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돌이 연준 컴백? 달러가 급등했다

짠돌이 연준 컴백? 달러가 급등했다
이효석의 주식으로 보는 세상

새로운 사실: 미국 연준이 어제 정례회의(FOMC)를 열었습니다. 기준금리는 동결되었고, 위원들도 여기에 만장일치로 찬성했습니다. 매달 사들이는 자산의 규모도 1200억달러(국채 800억달러, 주택저당증권 400억달러)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연준은 올해 미국의 물가는 3.4% 오르고, 내년엔 2.2% 오를 거라고 전망했습니다. 원래는 올해 2.4%, 내년 2.1% 오를 것으로 봤으니 전망치가 많이 올랐습니다.

내후년 금리는 지금보다 높아야 한다는 위원의 수는 13명이나 됐습니다. 3월엔 이렇게 답변한 사람이 7명에 불과했습니다.

놀란 듯, 안 놀란 시장: 시장은 연준이 지금 펴고 있는 시장친화적 정책이 곧 끝날 수도 있겠다고 해석한 듯합니다. FOMC 이후 시장금리(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08%포인트 올랐고, 달러∙원 환율도 16.5원이나 급등했습니다. 미국의 완화정책 종료 시점이 유럽, 일본 등 주요국에 비해 빨라질 수 있다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주식시장에 미친 영향은 비교적 적었습니다. S&P 500은 0.54%, 나스닥은 0.24% 하락했고요. 코스피는 0.4% 하락했지만, 코스닥은 오히려 0.5% 올랐습니다.

중요한 건 물가: 물가성장률(인플레이션)은 통화정책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입니다. 연준은 물가가 너무 높지도 낮지도 않게 오르도록 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으니까요. 다만 물가에는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중국집을 예로 들면, 양파와 밀가루 등 원재료 물가가 있고,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최종 제품인 짜장면의 물가도 있습니다. 현재는 원재료의 물가가 빠르게 오르고 있는데요. 연준은 이게 짜장면 물가까지 함께 오르게 하진 않도록 주시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살림살이가 어려워지지 않게 하기 위함입니다.

문제는 연준의 의도대로 통제가 가능하냔 것이죠. 물가가 연준의 통제권을 벗어난다면, 시장에선 큰 혼란이 벌어질 겁니다. 결국 시장을 놀래키지 않으려면 지금 빠르게 오르고 있는 물가가 곧 안정되어야 합니다. 물가가 내년, 그리고 그 이후까지 계속해서 오른다면 상황은 크게 달라질 겁니다.

충분히 통제 가능하다는 연준: 다행히 연준은 현재의 물가 상승이 일시적이고, 통제할 수 있다고 보는 듯합니다.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대폭 올라갔지만,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1%에서 2.2%로 거의 변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최근 구리와 원유 가격이 1년새 70% 이상 치솟고 있는 걸 보면 걱정을 아예 떨쳐버리긴 힘듭니다. 그럼에도 연준이 괜찮다고 하는 이유는 뭘까요?

1️⃣ 우선 가장 이기기 힘든 상대는 어제의 나이기 때문입니다. 올해 물가가 많이 오르면, 내년엔 그것보다 물가가 한참 더 올라야 물가상승률이 높아집니다. 작년엔 코로나19 탓에 물가가 내려갔고, 그 영향으로 현재 물가는 가파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이걸 일컬어 기저효과라고도 합니다. 반면 내년엔 올해 물가가 많이 올랐으니, 오히려 물가가 많이 오르기 힘들어집니다. 이건 역기저효과입니다.

2️⃣ 물가가 계속해서 오르기 위한 조건은 또 있습니다. 임금상승률이 뒷받침되어야 한단 점입니다. 양파 값이든 짜장면 값이든 오르려면 수요가 받쳐줘야 합니다. 그런데 소비자의 지불능력(임금)이 물가상승률만큼 올라주지 않는다면, 결국엔 양파 값과 짜장면 값도 오르지 못할 겁니다. 임금이 빠르게 오르긴 힘들어 보입니다. 코로나19 이후 키오스크와 AI 등이 사람의 일자리를 많이 대체했기 때문입니다. 연준은 어쩌면 짜장면 가격이 많이 오르면 먹는 사람이 줄어서 자연스럽게 가격이 진정될 것이라고 믿고 있는지 모릅니다.

업라이즈 애널리스트이며, 유튜브 이효석아카데미를 운영합니다.

