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남양유업, 비싼 값에 매각된 이유

논란의 남양유업, 비싼 값에 매각된 이유
이철민의 리멤버 밸리

새로운 사실: 어제 남양유업의 최대주주인 홍원식 회장과 일가족 2인이 보유한 경영권 지분 52.63%를 한앤컴퍼니가 운용하는 사모펀드가 인수한다는 공시가 나와서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거래대금은 주당 82만원에 해당하는 3107억원입니다.

이슈가 된 이유: 이 뉴스가 주목을 끈 이유는 우선 남양유업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그간의 여러 가지 논란들이 오너 일가의 경영권 지분의 매각이라는 드라마틱한 결과로 귀결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남양의 부진한 실적이나 최근 주가와 비교하여 그 매각 가격이 상당히 높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118만원 주식이 30만원대까지 무너져내린 과정: 우선 그간 남양을 둘러싼 논란은 너무 다양하고 광범위해서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려운 수준입니다. 그 본격적인 시작은 2013년 초 남양유업이 대리점에 물건을 강매한다는 주장과 제기되고 이를 뒷받침할 영업사원과 대리점주 간의 녹취록이 공개된 사건이었습니다.

사태가 ‘갑질 논란’으로 확대되자 남양의 경영진들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음에도, 논란은 가시질 않았고 남양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 몇 년 뒤 창업주의 외손녀의 마약 투약 의혹과 관련된 사안까지 불거지면서 남양의 이미지는 추락을 거듭했습니다.

그 결과는 남양의 부진한 실적에 그대로 나타났습니다. 2012년 1조3650억원, 637억이었던 매출과 영업이익이 그야말로 추락을 해, 지난해 9489억의 매출과 771억의 막대한 영업적자가 기록되었을 정도였습니다. 2013년 초 118만원에 이르던 주가도, 최근엔 40만원대까지 떨어졌습니다.

이런 상황에 결정타를 날린 것이 바로 지난 4월에 있었던 ‘불가리스 코로나 치료 효과’ 논란입니다. 회사가 또 다시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식약처는 영업정지 2개월의 행정처분을 내릴 정도로 파장이 컸습니다. 회장이 물러나며 회사의 경영권을 자녀에게 물려주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이유입니다.

ESG 정면 위반한 결과: 오너 일가가 전횡하는 잘못된 지배구조로 인해 기업이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는커녕 지속적으로 물의를 일으켜왔다는 측면에서, 남양은 최근 큰 화두가 되고 있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의 중요성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의 해결자로 사모펀드가 등장한 것은 어쩌면 예고된 수순이었습니다. 흔히 사모펀드 사업의 본질을 ‘문제 해결자(Problem Solver)’라고 규정하는데요. 이는 오너 일가의 경영권 지분을 사모펀드가 매입하여 새로운 지배구조를 구축함으로써 남양의 기업가치를 증대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한때 경쟁사였던 매일유업이 긍정적인 기업 이미지를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매출과 이익을 늘려왔다는 사실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남양의 본질적인 경쟁력은 아직 남아 있을 것이니, 제대로 된 경영진을 투입하고 ESG의 시각에서 경영하면 분명 되살아날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입니다.

시가 두 배 인정 받은 남양의 기업가치: 그런데 그 과정에서 어제 남양의 주가 기준으로는 약 87%, 지난 몇 달간의 평균 주가를 기준으로는 100%가 넘는 웃돈(프리미엄)을 지불한 것이 또 다른 화제가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경영권이 거래되는 M&A에서는 시가에 더하여 경영권에 대한 프리미엄이 지불되는데, 사실 그 적정 수준이라는 것은 없습니다. 회사의 장기적인 기업가치 상승 가능성에 대한 매수인의 판단과 매도인의 요구 수준 사이에서 합의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기업의 향후 전망이 부정적인 경우에는, 마이너스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각에선 겉으로 보이는 높은 프리미엄과는 달리, 남양이 정상화될 경우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감가상각전 영업이익(EBITDA)과 남양이 보유하고 있는 1500억 이상의 막대한 현금 등을 고려한 가치평가를 할 경우 그다지 비싼 가격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남양 주가도 오를까?: 하지만 이러한 대주주 지분의 거래에 높은 프리미엄이 지급되었다고, 주가에 그대로 반영되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는 회사의 기업가치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주가가 긍정적인 흐름으로 보이기는 합니다만, 시장에서 거래되는 일반 주식은 경영권이 없기 때문입니다.

공시된 바에 따르면 이번 거래는 8월 말 이전에 종결될 예정입니다. 과연 그 이후 남양이 어떤 변화를 보여줄 것인지, 그에 따라 10여년이 지속되어온 불매운동은 끝이 날 수 있을 것인지, 앞으로 매우 흥미로운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의 대표이며, 페이스북 돈테크무비 페이지 운영 중입니다.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올렸는데, 금리는 하락했다
이효석의 주식으로 보는 세상

새로운 사실: 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렸습니다. 금통위는 현재의 기준금리를 0.5%로 동결하는 것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습니다. 특히 관심을 끌었던 부분은 성장률 전망치를 3%에서 4%로 무려 1%포인트나 상향조정한 것이었습니다.

