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가 IP 전쟁을 벌이는 이유

네이버와 카카오가 IP 전쟁을 벌이는 이유
이철민의 리멤버 밸리

새로운 사실: 최근 네이버와 카카오가 수천억원을 투자해 해외 웹툰·웹소설 업체들을 잇따라 인수하고 있습니다. 컨텐츠 분야에서 두 회사가 인수합병 경쟁을 펼치는 배경에 대해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한물간 OSMU의 부활: ‘원 소스 멀티 유스(One Source Multi-use)’ 요즘은 거의 보기 힘듭니다만, 한때 큰 화제가 되었던 말입니다. 국내에서는 이현세 작가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극장용 애니메이션 <아마게돈>(1996년 개봉)이 OST와 게임 등을 동시에 출시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소설, 만화 혹은 게임 등 1차 저작물(IP, Intellectual Property)을 기반으로 드라마, 애니메이션, 영화, 게임, 음악, 공연 등 다양한 2차 저작물들을 만들어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아마게돈>을 시작으로 여러 차례 시도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한물간 용어처럼 사장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대신 최근에는 ‘미디어 믹스(Media Mix)’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합니다. 일본에서 종종 쓰이던 신조어가 유입된 사례입니다. 주로 출판 만화를 IP로 하여 다양한 2차 저작물들을 출시하는 전략을 의미하는 것으로, 원 소스 멀티 유스와는 본질적으로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런 미디어 믹스가 우리나라에서 새삼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우리나라 IP를 기반으로 한 2차 저작물들이 해외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기반에는 한국을 종주국이라고 할 수 있는 웹툰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드라마로 성공한 <이태원 클라스>, <스위트 홈>, 영화로 성공한 <신과 함께>, <승리호> 등이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우리나라 드라마와 영화의 완성도가 세계적인 수준으로 향상됨과 동시에, OTT를 통해 전세계 소비자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상황에 기인합니다.

코로나가 키워준 콘텐츠 시장: 특히 팬데믹 이후 OTT 시장이 급격히 성장한 것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들은 물론 국내 OTT들도 한국산 오리지널 컨텐츠 제작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 부으면서,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확보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게 된 것입니다.

특히 웹툰이 주목받는 이유: 물론 훌륭한 작가와 감독들을 영입하여 영화 <기생충>이나 드라마 <킹덤>과 같은 작품을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만, 투입되는 자금과 시간 대비 성공 확률을 가늠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반면 검증된 웹툰은 성공 확률을 훨씬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더구나 만화라는 특성상 초기 투자비는 매우 작은 반면 영상화하기에는 매우 용이하기 때문에, 제작 비용과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그 때문에 웹툰과 그 웹툰의 유사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웹소설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된 것입니다.

수천억 쏟아 붓는 네이버, 카카오: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플랫폼 업체들이 관련 분야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면서, 이른바 ‘IP 전쟁’을 치르고 있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입니다. 그 중 네이버는 후발주자라는 핸디캡에서 벗어나기 위해 2014년부터 해외로 진출을 시작했고, 이젠 세계 최대 웹툰 서비스 업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1월에는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인 왓패드를 약 67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 웹소설과 웹툰을 합하여 월 1억 6000만명이 방문하는 글로벌 ‘슈퍼 IP’ 기업을 탄생시키면서, 시장의 주도권을 확실히 가져온 상황입니다.

웹툰의 원조인 다음을 합병한 바 있는 카카오 역시 이에 질세라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일본 1위 웹툰 플랫폼인 픽코마를 전방에 세워 놓고, 웹툰·웹소설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지를 음악, 드라마, 공연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카카오M과 합병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북미 웹소설 업체인 래디시와 웹툰 서비스 플랫폼인 타파스의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연이어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전방위적으로 네이버와의 전면전을 펼치겠다는 계획으로 보입니다.

한국의 ‘마블 스튜디오’ 나올까?: 중요한 것은 이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굉장히 호의적이라는 것입니다. 전세계의 MZ세대가 즐기는 핵심 IP의 주도권을 쥐게 된다면, 미래의 마블 스튜디오가 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가 우상향인 원인 중에 하나로 이러한 ‘IP 전쟁’이 지목되는 이유입니다.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의 대표이며, 투자ㆍ테크ㆍ미디어 분야에 대한 글도 쓰고 있습니다.

EU 명의로 돈을 빌리면, 누가 갚을까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미국 정부가 발행한 국채를 미국 국채라고 부르듯이 유럽이 발행한 국채를 EU채권이라고 부릅니다. EU채권 8060억유로어치가 앞으로 5년간 유럽에서 발행됩니다.

이렇게 전해드리면 ‘어? 유럽이라는 나라는 없는데?’라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그렇습니다. EU라는 나라는 없는데 그렇지만 유럽 나라들끼리 모여서 공동의 채권을 발행한 것이 EU채권입니다. 마치 아시아 국가들 몇몇이 모여서 아시아채권을 발행하기로 한 것과 비슷합니다.