집값의 적정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론들
오늘의 이슈

해외 도시와 비교법: 세계 여러 도시의 집값과 서울의 집값을 비교해보는 것은 서울의 집값에 어느 정도 거품이 있는지 아니면 저평가 상태인지를 추측하기 위해 종종 활용되는 방법입니다.

최근 조사결과가 보도됐는데요. 서울은 18년간 연봉을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는 반면 도쿄는 13년 런던은 8년, 뉴욕은 6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참고로 한국 직장인의 평균 연봉은 3738만원, 일본 직장인들은 약 4400만원으로 간주했습니다. 이 통계로 보면 서울의 집값은 거품이 꽤 있는 셈입니다.

자국의 과거 데이터와 비교하면: 그러나 최근 블룸버그가 조사한 방법은 다소 다릅니다. 몇 년 치 연봉을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는지의 통계를 조사해서 도시끼리 직접 비교한 것이 아니라 같은 도시의 과거 데이터와 서로 비교했습니다. 즉 한국은 소득 대비 집값이 25배고(어떤 가구의 평균 소득을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수치가 좀 다릅니다), 뉴질랜드는 7배가 나왔습니다만 이 수치를 해당 국가의 장기 평균과 비교했더니 우리나라는 평균대비 60%수준(60.7)이고 뉴질랜드는 평균대비 166% 수준이어서 뉴질랜드 집값에 거품이 더 끼어있다는 결론으로 이어졌습니다.

블룸버그의 분석법은 어떤 나라의 집값이 다른 나라보다 <지속적으로> 비싸다면 그건 그 자체로 거품이 있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비쌀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가정하는 것입니다. 즉 어떤 나라의 집값이 그 나라 근로자 소득을 30년 이상 모아야 하는 상황이 꽤 오랜 기간 지속되고 있다면 그 나라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지 그 자체로 거품이 있는 것은 아니며 거품이라고 진단하려면 과거의 통계에 비해 최근 통계에서 그 ‘집 사는 데 필요한 기간’이 갑자기 더 길어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집값에 거품이 있는지, 아니면 더 오를 여지가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그걸 다른 나라와 비교하는 것과 그 나라의 과거 수치와 비교하는 것중에 어떤 것이 합리적인가는 고민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기름값은 서울의 기름값에 비해 매우 싸지만 그것이 사우디아라비아의 기름값은 앞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고 서울의 기름값은 폭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근거로 사용되기는 어려운 것과 같습니다.

예상보다 부진한 중국 경제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중국에서 좀 이상한 신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경기회복이 느립니다. 지난 5월 중국의 소비지표가 예상보다 나쁘게 나왔습니다. 아직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꽤 신경쓰이는 지표입니다.

5월 연휴에 중국인들의 여행 매출은 2019년(코로나 이전)에 비해 25% 줄어든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관광객 숫자는 비슷했는데 매출은 크게 감소한 것입니다. 사람들이 예전만큼 돈을 많이 안 쓴다는 뜻입니다.

소심한 부양책의 결과: 코로나19 이후에 이른바 보복소비가 폭발하고 있는 미국과는 분위기가 좀 다릅니다. 미국과는 달리 중국 정부가 대규모 부양책을 사용하지 않은 탓이라는 추측이 뒤늦게 나오고 있지만 이렇게까지 부진할 줄은 몰랐다는 게 시장의 반응입니다.

정확한 이유는 아직 모릅니다. 이러다 다시 나아질 수도 있고, 계속 부진할 수도 있습니다. 확실한 것은 중국 정부가 내수를 살리기 위한 정책카드를 다시 고민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카카오가 오는 8월 구독 기반의 콘텐츠 플랫폼을 새롭게 선보입니다. 이 서비스는 누구나 뉴스·영상·음원·게시글 등 콘텐츠를 편집해 발행할 수 있고, 이용자는 관심사·취향에 맞춰 콘텐츠를 받아보는 ‘콘텐츠 큐레이션 오픈 플랫폼’을 표방합니다. 지난달부터 유료 콘텐츠 구독 플랫폼을 선보인 네이버와 비슷한 방향입니다.

💰 연봉 4500만원 이하인 청년이 가입할 수 있는 소득공제 펀드가 나올 거란 아시아경제의 단독 보도입니다. 청년의 자산 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납입액(연 최대 1200만원)의 40%까지 소득공제해준다는 내용입니다.

🇺🇸 코로나19 탓에 집콕하며 내구재(자동차, 가구, 전자제품 등)를 사던 미국인들이 다시 여행 레저 식사 등 서비스 소비를 늘리고 있습니다. 백신 접종 이후 경제가 재개되면서 소비 패턴도 변하고 있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