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투자 테마는 우주개발?

차세대 투자 테마는 우주개발?
이철민의 리멤버 밸리

새로운 사실: 코로나19 이후 무섭게 증대되던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이른바 빅 테크 기업들의 기업가치는 지난해 4분기부터 주춤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뒤 전 세계 투자자들은 전기차, 친환경, 반도체 등과 관련된 기업들에 주목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올해 들어서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테마가 한 가지 추가되었습니다. 우주개발입니다. 혁신적인 기업에만 투자하는 미국의 자산운용사 ARK인베스트에서, 우주개발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ETF(상장지수펀드: 마치 주식처럼 거래소를 통해 거래할 수 있는 펀드)를 출시한다고 공개한 것이 발단입니다.

혁신기업 감별사, ARK: 미국 자산운용사 한 곳에서 우주개발을 테마로 하는 ETF라는 금융 상품을 내놓은 것이 뭐 대단한 일인가 의아해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ARK에 대해 조금만 알게 되면, 시장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를 쉽게 수긍하게 됩니다.

2014년 캐서린 우드라는 여성 투자전문가 창업자가 설립한 ARK는, 현재 35조원이 넘는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미국 내 10대 ETF 운용사 중 하나입니다. 대표적인 ETF인 아크 이노베이션(ARK Innovation, 티커:ARKK)이 지난 한 해에만 150%가 넘는 수익율을 기록하면서 세계적인 유명세를 타게 되었습니다.

ARKK는 운용 초기부터 테슬라의 성장 가능성을 간파하고 집중적으로 투자를 집행하여, 전체 20조원에 달하는 펀드 중 약 9%를 테슬라에 여전히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2014년 10월 ARKK의 출시 시점에 20달러 내외였던 주가가, 현재 140달러를 넘어설 수 있었던 큰 이유 중 하나입니다.

성장주 투자자들을 매료시킨 ARK: 그런 유명세 때문에 ARKK는 우리나라의 개인 투자자들이 지난해 4분기 가장 많이 투자한 미국 주식 종목에서 테슬라 다음으로 2위를 했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 투자자뿐만 아니라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되었습니다.

ARK는 이 밖에도 차세대 인터넷, 유전자 혁명, 자동화 기술 및 로보틱스, 핀테크 등 다양한 기술 혁신분야의 ETF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 ARK에서 우주개발을 테마로 하는 ETF를 출시한다니, 관심이 쏠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던 것입니다.

미국 증권선물위원회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ARKX(ARK가 이번에 선보일 우주개발 ETF의 티커)는 인공위성이나 발사로켓을 만들고 발사하고 운영하는 기업, 드론이나 항공 택시 등과 관련된 기업, 이 분야와 연관된 AI, 로보틱스, 3D 프린팅 관련 기업, GPS나 위성 인터넷 기업 등을 투자 대상으로 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급히 움직인 시장: 당장 그 뉴스가 나오자마자, 영국판 일론 머스크라 할 수 있는 리처드 브랜슨이 설립한 버진갤럭틱 등 관련 분야 기업들의 주가가 출렁였습니다. 국내 주식 시장에서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 등의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ARKX가 출시되어도 당장 투자할 만한 대형 기업들이 많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제프 베이조스가 투자한 블루오리진이나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등은 아직 비상장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그 때문에 일부에서 ARKX에 대한 관심이 너무 과도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 운용자산이 커지면 시가총액이 작은 기업에는 투자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0년 상장한 테슬라가 10년 후 전 세계 자동차 회사 모두를 합친 것보다 더 큰 기업가치를 가지게 된 것과 비슷한 사례가 나올 가능성은 분명 있습니다. 향후 10년 동안 그 가능성이 실현될 것인지, 투자 여부와 무관하게 ARKX의 성과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의 대표이며, 투자ㆍ테크ㆍ미디어 분야에 대한 글도 쓰고 있습니다.

공모주, 균등 배분한다
오늘의 이슈

관심 있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지난해에 있었던 공모주 열풍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제도를 바꿨습니다.

투자금 상관 없이 배분: 앞으론 공모주를 매각할 때 개인들에게 돌아가는 물량의 절반을 ‘증거금을 많이 넣은 순서’가 아니라 그냥 ‘1인당 00주씩’으로 나눠줍니다. 자금 동원능력이 떨어지더라도 신청만 하면 받을 수 있는 물량이 꽤 생긴다는 것입니다. 물론 여러 사람 명의로 받아가는 ‘인맥 동원능력’이 변수가 될 수는 있겠습니다.

인기 없는 공모주는 미달 날 수도: 왜 진작 이런 식으로 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 이렇게 하면 생길 수 있는 부작용도 있긴 합니다. 인기 없는 회사는 이런 방식으로 공모주를 나눠주다보면 실권주가 생길 가능성이 과거보다 더 커지고 그러면 중간에서 상장을 주관하는 증권사가 손해를 보기도 하고 그런 사례들이 쌓이면 중소기업을 주식시장에 상장시키려는 노력이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공모가 낮게 잡히는 문제 생길 수 있다: 이런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주관사가 과거부터 의도적으로 공모가를 낮추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걸 막아야 하는 입장인 주식을 공모하는 상장회사는 주식시장에 익숙하지 않으니 공모가를 높이는 노력은 상대적으로 덜하는 경향도 있었습니다.