예를 들어 아시아채권을 발행한다고 하면 그 채권을 살 투자자는 아시아 국가들중에 어느 나라가 이 채권의 원금과 이자를 갚을 것이냐고 물어볼 것입니다. 아무도 안갚으면 어느 나라에 가서 돈을 달라고 해야 하느냐는 질문입니다. 아무튼 공동으로 갚을 것이라고 대답하면 혹시라도 못갚으면 그럼 아시아 국가들 전체가 동시에 국가부도가 나는 것이냐고 또 묻고 싶을 것입니다. 아무튼 이상합니다.

돈은 누가 갚을까: EU채권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가 갚을 것인지는 명확지 않습니다 돈을 갚아야 할 때가 되면 아마 EU의 이름으로 다시 채권을 발행해서 그 돈으로 만기가 돌아온 채권을 갚게 될 것입니다.

정확히 누구의 빚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그래도 EU라는 브랜드가 있으니 어쨌든 갚긴 갚겠지라고 생각하면 매우 안정적인 채권이 될 수 있을 것이고 EU중에 도대체 어느나라가 갚는다는 것인지 굳이 따지고 들기 시작하면 매우 위험한 채권이 될 것입니다. 돈을 빌려줄 주체가 부족해지면 ECB(유럽중앙은행)이 돈을 찍어서 그 채권을 사들이게 될 것입니다. 그냥 유로화를 찍어서 그 돈을 유럽을 위해 쓰겠다는 뜻인데요.

미국도 그렇게 하고 한국도 그렇게 하니 ‘유럽’이라고 못할 것은 없습니다. 그렇게 풀려나온 유로화라는 돈을 시장이 얼마나 신뢰하느냐가 관건인데요. 그 신뢰가 유지되는 한 유럽은 과거보다 더 자유롭게 돈을 찍어서 쓸 수 있게 됐습니다.

겉으로 드러난 구조만 보면 유로화에 대한 신뢰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고 결국 달러가 강세가 되는 요인이지만 그렇게 찍어서 마련한 유로화로 유럽경제가 살아나기만 하면 유로화의 강세, 달러 약세가 될 수도 있습니다.

레버리지 상품의 함정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미국에 상장된 ETF중에 SOXX라는 티커로 불리는 ETF가 있습니다. 미국의 주요 반도체 회사들을 골고루 담아놓은 ETF입니다. 지난2개월간 이 ETF는 1.1% 상승했습니다. 그런데 이 ETF와 비슷하지만 오를 때도 3배가 오르고 내릴 때도 3배가 내리는 레버리지 효과가 들어있는 SOXL이라는 티커의 ETF는 같은 기간에 오히려 5.8%가 하락했습니다. 똑같은 종목이 담겨있는데 상승하락의 폭만 3배로 확대해놓은 것입니다.

언뜻 생각하기에는 SOXX가 1.1% 오르면 SOXL은 3배인 3.3%가 상승했을 것 같지만 오히려 5.8%가 하락하게 된 것은 3배 레버리지 상품의 전형적인 특성 때문입니다. 이런 레버리지 상품은 주가가 오르내림을 반복하면 손실이 더 커집니다.

예를 들어 SOXX가 10% 하락한 후 다시 11% 상승하면 100이었던 주가가 90이 되었다가(10% 하락) 99가 되지만(11% 상승)

3배의 진폭으로 움직이는 SOXL은 100이었던 주가가 70이 되었다가(30% 하락) 다시 93.1(33% 상승)이 됩니다.

10% 내렸다가 11%가 오르면 거의 제자리가 되지만 3배로 크게 움직이는 상품은 30% 내렸다가 33%가 오르면 처음보다 7% 정도 낮은 가격이 됩니다. 물론 <계속> 오르기만 하거나 <계속> 내리기만 하면 3배의 진폭으로 움직이는 레버리지 상품의 수익률 결과는 3배보다 더 오르거나 더 내립니다. 레버리지 효과가 포함된 금융상품을 거래하실 때는 꼭 알아두셔야 할 정보입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동남아 우버 ‘그랩’의 나스닥 상장: ‘동남아시아의 우버’로 불리는 차량 호출·배달 플랫폼 업체 그랩이 미국 나스닥에 상장합니다. 기업 인수만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SPAC)과 합병하는 방법을 통해서입니다. 합병 회사의 기업가치는 396억달러(약 44조5000억원)로 평가됐습니다. 2019년 10월 그랩 기업 가치(150억달러)와 비교해 2.5배 이상 커진 규모입니다. 그랩은 이번 스팩 합병에 수반되는 상장지분사모투자(PIPE)를 통해 최대 45억달러의 현금을 쥐게 됩니다.

🇪🇺 유럽도 반도체 자체 생산?: 반도체 수급이 전 세계적인 이슈가 되면서 유럽연합(EU)도 반도체 확보 전쟁에 참전했습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7개 유럽 기업과 함께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36억유로(약 4조8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주요국들이 반도체 자체 확보에 나서면서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인 K반도체의 지위가 위협받게 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 고령화가 불러올 빚 경고한 IMF: IMF가 한국의 고령화를 걱정했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우리나라의 부채 비율이 증가한 것과 관련해서는 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 여력을 활용하는 것은 합리적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고령화 비율이 높아졌을 때 부채 부담이 급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은 2050년이면 4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는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노인 인구 비율이 늘어나면 복지 지출도 덩달아 늘면서 국가 부채가 증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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