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지금 거품은 안 터질 거품?”

연준 “지금 거품은 안 터질 거품?”
이효석의 주식으로 보는 세상

새로운 사실: 4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가 끝났습니다. 환율과 금리 움직임을 보면, 이번 회의에서도 자본시장을 달래는 발언을 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당연히 금리와 자산 매입 속도를 유지했으며, 시장은 회의 종료 이후, 테이퍼링 시점은 4분기나 되어야 가능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오늘은 파월의 발언을 자세히 살펴보고, 이 안에 숨어 있는 3가지 시사점을 점검해보겠습니다.

1️⃣ 공급 부족이 초래한 물가 상승: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공급 병목현상을 주시하고, 산업계와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최근 상당히 많은 부문에서 물가가 오르고 있는데요. 공급 병목현상과 관계가 깊습니다.

사실 제조업체들의 생산 능력은 수년간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특히 작년엔 코로나19 때문에 가동률이 더 줄어들었습니다. 산업계는 생산 능력이 악화된 상황에서 경제 회복기를 맞은 겁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경제가 다시 개방되고, 대규모 부양책들이 통과되면서 수요는 빠르게 늘어났습니다. 반면 공급은 수요가 증가한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죠.

자동차를 한 대 만들려면 다양한 공급처에서 부품을 조달 받고, 조립해야 합니다. 이 중 어느 한 부품이라도 부족해지면, 다른 부품이 아무리 원활히 조달되더라도 생산 라인 전체가 멈춰섭니다. 이 지점을 병목현상이라고 하며,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현상입니다. 작은 반도체 하나가 없어서 큰 자동차 전체를 생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파월 의장이 이 문제를 두고 산업계와 긴밀하게 접촉하고 있다고 한 것은 이 문제가 얼마나 오래 갈지 알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파월 의장은 이마저도 결국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이슈라고 믿는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작년에 찾아온 마스크 대란도 결국은 해결되었으니까요. 물론 해결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다를 수 있겠지만 말입니다.

2️⃣ 더 큰 문제는 고용: 파월 의장은 서비스업 노동자들이 다시 일자리를 찾기 어려울 수 있다면서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했습니다. 최근에 고용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많은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은 상태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말이죠.

특히 파월 의장은 고용률 이야기를 하면서 빈민촌을 언급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연준 부근의 노숙자 숙소에도 곧 방문할 예정이라면서 “당신이나 당신의 가족도 노숙자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고용 문제를 얼마나 신경쓰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개인적으로는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금융위기 당시 연준 의장이었던 벤 버냉키가 떠올랐습니다. 버냉키 의장은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돈을 찍어내는 ‘양적 완화’를 실행한 인물인데요. 당시 미국에선 양적 완화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무척 컸습니다. 버냉키 의장은 이때 고향인 딜런에 방문해 “내가 지금 하려고 하는 양적 완화는 월스트리트(금융권)를 위한 것이 아니라, 이곳 메인스트리트(일반 산업계)를 위한 것입니다”라고 웅변했습니다. 아마 버냉키 의장은 본인의 고향이 이렇게 낙후됐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 딜런을 방문했을 것입니다.

아마 파월 의장이 빈민촌에 간다면, 이 또한 미국의 심각한 양극화 상황을 부각하기 위해서일 것입니다.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고, 기업의 실적은 정상화되고 주가도 반등하고 있지만, 미국에는 빈곤선 아래에서 4000만명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을 수 있습니다. 파월 의장은 아마 아직도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 이 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3️⃣ 가라앉을 거품(froth)과 빵 터질 거품(bubble)의 차이: 코로나19 이후 자산 시장은 계속해서 오르고 있습니다. 어제 청약이 마감된 SKIET에는 68조원의 청약 증거금이 몰렸습니다. 역대 최고치였죠. 지금 자본 시장에 돈이 얼마나 몰려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자산가격이 급등하는 건 저금리 때문입니다. 통장에 돈을 넣어둬봐야 의미가 없으니 주식, 부동산, 암호화폐 등에 투자하는 거죠.

다만, 파월 의장은 아직 이 현상이 그렇게 심하다곤 보지 않는 듯합니다. 그 이유는 파월 의장이 선택한 어휘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파월 의장은 자본시장 과열을 거품(froth)이라고 표현했는데요. 맥주나 카푸치노에 있는 거품을 의미하는 froth는 금방이라도 뻥하고 터질 수 있는 거품(bubble)과는 미묘하게 다른 표현입니다.

단어 선택에서 볼 수 있듯이 파월 의장은 자본시장을 냉각시키기 위한 정책을 펼 생각은 없어 보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물가 하락(디플레이션) 압력입니다.

물가가 떨어지면 좋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디플레이션은 실은 굉장히 무서운 현상입니다. 물가가 하락하면, 소비자들은 물가가 더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고 소비를 줄입니다. 그러면 물건은 팔리지 않고, 남은 물건은 다시 물가를 끌어내리는 악순환을 만들죠. 이웃 일본이 겪고 있는 무서운 현상입니다.

이 디플레이션을 극복하려면 결국 금리를 낮춰서 소비자들의 소비를 유도해야 합니다. 금리가 낮으면 통장에 돈을 쌓아둘 이유가 적어질 뿐더러 낮은 금리로 대출 받아 소비/투자를 하기 수월해지니까요.

물론 현재 상황이 디플레이션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디플레이션 위험을 완전히 떨쳐내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겁니다. 연준의 정책도 그제서야 바뀌겠죠. 어쩌면 파월 의장도 그래서 계속 시장 친화적 정책을 펴는 것은 아닐까요?

