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에 휘둘리지 않는 조직의 비밀

변화에 휘둘리지 않는 조직의 비밀
김태규의 HR 나우

강한 조직문화 : ‘강한 조직문화’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어떤 모습이 떠오르시나요? 많은 분들이 망설임 없이 반대 의견을 말하고 저성과자를 가차없이 책망하는 문화를 떠올립니다. 하지만 강한 조직문화란 ‘구성원들이 문화에 대해 갖는 인식의 일치성이 높은 경우’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직원들에게 조직 문화에 대해 기술하라는 과제를 줬는데 겹치는 답변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많다면 조직문화의 강도가 세다고 표현합니다.

강한 조직문화와 약한 조직문화 중 어떤 것이 더 좋을까요? 조직문화에 대한 여러 연구를 보면 기업의 사회적, 기술적, 경제적, 정치적 외부환경이 안정적일 때는 조직문화가 강하든 약하든 성과의 차이는 거의 없었습니다. 반면 이 환경들이 복잡하고 불확실할 때는 강한 조직문화를 가진 기업이 약한 조직문화를 가진 기업보다 성과가 월등히 앞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갈수록 강한 조직문화가 중요해지고 있다 : 현대의 기업 환경은 변화무쌍하고 불확실성이 높습니다. 강한 조직문화가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변화의 바람이 거셀수록 구성원들이 문화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기는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갈수록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받아들여야 하는 변화는 받아들이되, 변화 때문에 조직의 핵심가치 등이 지나치게 흔들리진 않아야 한다는 말이죠. 이를 위해 조직과 경영자가 할 수 있는 여러가지 일들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3가지의 원칙을 소개드립니다.

변화 속에서도 단단한 조직이 되기 위한 3가지 원칙 : 첫째, 소통의 반복입니다. 모든 변화는 불확실성을 동반하며, 불확실성은 조직원들을 분산시킵니다. 기본적으로 사람은 변화에 저항하기 때문이죠. 따라서 변화를 급하게 일어나게 해서는 안 됩니다. 경영자가 꾸준히 인내심을 가지고, 변화의 목적, 취지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구성원들과 소통하고 공감과 이해를 도출해내야 합니다.

과거 미국 카네기 멜런 대학교에서 세계 최초로 개인들의 컴퓨터를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도입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총장이던 리차드 사이어트(Richard Cyert)는 이 과정에서 “한 명 교수의 생각을 바꾸는 것보다 공동묘지 전체를 이전하는 것이 더 쉽겠다”는 웃지 못할 말을 남긴 적이 있습니다. 연결된 네트워크를 통해서 누가 내 컴퓨터를 들여다 보는 건 아닐지 걱정하는 교수들이 많았던 거죠. 리차드 사이어트 총장은 모든 교수를 10번 이상씩 만났습니다. 결국 교수들은 네트워크라는 개념에 대해 친근하게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불확실성이 해소된 겁니다.

둘째, 변화는 보이는 곳에서부터 시작돼야 합니다. 조직 문화에는 회사의 사명이나 사무실 인테리어 같은 눈에 보이는 부분과 경영 철학 같은 보이지 않는 부분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철학과 가치관’ 처럼 보이지 않는 부분부터 시작하는 변화는 큰 저항을 직면합니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릴지라도 눈에 보이는 부분부터 변화를 추진해야 합니다.

셋째, 위기 상황을 기회로 활용해야 합니다.(Critical Incident 기법이라고도 합니다) 조직이 새로운 환경이나 자극을 만날 때, 구성원들은 리더의 반응에 매우 민감해집니다. 위기가 닥쳤을 때 이를 넘기는 것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조직의 리더로서 어떠한 생각과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 보여줄 절호의 기회라는 점을 인지하고 활용해야 합니다.

리더가 주체가 되어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때, 구성원들은 조직이 추구하고 공유하는 가치관과 철학을 이해합니다. 이런 이해가 모여 강한 조직문화의 중요한 밑거름이 됩니다. 피해갈 수 없는 매일의 변화를 성장과 성공의 기회로 이끌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입니다. 리더십, 조직변화 등을 주로 연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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