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의 전기차. 테슬라의 경쟁자로 안착할까?

현대∙기아의 전기차. 테슬라의 경쟁자로 안착할까?
이철민의 리멤버 밸리

EV6 외관디자인. 자료: 기아자동차

새로운 사실:  지난달 말, 현대차는 자사의 전기차 플랫폼인 E-GMP를 적용한 첫 번째 양산차량인 아이오닉5를 공개했습니다. 그 후부터 지난주 금요일까지 무려 3만5천대의 사전계약이 체결되면서, 예상보다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가장 큰 경쟁력, 가격 :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가격입니다. 유일하게 출시된 롱레인지가 트림에 따라 5200만원~5700만원으로, 전기차 보조금 약 1200만원과 전기차 개별소비세 혜택 최대 300만원까지 받으면 3천만원대 후반이나 4천만원대 초반 가격에 구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많이 비교되는 테슬라 모델Y의 경우, 스탠다드 5999만원, 롱레인지 6999만원, 퍼포먼스 7999만원입니다. 정부가 6000만원 이상의 전기차에 대해서는 보조금을 50%만 지급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롱레인지와 퍼포먼스의 경우 가격으로는 경쟁이 불가능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아이오닉5와 모델Y의 사전계약이 한창 진행되던 지난달 말, 알려지지 않은 수 이유로 테슬라가 전세계적으로 모델Y 스탠다드의 판매를 중단해버렸습니다. 두 차량을 비교하고 구매하려던 국내 고객들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하나로 줄어들어버린 것입니다.

주행거리 👎 : 그렇다면 가격 이외의 요소들은 어떨까? 이에 대해 관련 업계 전문가들의 평가는 다소 엇갈리고 있습니다. 특히 아이오닉5의 주행거리는 다소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일반적입니다. 현대가 1회 완충으로 5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공언해왔는데, 공개된 스팩은 서울에서 부산까지 한번에 가기 힘든 410~430km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340km에 불과한 모델Y 스탠다드보다는 뛰어나지만, 각각 511km, 496km인 모델Y와 모델3의 롱레인지 대비해서는 상당히 열위입니다. 연이어 화재가 발생해 천문학적인 비용의 리콜이 진행되는 코나의 문제로 인해, 주행거리를 배터리 성능보다 낮게 설정한 것이라고 추정되고 있습니다.

급속충전 👍: 반면 아이오닉5의 경우 800V 전압으로 급속 충전이 가능해, 18분 만에 배터리의 80%까지 채울 수 있다는 점이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물론 급속 충전 설비가 얼마나 보급될 것인가가 관건이겠습니다만, 주행거리만큼 중요한 충전시간에서 우위를 점한 것은 맞아 보입니다.

그 이외에도 아이오닉5의 V2L(Vehicle to Load) 기능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차량 외부에 220V 전원을 공급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캠핑 등 야외 활동을 하거나 혹은 차량 주변에서 작업이 필요한 경우 매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토파일럿 🤔: 다만 테슬라가 자랑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주행 보조(오토파일럿)과 자율 주행(FSD, Full Self Driving) 기능을, 아이오닉5가 단기간에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입니다. 이미 6년이 넘는 기간 동안 축적한 테슬라의 경쟁력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죠.

요약하면 아이오닉5가 가성비 측면에서 테슬라의 경쟁 모델인 모델Y에 우위를 보이고 있고, 차량 제원이 조금 다른 모델3와는 대등한 경쟁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모든 테슬라 차량보다 더 많은 수의 사전계약을 단기간에 이루게 된 이유입니다.

그런데, 생산은 될까? : 문제는 그런 사전계약 물량을 과연 예정대로 생산하여 출고할 수 있을지, 아직 불투명하다는 사실입니다. 노동조합과 아이오닉5의 양산 인력 투입에 대한 합의가 필요한데, 아직도 완료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테슬라 모델Y 스탠다드의 재판매 여부와 함께 올해 국내 전기차 시장의 향배를 결정할 중요한 사안입니다.

조금 이른 감이 있지만, 어제 티저 이미지가 공개된 기아의 첫번째 전기차 EV6 또한 눈 여겨 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아이오닉5와 동일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기본적인 성능에서 차이가 있기는 어렵겠지만, 디자인이나 부가 기능 등에서의 차별화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의 대표이며, 투자ㆍ테크ㆍ미디어 분야에 대한 글도 쓰고 있습니다.

