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11번가, 아직은 때가 아닌 이유

아마존+11번가, 아직은 때가 아닌 이유
이철민의 리멤버 밸리

지난 6월 7일, 한 중앙 일간지가 <아마존이 한국 상륙한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아마존이 SK텔레콤의 전자상거래 자회사인 11번가의 지분을 최소 30%에서 최대 50%까지 확보할 수 있다고 SK그룹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여 보도했습니다.

시장이 주목한 이유

☝️ 준비된 아마존: 이 소식이 주목을 끈 이유는 첫 번째 이유는, 아마존이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에 직접 진출할 것이라는 오래된 예상에 들어맞는 듯 보였기 때문입니다. 아마존은 북미와 유럽 국가들과 일본,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들에도 이미 진출해 있으며, 지난 3월에는 16번째로 폴란드에서 서비스를 개시한 바 있습니다.

올해 1분기에는 만년 적자로 알려져 있던 해외 사업 부분이, 전년 동기 대비 60% 성장한 34조원의 매출과 1.4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아마존의 사상 최대 실적을 견인했습니다. 그 연장선상에서 아마존이 더욱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모색할 수 있고, 전 세계 5위 규모의 한국 시장을 간과할 리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팽배했습니다.  

✌️ ‘한 방’이 필요한 11번가: 두 번째는 치열한 치킨 게임이 계속되고 있는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11번가가 결정적인 ‘한 방’을 준비해왔을 것이라는 예상에도 부합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1월 발표한 ‘아마존 제품의 11번가를 통한 구매 기능’ 수준의 협력을 넘어서는 좀 더 획기적인 진전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된 것입니다.

특히 SK텔레콤이 적극적으로 추진하던 이베이 코리아의 인수를 포기하면서, 그러한 예상에 힘이 실렸습니다. 이베이 코리아의 인수가 독이 든 성배임을 알면서도 신세계, 롯데와 함께 이전투구를 하기 보다는, 이참에 아마존과 피를 섞거나 아예 경영권을 넘겨 완전히 차별화를 꾀할 수 있다고 본 것입니다.

더 급한 사정이 있는 SK: 그러나 이러한 기대와는 달리 아마존은 공식적으로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SK텔레콤은 보도 내용을 부인했습니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양사 간의 협력 내용은 그대로 추진하면서 그 성과에 따라 아마존이 신주인수권을 부여 받을 수도 있으나, 당장의 지분 변화와 관련된 추가적인 논의는 없다는 것입니다.

사실 11번가의 대주주인 SK텔레콤의 입장에서 보면, 지금은 11번가의 지배구조 변경을 논의할 상황이 아닙니다. SK텔레콤을 통신회사인 SK텔레콤과 하이닉스, 11번가, ADT캡스 등을 포함해 ICT 관련 사업과 투자를 수행하는 SKT신설투자회사(가칭)으로 분할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분할을 통해 이른바 기존 통신부분에 가려져 있던 ICT관련 자회사의 가치를 재평가 받음과 동시에, 과감한 투자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인 것입니다. 따라서 전체 사업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한 11번가를 위해, 이베이의 인수에 당장 수 조원의 막대한 자금을 쓰거나 성급하게 주주 구성을 변경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아마존도 두려워하는 한국 전자상거래 시장: 아마존 입장에서도 11번가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나 인수 결정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국내 시장에는 네이버와 쿠팡이라는 확고한 선두 그룹이 존재하는 상황이고, 조만간 이베이 코리아를 신세계나 롯데가 인수하면 더더욱 큰 출혈 경쟁이 예상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아마존이 11번가의 경영권을 확보한다 한들 국내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점할 무기가 많지 않은 것도 고려되어야 합니다. 네이버에 필적할 검색 유입이나 쿠팡에 대응할 수 있는 배송 체계 등을 갖추지 못할 경우, 기존 11번가의 서비스를 기반으로 해서는 크게 달라진 위상을 만들어내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거기에 국내 소비자들이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아마존을 쓰고 있다는 점도 분명한 한계입니다. 원서나 블루레이 같은 국내에서 찾기 힘든 제품들을 구매하거나 블랙 프라이데이처럼 큰 할인 프로모션이 있는 시기를 제외하면, 일반적인 해외 제품의 직구도 네이버나 쿠팡 등에서 쉽게 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아마존의 한국 진출은 좀 나중에: 따라서 당분간 11번가와 아마존은 느슨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 이후 시장의 변화 상황을 지켜보며 다음 수를 고민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바뀌고 있는 현재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화될 때 틈새를 찾아내려 할 것이 분명합니다.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의 대표이며, 투자ㆍ테크ㆍ미디어 분야에 대한 글도 쓰고 있습니다.