물가 성장률 전망치도 1.3% 수준에서 1.8%까지 높여 잡았습니다. 한은이 국내 경제가 정상화되는 것에 대해서 자신감을 좀 갖는 듯한 모습입니다. 아마 백신 보급이 빨라지고, 불확실성이 통제될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내용만 보면 경제에 대한 전망을 긍정적으로 했으니 금리가 올랐을 법한데, 의외로 금리는 하락했습니다. 오늘은 한은 금통위 내용을 좀 자세히 설명드리고, 경제 전망이 좋아졌는데도 금리가 오히려 하락한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그래도 행복한 고민하는 한은: “경기 회복세는 지속시켜야 하고, 그러면서 금융 불균형의 누적은 방지해야 한다. 적절한 시점에, 서두르지도 않아야겠지만 늦지도 않아야 하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

한은 이주열 총재의 발언입니다. 하나씩 뜯어보면서 한은의 고민 지점을 살펴보겠습니다. “경기 회복세는 지속시켜야 하고 금융 불균형의 누적은 막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경제를 계속 살리려면 금리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해야 하는데, 이 경우 저금리로 인한 자산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불균형이 점점 심해집니다. 그러나 한은은 불균형도 잡고 싶다는 것이죠. 그래서 적절한 시기에 통화정책 정상화(금리 인상)를 해야 하는데, 그렇다고 너무 서둘러서도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균형을 잡는다는 건 그만큼 어려운 일이죠.

그래도 이런 고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경제 상황이 예상보다 빨리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니, 반대의 경우보다는 훨씬 행복한 고민이긴 합니다. 그런데 이런 고민은 한은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연준에서도 예상보다 빠른 경제 회복, 그리고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에 연일 테이퍼링을 빨리 해야 된다. 또는 美국채를 덜 사는 것이 부담스러우면, 주택저당증권(MBS)이라도 덜 사야 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경제가 정상화의 과정으로 갈수록 통화정책을 포함한 정부와 중앙은행의 부양책도 정상화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 같습니다.

* 연준은 美국채와 MBS를 월 1200억불씩 매수하고 있습니다. 미국 국채를 매수하게 되면, 국채 금리를 안정화시키는 효과가 있어서 미국 정부가 좀 더 싸게 돈을 빌릴 수 있도록 해줍니다. 그런데, MBS를 사게 되면, 주택관련 대출 금리를 낮게 유지하는 효과가 생겨서 주택가격 및 미국민의 소비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그런데, 최근 주택 가격이 너무 빨리 오르다 보니, 이제 MBS는 안 사도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는 것이죠.

시장의 반응, 금리는 오히려 하락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한은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4%나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경제가 빨리 성장한다는 것은 돈을 빌리려는 사람이 많아진단 뜻이고, 그럼 금리는 올라갑니다.

그럼에도 어제 국내 시장 금리는 오히려 하락했는데요. 이유를 두고 여러 가지 해석이 있는 것 같습니다.

금통위 회의가 열리기 전 시장에선 금통위 위원 중 일부는 금리를 올리자고 발언할 것으로 예상했었습니다. 매파적인 발언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 투자자들도 있었고요. 하지만 이번에도 금통위 위원들이 모두 금리 동결에 찬성했죠. 시장은 이에 안심한 것으로 보입니다. 금통위에서 경제성장률이나 물가상승률을 높여 잡은 것에 놀라지 않을 정도로 시장 참여자들은 이미 준비가 되어 있었다는 뜻일 겁니다.

앞으로도 경제가 좋아지는 과정에서 정상화라는 단어는 계속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시장이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는 것인지 여부가 중요합니다. 한은의 바람처럼 너무 늦지도 않고, 빠르지도 않게 정상화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전 헤지펀드 매니저이며, 지금은 SK증권에서 주식전략을 담당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백화점 매출이 지난 4월에 전년 대비 35%나 올랐습니다. 명품 매출과 패션상품 매출이 늘어난 덕분입니다. 해외여행 등 소비가 줄면서 백화점 쇼핑 수요로 전환됐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그러나 대체로는 기저효과에 따른 깜짝 숫자입니다. 지난 1분기의 백화점 매출은 2019년과 비교하면 6%대 상승하는 데 그쳤습니다. 코로나19를 감안하면 꽤 양호한 회복이긴 하지만 35% 상승이라는 숫자는 작년의 특수한 상황과 비교한 결과입니다. 최근에 발표되는 대부분의 숫자들은 기저효과를 빼고 2년전 실적 수치와 비교할 필요가 있습니다.

🏗 서울시가 주거정비 지수제라는 제도를 폐지하기로 했습니다. 이 제도는 재개발 지구로 지정할 만한 곳인지 아닌지를 정할 때 몇 가지 기준으로 점수를 매기는 제도인데요. 재개발이 필요하다는 판정을 받기 위해서는 좀처럼 도달하기 어려운 기준을 넘어서야 합니다. 그런 규제를 없애서 재개발 지구로 지정되는 게 좀 더 쉽도록 한 것입니다.

이 제도가 2015년에 생긴 이후에 서울에서는 새로 재개발 지구가 되는 지역이 사라졌습니다. 재개발 지구로 지정된 후에도 10년은 지나야 새 아파트가 지어지고 입주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제도가 작동하기 시작한 2015년부터는 아파트 공백 현상이 생겼습니다. 2025년부터는 약 6~7년 동안 새 아파트 급감 현상이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