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닥친 인플레 쇼크, 앞으로 계속될까

시장에 닥친 인플레 쇼크, 앞으로 계속될까
이효석의 주식으로 보는 세상

새로운 사실: 지난 4월 미국 소비자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4.2%나 올랐다고 미국 노동부가 12일(미국 시간) 발표했습니다. 예상치(3.6%)를 크게 뛰어넘는 수치입니다. 시장은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12일 S&P500 지수는 2.14% 하락했고, 우리나라 코스피도 어제 1.25% 떨어졌습니다.

물가상승률이 중요한 이유: 잠재성장률은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는 범위에서 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 최대치입니다. 따라서 실질성장률이 잠재성장률보다 낮으면 물가가 오르지 않습니다. 반대로 실질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넘어서면 인플레이션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는 물컵에 담긴 물에 비유하여 설명할 수 있습니다. 컵의 높이가 잠재성장률이라면 실제 물이 담겨 있는 높이가 실질 성장률입니다. 물이 컵에 다 차지 않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물이 넘쳐버리면 문제가 생기는 것처럼 실질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넘을 경우에만 인플레이션이 생긴다는 것이죠.

컵에 부어지는 물은 정부와 연준의 경기부양책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물을 너무 많이 따라서 물이 넘쳐버릴 것 같은 상황이면, 정부와 연준은 물을 그만 부을 겁니다. 그건 주식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부양책의 종료를 의미합니다. 인플레이션 지표가 너무 높게 나왔다는 것은 “혹시 컵에서 물이 넘쳐버린 것은 아닐까? 그럼 연준이 부양책을 멈출 수도 있는데?”라는 우려를 갖게 합니다.

시장이 걱정하는 진짜 이유: 특이한 점은 세부 지표 중 중고차 가격이 10%나 급등했다는 점입니다. 중고차 가격이 급등한 배경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GM과 포드 같은 자동차 업계가 감산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감산의 이유는 반도체 부족 현상 때문입니다. 바이든 정부가 행정명령을 내렸을 정도라고 하니, 차량용 반도체 부족이 심각한 문제라고는 생각했는데, 인플레이션까지 영향을 주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문제는 이와 같은 공급체인의 문제 때문에 생기는 인플레이션을 연준이 조절하긴 어렵다는 데 있습니다. 연준이 반도체를 만들어낼 순 없으니까요. 만약 시장이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적절한 시점에 잡지 못할 거라고 걱정하기 시작한다면, 금융시장은 좀 더 출렁일 수도 있습니다.

연준은 생각보다 인플레 걱정 덜하고 있다: 하지만 다행히도 아직까지는 그렇게 생각하는 투자자들은 많지 않은 듯합니다. 실제로 어제 소비자물가를 지켜본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필요한 경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는 하면서도 “현재 인플레 지표에 상당한 잡음(noise)이 있다”고 했습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때문에 중고차 가격이 상승하는 현상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만 해결되면 괜찮아질 수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에 수에즈 운하 사태나 미국의 원유 파이프라인이 랜섬웨어 공격을 받았던 것도 곧 해결이 된다면,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실제 시장이 연준의 생각대로만 흘러가진 않을 수 있습니다. 연준은 “아직 인플레이션이 통제 가능하다”라고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것 같지만, 시장의 걱정거리는 하나 더 생겨버린 셈입니다.

전 헤지펀드 매니저이며, 지금은 SK증권에서 주식전략을 담당합니다.

연준은 변하지 않았을까
오늘의 이슈

오늘은 요즘 금융시장에서 도는 한가지 ‘설’을 소개해드립니다. 미국 연준이 미국 자산시장에 버블이 많다는 코멘트를 직간접적으로 내놓고 있는 것에 대한 해석입니다. 그동안 미국 연준은 금리를 낮추고 돈을 풀면서 바닥경기를 살리려는 노력을 해왔습니다. 금리가 낮아지는 바람에 주가와 부동산 가격이 오르긴 하지만 그래도 그걸 감수하고 저소득층의 일자리를 늘리고 실업률을 낮추는 게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었습니다. 파월 연준 의장이 매일 출근길에 노숙자들이 많은 빈민촌을 지나간다면서 계속 부양책을 쓸 것이라는 의지를 보인 것은 그걸 가장 잘 보여준 뉴스입니다.

그런데 자산시장에 거품이 많다고 언급하는 것은 연준의 그런 스탠스가 좀 달라지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부릅니다. 한화투자증권이 내놓은 보고서에 담긴 내용인데요. 그동안 기준금리를 조정해서 시중에 단기금리를 낮게 유지해온 연준이 장기금리를 움직여서(높여서) 자산시장의 거품을 잡는 쪽으로 정책의 방향을 바꾼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연준이 장기국채를 사면 장기금리가 하락하고 보유한 장기국채를 팔면 장기 금리는 올라가니 장기금리를 조정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기준금리를 올려서 단기금리를 올리는 정책은 그것이 장기금리를 올리지 못한다면 자산가격에는 별 영향을 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자산시장의 거품은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양극화 위화감 등의 문제가 있긴 합니다) 그 거품이 꺼지는 충격이 문제입니다. 거품은 필연적으로 꺼지기 마련이고 강한 거품은 강하게 꺼지기 마련이라면 거품은 경기의 충격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완만한 자산가격 상승은 용인되거나 심지어 권장되기도 하지만 그 정도를 넘어섰다는 게 연준의 판단이라면 자산가격 거품을 제거하기 위한 연준의 통화정책(장기금리 조정)이 가동될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입니다. 아직은 가정에 불과하지만 생각해볼만한 고민거리입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신세계가 올 1분기 깜짝 실적을 내놨습니다. 지난해 1분기 33억원에 그쳤던 영업이익이 1년 만에 1236억원으로 껑충 뛰었습니다. 역대 1분기 최고 영업이익입니다. 백화점이 실적 개선의 일등공신 역할을 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집콕에 지친 사람들이 대거 소비에 나선 덕입니다. 신세계백화점은 올 1분기 매출 4932억원, 영업이익 82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의 실적도 크게 개선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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