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의 압박. 미∙중 사이에 낀 삼성, LG

바이든의 압박. 미∙중 사이에 낀 삼성, LG
이주완의 IT산업 나우

새로운 사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시간으로 13일 새벽, 인텔, 삼성전자, TSMC 등 19개 주요 반도체 기업 CEO들을 화상회의에 초대해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위한 강력한 압박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반도체 웨이퍼를 들어 보이는 쇼맨십을 연출하기도 했지요.(사진으로 보아 8인치 비메모리 칩인 것 같습니다.) 비록 직접적인 요구사항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참석자들은 미국 내 반도체 투자 확대라는 무언의 압력을 느꼈을 겁니다.

잘 짜인 각본, 인텔 차량용 반도체 생산 화답: 인텔은 화상회의가 끝나자마자 향후 6~9개월 이내에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마치 잘 짜인 각본 같습니다.

사실 이건 불가능합니다. 반도체 공장을 짓는데만 최소 2년이 걸리거든요. 인텔은 미리 준비를 했다는 뜻입니다.

인텔은 1월에 CPU를 외부에 위탁 생산하겠다고 발표했고 3월에는 파운드리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지요. 그리고 이제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한다고 합니다. 인텔이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한다면 이는 파운드리(위탁 생산)를 의미합니다. 자체 설계 역량이 없기 때문이지요. 인텔이 지난달 200억 달러를 투자해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새로운 공장을 건설하려면 최소 2년이 걸립니다. 따라서 6개월 후에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려면 기존 시설을 활용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어디서 생산할까요? 위에서 언급한데로 CPU를 위탁 생산하면 그 자리가 남습니다.  그 자리에서 차량용 반도체를 만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삼성전자도 인텔을 따라 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삼성전자도 즉시 바이든의 요구에 응답할 수 있을까요? 삼성은 미국 오스틴에 공장이 있는데, 이를 활용하는 정도는 가능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미 수주한 물량이 있기 때문에 즉시 차량용 반도체로 전환 생산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결국, 삼성전자가 바이든의 요구에 화답하는 길은 신규 공장을 건설하는 것인데 글로벌 생산기지 운용 관점에서 규모와 용도 등을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고민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메모리 공장도 증설해야 하고 퀄컴, 인텔 등을 겨냥한 최첨단 파운드리 공장도 지어야 하는데, 시장규모가 크지도 않고 쟁쟁한 경쟁자들이 있는 차량용 반도체를 위한 저사양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하는 것이 과연 효율적인 투자일지 말이죠.

굳이 차량용 반도체가 아니라 하더라도 한국산 반도체 수요의 70%가 발생하는 중국(홍콩 포함)을 옆에 두고 미국에 대규모 공장을 짓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결정이 아닙니다. 만약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되어 미국산 반도체가 중국에 반입될 수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반도체가 강 건너 불이 아닌 배터리: 삼성전자의 고민은 곧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 3사의 고민이기도 합니다. 바이든은 지난 2월 배터리와 반도체 칩, 의약품, 희토류 등 4개 분야에 글로벌 공급망을 점검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습니다. 해당 제품들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 내 생산을 촉진하기 위한 목적이지요. 국내 배터리 3사는 올해 새롭게 사업 계획을 수정하며 미국 내 공장 증설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향후 배터리 수요가 가장 증가할 지역은 미국이 아니라 유럽이라는 것입니다. 글로벌 배터리 공장 증설 계획을 보면 유럽 지역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심지어는 미국 기업인 테슬라도 유럽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할 예정입니다. 미국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유럽으로 보내야 하는 상황입니다.

연방정부의 채찍과 주정부의 당근: 그러면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미국은 전형적인 당근과 채찍 정책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세금 감면, 토지 무상 제공, 전기와 수도 가격 인하 등을 제시하며 반도체, 배터리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중앙 (바이든) 정부는 원산지 인정, 관세, ESG 등 다양한 무역/비무역 장벽을 이용해 미국 내 생산을 압박할 것입니다. 그런데 한국 기업들은 중국을 신경 쓰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반도체 산업이 중국에 대한 수요 의존도가 높다면 배터리 산업은 소재의 중국 의존도가 매우 높습니다. 양극재 66%, 음극재 74%, 전해액 70%, 분리막 57%를 중국이 생산하고 있습니다. 만약 중국이 미국에 있는 배터리 공장에 납품을 중단하면 무슨 일이 발생할까요? 중국 배터리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습니다.

정답은 없지만 과유불급이라 했으니 과연 미국에 어느 정도 투자를 하는 것이 좋을까요? 철저하게 비즈니스 관점에서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왜 SK하이닉스가 유진 공장을 처분했고 삼성전자는 그동안 오스틴 공장에 추가 투자를 하지 않았을까요? 미국의 공장은 생산성과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미국 내 수요로 100% 가동률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투자가 적당합니다. 바이든의 임기는 4년이지만 공장의 수명은 30년이 넘습니다.

포스코에서 경영컨설팅을 합니다. 복잡한 IT 이슈를 쉽게 설명합니다.

