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가 오르는 건 호재일까 악재일까

원자재가 오르는 건 호재일까 악재일까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새로운 사실: 철광석, 구리,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기업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습니다. 1분기 실적보고서 곳곳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실적 악화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계속되면> 기업들에게는 악재가 된다는 의미입니다.

원자재 가격 오르면 무조건 안 좋을까: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게 언제는 좋은 일이고 언제는 좋지 않은 일인지를 이해하는 것도 쉽지는 않습니다. 우선 원자재를 직접 채굴하는 기업들은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게 대체로 늘 호재입니다. (한국 기업들 중에는 이런 기업들이 거의 없습니다)

원자재 값 상승은 수요 회복의 신호: 원자재를 사들여서 제품을 만드는 기업들은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것을 대체로 반깁니다. 원자재 가격은 괜히 갑자기 오르는 게 아니라 수요가 늘어날 때 오르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이 오른다는 건 그 원자재를 재료로 만드는 최종제품의 수요가 늘어난다는 신호일 가능성이 높고 기업들은 최종제품의 가격에 원자재 가격 상승분보다 더 많은 금액을 반영할 수 있습니다. 수요가 살아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경기 회복 초기에는 이미 확보해놓은 재고 원자재를 사용해서 만들기 때문에 재료 값은 그대로인데 제품 값은 올라가는 호황을 누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원자재 가격이 너무 가파르게 오르거나 원자재 가격 상승이 수요가 아닌 공급망의 차질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때는 기업들에게 불리합니다. 최종제품의 수요가 가격부담 때문에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원자재 값 외의 악재들: 꼭 원자재 가격 때문은 아니지만 그것을 비롯한 몇 가지 이유(백신 접종속도 부진, 금리 상승 가능성 등) 때문에 한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경우도 눈에 띕니다. 참고할 부분입니다.

세계의 공장에 들이닥친 코로나19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베트남과 대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베트남과 대만은 요즘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고 있는 나라들입니다. 이들 지역의 공장이 문을 닫으면 자동차용 반도체가 부족해서 자동차 공장이 멈추는 일과 비슷한 사건들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여파는 한국 기업에도 닥친다: 베트남은 우리나라의 수출대상국 중에 수출액이 중국, 미국 다음으로 많은 나라입니다. 주로 전자제품의 부품을 수출해서 베트남에서 조립한 후 미국이나 유럽으로 수출합니다. 베트남 공장들이 가동을 멈추면 그 여파를 LG전자나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들이 받게 될 것입니다.

기업에 따라서는 대만이나 베트남의 가동 중단에 따라 상대적인 수혜를 입기도 하겠지만 세계 여러 곳에서 부품을 조달해서 조립하는 글로벌 산업의 구조를 감안하면 어느 한 곳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반사이익보다는 피해로 다가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기화되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미국의 중고차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반도체 공급난으로 신차가 제때 공급되지 못하다보니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은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초만 해도 하반기에는 풀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으나 내년 초로 그 예상 시점이 밀렸습니다. 그러기는 쉽지 않겠지만 메이커들이 자동차 반도체를 사재기하기 시작하면 공급난은 더 길어집니다.

현대∙기아의 영업전략: 지금까지는 이런 공급난이 현대차, 기아차에게는 호재였습니다. 차량이 부족하니까 딜러들에게 인센티브를 주지 않아도 차량 판매가 쉽고 저가형 차량보다 고가 차량에 반도체를 투입해서 출고 시점을 앞당기는 전략으로 고가 차량 판매를 더 올릴 수도 있었습니다. 지난 1분기 두 회사의 미국 시장 판매 실적은 그런 배경 탓에 매우 좋았습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이 부족해진 이유: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TSMC는 올해 차량용 반도체를 작년 대비 60%, 2019년 대비로는 30% 더 많이 생산했다고 밝히면서 자동차 회사들이 수요에 따라 반도체를 샀다가 안 샀다가 하는 짓을 그만해야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자동차 반도체 부족 현상도 코로나19로 자동차 수요가 줄어들자 자동차 회사들이 반도체 주문을 끊어버리면서 반도체 회사들이 그 라인을 IT제품용 반도체 생산으로 돌리는 바람에 생긴 일입니다. (물론 수요 급증과 공장 화재 등도 원인입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암호화폐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주식과 채권 등 전통 자산들도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암호화폐 규제를 강화한 21일 미국 증시와 국제 유가가 하락하고,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와 엔화 등이 오른 겁니다. 기관 투자자들이 잇따라 암호화폐 시장에 진입하고,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급증한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과 암호화폐 투자를 병행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의 영향력도 커지고 있는 걸로 풀이됩니다. 한편 미국 정부도 1만달러(약 1133만원) 이상의 암호화폐를 거래할 때 국세청(IRS) 신고를 의무화하는 강경 규제안을 꺼냈습니다.

📈 올 들어 경기와 인천 지역에서 외지인과 30대 이하의 아파트 매수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1분기(1∼3월) 경기 하남시의 외지인 매수 비중은 49.8%였고, 광명시(47.2%), 구리시(46.2%), 김포시(46.0%), 인천 부평구(45.1%) 등도 외지인 매수 비중이 높은 지역으로 조사됐습니다. 서울 집값이 급등하면서 조급해진 투자자들이 외곽 지역의 주택들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추측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