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의 이유 + 투자 전략 소개

유가 상승의 이유 + 투자 전략 소개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요즘 국제유가는 배럴당 60달러가 넘습니다. 배럴당 60달러는 코로나19가 ‘중국 괴질’로 불리던, 그래서 세계가 코로나19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의 유가입니다. 그만큼 많이 올랐습니다.

왜 유가가 오르나요?

유가가 오르는 이유의 상당부분은 ‘앞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 같다는 기대감’입니다. 백신이 보급되고 코로나19로 인한 봉쇄도 완화되면 휘발유 항공유 등의 수요도 늘어나고 공장이 돌아가면서 각종 화학제품 수요도 늘어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기까지는 당연한 생각과 당연한 결과이지만 좀 색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최근 미국 전역에 닥친 한파입니다. 지금 미국은 국토의 4분의 3이 눈에 덮여있습니다. 이런 혹한을 견디기 위한 난방유 수요가 갑자기 늘어난 것도 국제유가를 올리는 요인입니다.

또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미국 텍사스주에는 석유를 캐내는 유정이 많은데 추운 날씨로 풍력발전소의 터빈이 얼어붙어서 전기 공급이 잘 안 되고 있습니다. 난방용 전기 수요는 급증하면서 미국 전역에서 단전 사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텍사스주의 유정들도 추위 때문에, 그리고 전기 공급 문제로 작업이 중단됐습니다. 역시 유가가 오르는 이유입니다.

친환경을 강조하는 시대니 유가도 떨어지는 게 정상 아닌가요?

풍력이나 태양광 발전을 권장하고 탄소발생의 원인이 되는 화력발전이나 석유사용을 억제하는 정책은 일반적으로는 원유의 수요를 위축시켜 원유가격을 낮추는 요인이 되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입니다.

아직 태양광이나 풍력의 보급이 넉넉지 않아서 석유 의존도는 여전히 높은데 석유의 미래가 불투명하다 보니 유전개발 등에 투입되는 자금이 줄어들면서 석유의 공급이 늘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요즘 미국의 원유 시추공 숫자는 약간 늘어나고 있긴 하지만 증가폭은 유가의 상승각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없던 일입니다.)

혹시 주가에 영향은 없나요?

국제유가가 오르면 전반적인 소비자 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가가 오르더라도 미국 연준은 금리를 단기에 올리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여러 번 밝히긴 했지만 시장은 그런 연준의 말을 절반만 믿고 있습니다. 장기금리가 계속 올라가고 있는 게 그 증거입니다.

금리가 오르는 것은 주가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가져옵니다. 그러나 시장 참가자들은 주가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정도가 되면 미국 연준이 나서서 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 말은 바꿔 말하면 주가가 충격을 받지 않는 한 시장금리의 상승을 연준은 용인할 것이라는 뜻입니다.

결국 미국의 금리 상승은 ‘금리 상승으로 인해 주식시장이 충격을 받을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설명도 가능하겠습니다.

요약하면

유가의 상승은 친환경 에너지 정책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계속될 수 있으며 그것이 주식시장의 침체를 가져올 원인이 될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국제유가가 오를 것을 전망한다면 유가선물이나 유가ETF보다는 오히려 러시아 증시의 지수를 따라가는 ETF가 더 효과적인 투자법입니다. 러시아 증시는 유가와의 연동이 매우 긴밀하면서도 유가선물 투자가 가질 수 있는 각종 비용(롤오버 비용 등)에서 자유롭습니다.

인플레 공포가 눈앞에?
오늘의 이슈

새로운 소식: 요즘 미국에서는 인플레이션 논쟁이 뜨겁습니다. 요즘 물가가 꽤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데 물가가 계속 오를 것인지, 아니면 이러다 말 것인지에 대한 논쟁입니다.

이러다 말 것이라는 쪽은 2007년 글로벌금융위기 이후에도 계속 돈을 풀었지만 물가가 오르지 않았고 일본은 20년 넘게 돈을 풀었지만 물가는 계속 내리기만 한 것을 근거로 듭니다.

반대로 물가가 크게 오를 것이라는 쪽은 그동안의 돈풀기와 최근의 돈풀기는 원리와 구조가 다르다는 것에 무게를 둡니다.

이번에는 다르다고?: 그 논리는 이렇습니다. 과거에는 중앙은행이 은행으로 돈을 풀었지만 은행 창구에서 시중으로 돈이 풀리지 않고 다시 은행이 중앙은행으로 돈을 되돌렸습니다.

그런데 요즘 돈 푸는 방식은 중앙은행이 정부에게 돈을 보내고 그 돈을 정부가 국민들에게 직접 공급하는 것이어서 시중에 돈이 풀리고 돌아다니는 정도가 훨씬 빠르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일본은 정부가 돈을 덜 써도 잘 돌아가는 나라였지만 미국은 기본적으로 정부가 돈을 많이 쓰는 적자재정이 필요한 나라여서(의료비 국방비가 많이 들어가는 구조) 미국은 돈을 계속 풀 수 밖에 없고 그 돈이 시중으로 풀릴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누구의 말이 맞을지는 두고 봐야 알 일입니다만, 이번에는 다르다(그러므로 물가는 오른다)는 논리에 대해 제기할 수 있는 약간의 반론은 이런 것입니다.

물가가 오르기 위해서는 강한 소비가 지속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일자리가 탄탄해져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 비즈니스가 계속 시도되어야 합니다. 최근의 미국 상황은 정부의 지원금으로 인한 강한 소비는 나타났지만, 그 소비의 지속성과 그걸 뒷받침할 일자리 환경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기도,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기도 어렵다는 것입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중국회사, 또 회계 사기? :  사람이 탈 수는 있지만 사람이 조종하지 않아도 되는 자율비행 드론을 만드는 ‘이항’이라는 중국 회사가(나스닥 상장회사입니다) 발표한 매출이 허위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미국의 공매도 리서치 전문업체가 내놓은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이항이 드론을 수백억원어치 판매한 고객업체가 설립된지 9일된 업체이며 중국 본사도 조립라인도 없고 정보보안 시설도 없다는 것입니다. 이 회사 주식을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6000억원어치 보유하고 있는데 이 보고서로 인해 주가가 하루에 60% 넘게 하락했습니다.

👔 유니클로, 이제 세계 1위 : 일본의 패션업체 유니클로의 시가총액이 그동안 세계 의류업계 시가총액 1위였던 ‘자라'(회사명 패스트리테일링)를 앞질렀습니다.  중국시장에서의 선전과, 디지털 대응 전략이 잘 먹혀들고 있다는 평가 때문입니다.

🏨 호텔에서 일한다?: 재택근무가 들어나면서 호텔로 출근해서 일을 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습니다. 집은 불편하고 카페는 계속 앉아있을 수 없는 환경에서 대안을 찾는 것인데 서울 명동의 한 호텔에서는 한달에 150만원을 받는 장기투숙 상품도 내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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