그로 인한 투자차익 가능성을 엿본 투자자들이 몰린 것인데요. 이런 투자 기회를 주관 증권사들이 ‘증권사들이 필요로 하는 고객들’ 중심으로 나눠줘왔습니다.

그 이유는 특별하지 않습니다. 근본적으로 공모주 업무를 하는 증권사는 공모가가 높아서 해당 기업이 더 많은 자금을 유치하거나 더 많은 투자자들이 공모주 투자에서 이익을 보는 것이 그 해당 증권사의 이익과 직결될 인센티브가 없기 때문에 생긴 일입니다. 어차피 크게 다르지 않을 수수료 수입을 위해 하는 일이니 위험을 피하고 그 과정에서 미래의 고객들을 확보하고 관계를 개선하는 게 더 낫습니다.

공모주 배정 방식의 최근 변화도 과거에 제기되었던 문제(공모주가 왜 단기에 몇 배씩 주가가 오르는 이상한 움직임을 보이는가와 그런 공모주를 왜 자금력이 풍부한 투자자들 우선으로 나눠주는가)의 근본적 해결은 아닙니다. 개인투자자들의 배정물량 가운데 일정 비율만 소액투자자들에게 인별 배분을 하는 식으로 잡음을 줄인 것 뿐입니다. 어찌 보면 작은 기회의 구멍 하나를 열어주고 그걸로 만족하라는 미봉책이기도 합니다만, 아무튼 그 작은 기회의 구멍이 최근 열렸습니다.

IT 업체가 자동차 업계로 들어오는 이유

새로운 사실: 중국의 지리차(중국의 민영자동차 업체 중 판매량 1위인 업체)가 인터넷 기업 텐센트와 자율주행차 사업에서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최근 전기차나 자율주행차 관련 사업을 진행하는 자동차 회사들은 두 가지 특징이 있는데요. 1️⃣ 하나는 이렇게 IT기업들과 제휴를 열심히 한다는 것. 그리고 2️⃣ 또 하나는 전기자동차를 개발하면서 별도의 자회사를 통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특징의 목적은 첫 번째 특징과 관계가 깊습니다. 외부로부터 투자를 받고 제휴를 해나가야 하니 그 투자의 대상을 별도의 회사로 떼어놓는 게 투자를 유치하기가 쉽습니다. 기존 회사와 사업을 뭉쳐놓으면 투자자들은 기존 회사에는 투자하기 싫고 전기차에만 투자하고 싶을 때 그걸 구분해서 투자할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는 IT기업이 더 잘 만든다: IT기업들과의 제휴는 전기차 자체의 생산보다는 자율주행 기능 때문입니다. 자동차를 운행하는 과정에서 오가는 빅데이터를 모으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IT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자율주행이 구현되면 사람들은 자동차를 소유할 이유가 더 적어집니다. 차 주인이 차를 세워놓는 동안 자동차는 다른 일을 하는게 필요하고 그렇다면 그 자동차의 소유자는 그 ‘다른 일’을 하는 주체가 되는 게 합리적이기 때문입니다. 자율주행이 본격화되면 차량 공유 서비스가 보편화된다는 생각입니다.

차량 공유 서비스는 말 그대로 서비스여서 다양한 고객들과의 접접을 갖고 있고 서비스를 해본 경험이 있는 IT기업들이 유리합니다. 자동차를 만들어서 딜러 대리점을 통해서 팔면 모든 비즈니스가 끝나는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반도체 부족해 생산 끊긴 자동차업계: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인해 토요타와 폭스바겐, 포드, 크라이슬러 등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공장 가동 중단과 감산 등의 비상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차량용 반도체를 공급하는 업체들이 잇달아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습니다. 다른 IT 제품에 들어갈 반도체를 우선 만드느라 생산을 미뤘기 때문인데, 스마트폰과 TV용도 물량 부족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 추락하는 비트코인 가격: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면서 22일 한때 3만달러 선까지 무너졌습니다. 2주 만에 30%가량 떨어진 겁니다. 하락 원인을 정확히 찾긴 어렵지만, 시장에선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후보자의 발언에서 원인을 찾고 있습니다. 옐런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많은 가상화폐가 주로 불법 금융에 사용되는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 세수 부족에 카지노 설립 움직임 보이는 뉴욕: 미국 카지노 업체와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뉴욕 맨해튼에 카지노를 세우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동안 뉴욕 주의회와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뉴욕시 내 카지노 설립에 부정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상업용 부동산시장이 극심한 침체에 빠지면서 주 정부가 면허를 발급해줄 거란 분석이 나옵니다. 뉴욕주의 재정이 부실해졌단 점도 추론의 근거가 되고 있습니다. 뉴욕주가 올해 거둘 세금도 써야 할 금액보다 150억달러가량 부족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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