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콘텐츠 사업하기 힘드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새로운 소식 : IPTV 서비스를 운영하는 통신3사와 그곳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CJENM이 콘텐츠 제공료를 두고 갈등을 벌이고 있습니다. CJ는 돈을 더 달라는 입장이고 통신사들은 그럴 수 없다는 쪽입니다.
돈 더 달라는 CJ의 논리 : CJ의 논리는 간단합니다. 음원회사나 웹툰회사나 영화관이나 콘텐츠를 사다가 고객들에게 팔아서 돈을 버는 구조인 사업자들은 전체 매출의 50~70%를 콘텐츠 구매에 사용하는게 일반적인데 통신사들은 17% 정도만 쓰고 있다는 겁니다. 드라마를 만들어도 외국에 팔면 제작비 또는 그 이상을 받을 수 있는데 국내 통신사에 팔면 콘텐츠 제공료가 제작비의 70%에도 못미치는 경우가 많아 PPL 등 다른 수익원을 찾아야 한다는 겁니다.
말도 안 된다는 통신사의 논리 : 통신사들의 반박논리도 명확합니다. IPTV는 홈쇼핑 송출수수료라는, 영화관 등은 갖고 있지 않은 다른 수익원이 있어서 전체 매출 대비 콘텐츠 구매비용이 낮을 뿐이며, 고객들에게 받는 월수신료와 비교하면 전체 수신료 수입의 50% 가량을 콘텐츠 구매에 이미 쓰고 있다는 겁니다. 해외보다 콘텐츠 구매비용이 낮은 부분에 대해서는 ‘정 싫으면 해외에 팔면 될 것 아니냐’는 입장입니다. 구체적으로는 CJ 등 제작사들이 해외 판매를 염두에 두고 제작비를 대거 투입해서 대작을 만들어놓고 국내 통신사에게 제작비도 안나오는 콘텐츠 비용을 제시한다고 하면 안된다는 논리입니다.
시장 논리가 아닌 힘겨루기 : 콘텐츠 제작사도 판매할 곳이 다양하고, 통신사들도 구매할 곳이 다양하면 자연스럽게 콘텐츠의 시장 가격이 형성됩니다. 그러나 국내 상황은 콘텐츠의 제공자도 제한적이고, 콘텐츠의 구매자는 더 제한적이어서 가격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습니다. 분쟁이 생기는 근본적인 원인입니다.
(우리 아니면 너희 아니면 팔 곳이 없고, 우리 아니면 너희가 살 곳이 없는 상황에서는 가격이 힘겨루기에 의해 결정됩니다. 양측의 논쟁에서 구체적인 수치보다는 인색 또는 오만 같은 감정적인 형용사들이 자주 등장하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한국의 콘텐츠 사업이 어려운 이유 : 케이블TV 수신료를 좀 더 높이는 것도 대안이지만 넷플릭스등 OTT 서비스들이 이미 부상하고 있어서 현재 가격보다 더 높은 수신료를 고객들이 기꺼이 낼 이유도 적습니다. 인구가 작고 그래서 규모가 작은 시장에서는 콘텐츠 사업자들이 성장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합니다.
물가는 과연 계속 오를까?
오늘의 이슈
새로운 소식 : 5월 소비자 물가가 전년동기대비 2.6% 오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년동기대비 상승률로는 9년만에 가장 높습니다.
금리 인상, 아직은 아니다 : 물가가 오르면 한국은행은 금리를 올려서 대응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러나 5월의 물가 상승률은 물가가 많이 올라서가 아니라 작년 5월의 물가가 너무 낮아서 생긴 기저효과의 결과물입니다. 작년 5월은 코로나로 인해 물가상승률이 -0.3%였습니다.
앞으로도 물가는 계속 오를까? : 관건은 “앞으로도 물가가 계속 2% 대의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냐” 입니다. 그러나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하반기가 되면 작년 하반기의 유가도 꽤 높았기 때문에 물가의 기저효과가 줄어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6월까지는 기저효과가 있어서 꽤 높은 수치가 발표될 것입니다.
하반기에는 물가가 다시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의견과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경계론이 서로 충돌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한국은행의 의견도 서로 다릅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한국처럼 커피를 많이 마시는 나라도 드물죠. 그래서 커피값이 오른다는 건 한국인에게는 예민한 소식입니다. 지난 1년간 커피 값은 70%나 올랐습니다. 주산지인 브라질의 가뭄이 주요한 원인입니다. 아울러 경기가 회복되면서 많은 원자재들의 값이 오르고 있는데, 커피값 상승도 그 영향의 결과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 일본이 세계 1위 파운더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에 2,000억원 상당의 자금지원을 하기로 했습니다. TSMC가 일본에 연구센터를 짓는데, 이 비용의 절반을 일본 정부가 부담해 주기로 한 것입니다. TSMC는 최첨단 ‘2나노’ 공정에 시험라인을 연내 완공하겠다고도 밝혔습니다. 아직 삼성전자가 갖추지 못한 기술입니다. 자동차 반도체 등 비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이 분야 투자를 늘리고 있습니다만 TSMC는 1위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