코인 시장에 불어닥친 칼바람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실체를 알기 어려운 알트코인들을 퇴출(거래 가능한 코인 목록에서 제외)시키고 있습니다. 알트코인들의 가격은 급락하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정부 승인을 받아야 영업을 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제가 강화되는 오는 9월을 앞두고 거래소들이 몸을 사리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최대 거래소인 업비트도 30개의 알트코인에 대해 거래 중지를 예고했습니다. 문제는 어떤 코인은 괜찮고 어떤 코인은 문제인 것인지 그것을 구분하는 기준이 매우 모호하다는 점입니다. 알트코인을 상장시킬 때도 기준이 모호했으니 퇴출시키는 기준도 모호할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거래량이 많으면 살아남을 확률이 높은 코인이 되고 있습니다.

거래소도 대거 구조조정될 수 있다: 정부는 은행에서 실명계좌 인증을 받은 4개 거래소들 이외에 수십개의 중소 거래소들을 대상으로 심사를 할 예정인데요. 시장에서는 4개 거래소들 중에서도 탈락하는 업체가 나올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정부 입장에서는 암호화폐 거래소가 필요하더라도 시장에 2개 이상 존재해야 할 필요는 없기 때문에 관리를 잘하기 위해서라도 숫자를 더 줄일 수 있으면 줄이는 게 좋다는 판단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법정최고금리 인하의 명암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다음달부터 법정최고금리가 24%에서 20%로 내려갑니다. 이자율이 연 20%가 넘는 대출은 불법대출로 분류됩니다.

법정최고금리를 계속 낮춰가면서 고금리 대출을 막는 이유는 높은 금리를 지불하면서 돈을 빌리는 소비자들이 부당하게 높은 이자를 물고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즉 낮은 이자를 적용해도 충분히 대출이 가능한데 높은 이자를 부과한다는 가정을 전제로 한 정책인데요.

저신용자는 갈 곳이 없다: 이 부분에 대한 논란과 반론이 거셉니다. 가장 눈에 띄는 반론은 ‘더 낮아진 이자율에도 대부업자들이 충분히 이익을 낼 수 있다면 왜 이자율이 낮아질수록 돈을 빌려가는(빌려주는) 소비자 숫자가 줄어드느냐’는 것입니다. 낮은 이자율로도 이익이 생긴다면 굳이 대출을 회수할 이유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상위 10개 대부업체가 돈을 빌려준 고객 숫자는 2018년 134만명에서 2020년에는 72만명으로 줄었습니다.

저축은행들은 20% 법정최고금리 규정이 적용되는 다음달이 되기 전부터 대출 회수를 시작했습니다. 저축은행에서 빌린 돈은 법정최고이자율이 낮아지면 최고이자율의 변화 이전에 빌린 대출이라도 소급해서 이자율을 낮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축은행들은 이미 지난달부터 20%가 넘는 고금리 대출은 취급하지 않았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계속해서 오르는 물가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컨테이너 운임이 좀처럼 낮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달 들어 상해와 네덜란드를 오가는 컨테이너 운임은 과거 5년 평균값 대비 6.5배 수준까지 올랐습니다. 세계 주요 항로의 컨테이너 운임을 종합해 지수화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도 5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중입니다.

이에 따라 일부 저가 가구처럼 부피가 큰 상품은 소비자가격의 60%를 운송비로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되기도 합니다.

해상 운임이 오르면서 대체재인 항공운송 요금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중입니다. 지난달 홍콩∼북미 노선 항공 화물운임은 1㎏당 8.70달러를 기록했는데 올해 4월 사상 최고가였던 8.48달러를 추월한 수치입니다. 지난해 1월 항공운임은 1㎏당 3.14달러 수준이었습니다.

물가지수도 전년 동기 대비 5% 오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요즘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주택 월세는 6개월에 한번씩만 조사를 하는 통계여서 물가상승이 통계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카카오가 이커머스 전문 자회사인 카카오커머스를 다시 품습니다. 이르면 올해 3분기 안에 카카오가 카카오커머스를 100% 흡수·합병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네이버와 쿠팡 등 이커머스 업계 공룡에 대항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네이버와 쿠팡의 지난해 거래액은 20조원을 넘기지만, 카카오의 거래액은 5조원 남짓으로 추정됩니다.

📖 10월부터 전자책, 웹소설, 웹툰 등 디지털콘텐츠업체들은 안드로이드 앱에서 콘텐츠를 판매할 때 구글에 무조건 30%의 수수료를 내야 합니다. 구글 인앱 결제 방식을 채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콘텐츠 업계는 수수료만큼 콘텐츠 가격을 올려야 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