연준이 주가 급등해도 금리 못 올리는 이유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주식시장이 당분간은 계속 주가가 오르는 좋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전하는 뉴스입니다. 시장을 바라보는 여러 의견들 가운데 하나이지만 <경기가 좋아질 것이고 그래서 기업 실적은 좋아질 것이고 그대신 물가가 오를 것이고 자칫하면 연준이 금리를 예상보다 빨리 올릴 수도 있다>는 의견과는 좀 다른 각도에서 바라본 전망이어서 읽어보실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앞으로 경기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는 연준이 금리를 낮게 유지하고 미국 정부가 재정을 과감하게 풀면 고용이 좋아지고 물가가 오를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이 있기 때문인데요. 이 뉴스에 담긴 논리는 그 질문에 대해 <아니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금리 못 올리는 이유, 고용: 물가는 몰라도 특히 연준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미국의 고용 상황은 코로나19로부터의 회복 여부와 무관하게 코로나19가 없었더라도 구조적으로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게 요지입니다. 특히 로봇이나 인공지능 등의 보급에 따라 저소득층의 일자리가 빠르게 감소하는 상황이어서 연준은 앞으로도 계속 돈을 풀고 금리를 낮게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논리입니다.

경기는 나쁘지 않은데 그렇다고 회복이 강하지도 않아서 중앙은행이 낮은 금리를 계속 유지할 수 밖에 없는 ‘골디락스’의 상황이 앞으로 계속된다면 주식시장에는 매우 우호적인 상황입니다.

핀테크 회사도 은행과 같은 규제를 받는다면?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이 대주주인 중국 앤트파이낸셜이 중국 정부의 감독을 받는 금융지주사로 바뀝니다.

인터넷 회사로 출발해서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앤트파이낸셜을 사실상 금융회사로 구분하고 필요한 감독을 하겠다는 게 중국 정부의 생각입니다. 이런 변화는 앤트파이낸셜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사실상 기존 금융회사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중국 정부가 공식화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요. 이런 흐름은 우리나라의 핀테크 회사들도 마주하게 될 변화입니다.

앤트파이낸셜은 신용카드와 비슷한 결제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이 돈을 충전해놓고 심지어는 그 돈을 굴려서 이자도 주기 때문에 사실상 예금통장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그렇게 모은 돈을 필요한 소비자들에게 대출까지 해줍니다. 이런 기능을 한다면 은행과 다르지 않으며 자기자본비율규제 등 은행에 적용되는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게 중국 당국의 판단인데요. 그 논리 자체는 꽤 합리적인 접근입니다.

은행주가 늘 저평가되는 이유: 은행은 다른 기업들과는 다르게 정부 정책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시중 경기 상황에 따라 대출을 규제하거나 또는 대출을 풀어줘야 할 때가 있고 그런 당국의 지시를 은행들이 받아들여야 하는데 그러려면 은행 영업의 생사여탈권인 허가권을 정부가 쥐고 있어야 합니다. 중국은 앤트파이낸셜 같은 핀테크 업체들도 그런 범주에 포함시키고 관리를 하겠다는 생각입니다. 우리나라의 여러 핀테크 회사들도 궁극적으로는 고객의 돈을 받아서 보관하고 그 돈을 결제나 투자에 활용하는 모델이어서 관리와 규제를 받을 수밖에 없게 됩니다.

기존 금융회사들의 주가가 실적에 비해 낮게 유지되는 이유는 정부의 규제를 늘 받기 때문인데, 핀테크 회사들의 미래도 결국 정부 규제와 맞닿아있을 수밖에 없다면 기존 금융회사들과 핀테크 회사들의 밸류에이션 차이에도 논란이 생길 수 있을 것입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테슬라 주가, 여기서 더?: 현재 700달러 수준인 테슬라의 주가가 1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캐나다 투자은행의 의견이 제시됐습니다. 이 투자은행은 배터리셀 디자인, 자동차 구조 통합 등의 측면에서 새로운 배터리 혁신으로 테슬라가 kWh당 달러를 30% 절감하고 격차를 더욱 벌려 기존 배터리 제조사보다 앞서게 될 것이라고 점쳤습니다.

🍇 꿈틀거리는 잼 시장: 지난해 내 잼류 시장 규모는 3522억원으로 전년 대비 3.3% 커졌습니다. 이전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0.4%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성장세입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식빵과 베이글 등 식사대용 빵이 많이 소비되면서 빵에 발라먹는 잼과 크림치즈 등 스프레드류를 찾는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 반도체 대란에 우는 차 업계: 한국이 차량용 반도체 98%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차량용 반도체 생산·공급에 소요되는 기간이 평소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차량용 MCU(마이크로 컨트롤 유닛) 생산계획 수립부터 입고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공급난 발생 이전엔 평균 12~16주였지만, 현재는 대만 업체 TSMC의 반도체 주문 폭주로 지금은 26~38주나 걸리고 있습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은 코로나19에 따른 완성차 업체의 수요예측 실패로 시작됐으며 휴대폰·가전용 반도체 우선 생산과 반도체 공장 재해·사고로 어려움이 심화됐습니다. 이로 인한 세계 완성차 매출 손실은 약 68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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