흔들릴 수 있는 신호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왜 이렇게 물가가 올랐는지 들여다보기 시작했고 몇 가지 단서가 나왔습니다.

하나는 중고차 가격인데요. 미국의 중고차 가격이 한  달 전보다 10%나 더 올랐습니다. 미국의 중고차 가격은 1년 전에 비해서는 45%가 올랐고 올해 초에 비해서도 30%나 올랐습니다. 똑같은 자동차가 작년에는 1000만원이었는데, 지금은 1500만원을 부른다는 뜻입니다. 휴가철이 다가오는데 반도체 수급난 때문에 신차는 계속 기다려야 되기 때문입니다.

이 밖에도 서비스 물가가 꾸준하게 올랐기 때문인데 이런 분위기가 하반기에는 좀 잦아들면서 물가가 안정적으로 바뀔지 꽤 의심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달러도 올랐다: 미국의 소비자물가 지수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환율도 올랐습니다. 환율이 오른 것은 코로나19의 재확산 우려 때문이기도 하지만 미국의 물가가 오른 것이 영향을 줬습니다. 미국의 물가가 오르면 미국은 금리를 올릴 것이고 그러면 미국으로 자금의 흘러가면서 한국에서는 달러가 빠져나갈 것이라는 예상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저물가 시대의 종말을 부르는 요인들?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미국의 소비자 물가가 계속 오르자 이제 저금리∙저물가 시대는 끝난 것 아니냐는 전망도 제기됩니다. 성급한 분석일 수도 있지만 어떤 근거로 그런 주장을 하는지 들여다볼 필요는 있겠습니다.

1️⃣ 첫째, 중국과 미국의 갈등은 물가를 올리는 요인이 됩니다. 양국이 서로 관세를 물리고 있는데 그것은 제조 원가나 유통 비용에 고스란히 반영됩니다. 그리고 중국에서 10개를 만들어서 미국이 5개를 사다 쓰던 것을 중국이 5개만 만들고 미국이 따로 5개를 만들어서 쓰면 10개를 만들 때 생기는 규모의 경제가 사라집니다. 원가가 비싸진다는 뜻입니다.

2️⃣ 저렴한 제품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이었던 중국의 값싼 노동력이 점점 사라지고 중국도 고령화되면서 인건비가 올라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추세가 더 강해질 것입니다. 이 역시 물가 상승의 원인입니다.

3️⃣ 다양한 환경규제들도 원가를 올리는 원인이 됩니다. 친환경 기술을 반영한 제조법은 친환경이긴 하지만 비용이 많이 듭니다. 그 과정에서 그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기업들은 도태되고 소수의 공급자만 살아남습니다. 공급자의 감소와 제조원가의 상승은 둘 다 물가 상승의 원인입니다.

물론 최근의 물가 상승은 일부 원자재 부족과 운송 비용 상승 때문이고 그건 코로나로 인한 일시적 병목 현상 때문이라는 게 미국 정부의 판단이긴 합니다. 누가 맞을지는 아직 모릅니다.

신생업체에 유독 가혹한 코로나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코로나19로 외출이 줄어든 기간 동안 사람들은 단골 가게를 낯선 가게보다 훨씬 더 많이 찾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외출할 기회가 줄어들면 그 기회의 대부분을 자주 가던 익숙한 곳으로 간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입니다.

지난 1분기에 카드 사용사들의 사용내역을 분석한 결과 처음 가본 가게(신규 방문)에서 발생한 매출은 2019년 1분기보다 27.7% 감소했습니다. 반면 1년 이내 방문한 경험이 있는 가게(재방문)에서 발생한 카드 매출은 8.7% 줄어드는 데 그쳤습니다. 이런 현상은 대도시일수록 더 심했습니다.

코로나19와 같은 외부 충격이 하위권 업체들을 도태시키고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브랜드의 입지를 더 강화시켜서 기업간의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된다는 추론과도 맥을 같이 하는 통계입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국내 인테리어·가구업계 1위인 한샘이 사모펀드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에 팔립니다. 다만 매각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그제 장 마감 이후 한샘의 매각 소식이 알려진 탓에 어제 한샘 주가는 28%나 급등했습니다. 사모펀드가 높은 값에 창업주의 지분을 사갈 거란 기대 때문입니다.

🔨 미국과 중국에서 대형 기술기업에 대한 규제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의회는 경쟁 촉진을 내세워 빅테크들의 독점적 지배력을 줄이는 조치에 나섰습니다. 중국 공산당과 정부는 빅테크들을 ‘체제 위협 세력’으로까지 간주해 ‘규제 철퇴’를 때리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모빌리티 플랫폼 디디추싱을 중국 앱 스토어들이 내리게끔 하더니, 이번엔 미국에 상장하려던 바이트댄스(틱톡) 때리기에 나섰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바이트댄스 창업가는 중국 당국과의 면담 후 해외 상장을 보류하고, 경영에서도 손을 떼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