캐시 우드가 비트코인을 점찍었다?
오늘의 이슈

캐시 우드 CEO

새로운 소식 : 미국의 자산운용사 아크인베스트먼트의 캐시 우드 CEO(이 분은 요즘 테슬라 같은 성장형 기술주에 집중 투자하는 ETF를 잇따라 출시하면서 유명해진 분입니다)가 비트코인에 대해 <미래에는 채권처럼 안정적인 자산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여전히 본질가치에 대한 의심이 지배적인 비트코인이라는 자산에 대한 비교적 우호적인 언급입니다.

이 언급에서는 비트코인이 왜 각 개인들의 자산 포트폴리오의 일부분이 되어야 하는지를 설명한 대목이 눈길을 끄는데요. 과거에 전통적으로 주식 60% 채권 40% 등으로 나눠담던 전형적인 자산 포트폴리오가 이제는 유용하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하다보니 생긴 틈새라는 것입니다.

포트폴리오 투자는 어떤 자산이 오르고 어떤 자산이 내릴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합니다.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주식, 채권, 부동산, 현금, 금, 달러 등 여러 자산들을 골고루 나눠서 보유하다가 오르는 것은 팔고 내리는 것은 더 사서 일정한 비율을 유지하다보면 좋은 투자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이론입니다.

채권의 대체제 된다? : 그런 포트폴리오 투자의 대표적인 것이 주식과 채권을 적당히 섞어서 담는 것인데 주식이 내릴때는 채권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와 예상을 반영한 것입니다만, 금리가 워낙 낮은(채권 가격이 워낙 높은) 요즘은 채권이 이런 헤징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그 자체가 너무 비싸보이는 자산이 되어있습니다.

이 채권을 대체할만한 자산이 금이나 비트코인이라는 게 캐시우드의 설명입니다. 동의하지 않을수도 있고 비트코인이 아무 가치없는 거품 덩어리라는 생각도 여전히 많지만 아무튼 비트코인이 요즘 이런 논리로 자산시장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는 것을 알고 넘어갈 필요는 있어보입니다.

경기 살아나니 조선업도 부활한다
오늘의 이슈

새로운 소식 : 코로나19로부터 회복되고 있는 산업들 가운데는 조선업이 빠지지 않습니다. 최근 수주가 늘고 있습니다.

올해 1월과 2월 전세계 선박발주는 전년동기 대비 +33%, +151% 증가했습니다. 이유는 경기 회복에 따라 배값이 슬슬 올라갈 것을 겨냥한 발주물량 때문입니다. 새 배가 곧 필요하긴 하겠지만 언제 주문하는 게 가장 저렴할 지를 두고 배를 주문하는 고객들은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입니다. (우리가 아파트를 언제 분양받아야 할지를 놓고 고민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가격 상승폭이 관건 : 최근에는 벌크선과 컨테이너선 수주가 많습니다. 관건은 수주가 늘어나면서 신조선가(아파트로 치면 분양가)가 얼마나 올라가느냐입니다. 신조선가가 올라간다는 건 더 비싼 가격에도 기꺼이 발주를 하겠다는 고객이 생기고 있다는 뜻이어서 시장의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최근 업계에서 들리는 소문으로는 지난해 연말보다 10% 정도 신조선가가 오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전기차 보조금 대란? : 최근 전기차 판매가 늘어나면서 정부가 책정한 보조금이 부족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데로 아이오닉 등이 이미 수만대의 예약물량을 확보했는데요. 정부의 보조금 지원 가능 대수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보조금은 선착순으로 지급되기 때문에, 예약을 하셨어도 보조금을 받지 못하실 수도 있습니다.

🚢 불황형 흑자 끝? : 지난 1월 경상수지가 1월 기준 5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수입이 꽤 늘었는데도 큰 폭의 흑자를 만들어 것에 주목해 볼만 합니다. 불황으로 수입이 적어서 경상수지 흑자가 되는 ‘불황형 흑자’가 끝나간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한편 해외 주식투자는 17개월 연속 최대치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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