전 헤지펀드 매니저이며, 지금은 SK증권에서 주식전략을 담당합니다.

신용대출 규제, 더 촘촘해진다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개인이 받을 수 있는 신용대출 금액 한도가 줄어들 것이라는 소식입니다. 그렇게 되는 이유는 은행이 대출을 해줄 때 소비자의 소득으로 빚을 갚을 능력이 되는지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적용하던 계산법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연봉이 1억원인 회사원은 1억원을 신용대출해주더라도 소득을 보니 매년 1200만원 정도는 대출이자와 원금을 갚을 수 있겠고 그러면 약 10년이면 원금 1억원을 모두 갚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신용대출의 경우 이자만 갚아가다가 만기가 되면 상황에 따라 원금을 상환하는 게 일반적인 경우였으니 앞서 언급한 계산법은 가끔 검사를 나와서 왜 이렇게 많이 대출을 해줬느냐고 묻는 금융당국에 보여주기 위한 계산식이었습니다.

부동산 투자에 사용될 대출 줄이기 위해: 앞으로는 이 계산식에서 10년을 5년으로 줄입니다. 그렇게 되면 대출한도가 반으로 줄어듭니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신용대출을 다 갚는데 걸리는 기간을 10년씩 가정하지 말고 5년 정도로만 보자는 것인데요. 더 근본적인 이유는 신용대출을 줄여보자는 당국의 생각 때문입니다.

신용대출은 꾸준히 매월 들어오는 소득을 담보로 빌려주는 대출이어서 회사원은 회사를 다니는 기간, 자영업자는 사업을 영위하는 기간에 따라 개인별로 달라지는 것일 뿐 특정한 공식에 의해 모든 대출 소비자들을 일률적인 잣대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대출총량을 줄여보려는 정부의 의도 때문에 이런 저런 명분으로 불가피하게 대출한도는 줄어듭니다.*
* 대체로는 부동산 매입용 자금의 자금원으로 신용대출이 활용되는 것을 막으려는 목적입니다.

비트코인, 실은 금 대체재 아니다?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비트코인의 미래 가격전망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들도 가끔 등장합니다. 골드만삭스의 의견을 요약하면 비트코인의 가격이 내려갈 수도 있는 위험이 몇 가지 있는데요. 비트코인의 가격은 전적으로 투자자들의 심리에 따라 오르내리는 것이어서 논리나 펀더멘털 분석이 필요한 투자 대상은 아니지만 비트코인에 부정적인 의견은 어떤 근거를 담고 있는지 참고할 만은 합니다.

1️⃣ 비트코인은 그동안의 움직임으로 보면 경기가 나쁠 때 금처럼 움직이기보다 경기가 좋고 유동성이 좋을 때 마치 구리 같은 산업재나 성장주처럼 움직였다. 그런데 요즘 시장의 분위기는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등으로 성장주의 움직임이 둔화되는 분위기다. 그러니 비트코인에는 악재다.

2️⃣ 화폐가 아닌 가치저장수단으로의 가상자산(암호화폐)를 평가한다면 다른 암호화폐들이 비트코인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비트코인과 알트코인의 차이는 누가 더 인기 있느냐 정도 말고는 없기 때문이다. *
* 이 의견은 이론적으로는 옳지만 현실에서는 가장 인기있다는 비트코인의 장벽이 의외로 크게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카카오톡이 가장 보편화된 메신저가 된 것은 경쟁 메신저에 비해 카카오톡이 품질이나 기능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가장 인기 있는 순간이 꽤 오래 지속되면서 그것으로 쏠려버렸기 때문입니다

3️⃣ 비트코인이 실제로 사용되는 곳이(재미로 서로 주고 받는 정도 외에는) 없으며 거래기능을 수행하기는 너무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다른 가상화폐가 이 약점을 보완하고 주도적인 지위가 될 수 있다.**
** 지금도 비트코인이 기능성이 높아서 가장 비싼 것은 아닙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한번 더 성장한 네이버 실적: 네이버가 1분기 커머스·핀테크·콘텐츠·클라우드 부문이 모두 성장하면서 1조원 중반대 매출을 올렸습니다. 네이버의 1분기 매출은 1조4991억원, 영업이익은 2888억원이었습니다. 매출은 전년대비 29.8% 증가, 영업이익은 1% 감소한 수치입니다. 영업이익 감소는 임직원들에 부여한 주식선택매수권(스톡옵션) 등 주식보상비용 증가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 바이든의 2천조원 규모 부양책: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하루 앞두고 의회에서 1조8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가족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3~4세 아동에 대해 무상 유치원 교육, 2년제 커뮤니티 칼리지 무상 교육, 보육료 지원, 유급 육아휴직 확대, 건강보험료 인하, 아동 세액공제 확대 등이 골자인 정책입니다. 재원은 법인세율∙소득세율∙자본이득세율 인상으로 마련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미국의 기술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중국을 압박하겠단 의지도 드러냈습니다.

🏢 다른 자산은 올라도 오피스 빌딩은 못 오른다: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함께 미국, 중국, 영국 등의 경제가 급반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핵심 상업지역의 사무실 임대료는 더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임대료가 비싼 지역 홍콩의 A등급 빌딩의 임대료는 현재 2019년 6월 대비 27% 급락한 상황입니다. 홍콩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미국 뉴욕 맨해튼의 A등급 빌딩 임대료는 지난해 8.6% 하락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 3.0% 추가로 떨어졌다. 적지 않은 기업이 유연근무를 영구화할 방침을 굳힌 게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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