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상처, 우리는 얼마나 회복됐을까

코로나19 상처, 우리는 얼마나 회복됐을까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소비의 감소, 고용의 위축, 수출의 감소 등으로 나타납니다. 언급한 증상들은 코로나19 뿐 아니라 다양한 원인으로 나타나는 불경기의 전형적인 증상들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사실: 한 경제연구소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생한 이후 우리나라의 여러 경제지표들이 얼마나 나빠졌는지 회복됐으면 얼마나 회복됐는지를 조사한 결과를 내놨습니다.

결론은 <소비는 아직 위축되어 있고, 고용은 매우 심각하게 타격을 받고 있으며 수출은 꽤 많이 회복했다>입니다.

수출이 잘되지 않나요?: 소비와 고용의 위축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니 그렇다 치고, 그중에서 수출의 회복이 눈에 띄는데요. 코로나로 인한 수출 하락 폭을 100으로 가정하면 그 이후의 회복 폭은 163이 될 만큼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 수출이 2019년보다 더 좋아진 것은 아닙니다. 수출액 하락의 깊이는 깊지 않았지만 그 기간은 길었고 회복의 폭은 컸지만 회복된 기간은 짧았던 탓에 지난해 전체 수출액은 1년 전인 2019년의 수출액보다 약 3% 정도 줄어든 수준입니다.*
* 작년 12월 수출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1년전보다 12%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민간 소비도 4% 정도 감소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작년 전체 GDP 성장률이 -1.2% 정도이니 거의 모든 영역이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것은 당연하기도 합니다.

결론적으로 수출이 IT 산업을 중심으로 최근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게 다행이긴 하지만 작년 전체의 부진을 최근의 호전으로 회복하기는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수출의 회복을 꼭 달력을 기준으로 12월 월말까지 다 해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올해 세계 경제의 회복 속도가 괜찮으면 수출액이 꽤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소비와 고용은 언제 좋아질까: 코로나19가 잘 극복되면 우리는 과거로 돌아갈 수 있을지가 가장 궁금한 질문입니다. 그런 기대에 걸림돌이 되는 몇 가지 현상이 있습니다. 2020년의 경제성장률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국가들이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은 지난해 -3.6% 경제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올해는 4% 정도 성장하면서 지난해의 부진을 해소할 것으로 보지만 그렇게 부진을 해소해봐야 2019년 수준의 GDP에 그친다는 점입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없었다면 2020년에도 2% 정도, 올해도 2% 정도 성장했을 텐데 그 결과와 비교하면 다행히 회복된 상태라는 게 그리 만족스러운 상태는 아닙니다. 2022년과 2023년에 그동안 쌓였던 소비수요를 더 강하게 자극해야 하는데 그게 가능할지가 관건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제가 마비되는 과정에서 잠시 일을 멈췄던 사람들은 다시 일을 시작하면 과거로 돌아갈 수 있지만 식당 등 서비스업을 비롯해서 하던 일이 무너진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다시 일을 시작할 수 있을지가 포인트입니다. 물론 아무도 이 질문에 대해서는 어느 쪽이든 확답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해봐야 아는 일입니다.

대출이 늘어나는 문제를 어떻게 봐야 할까: 우리는 경제는 회복되고 있지만, 또는 회복되지 않고 있어서 걱정인데 또 한쪽에서 부채가 늘어나고 있는게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경제도 나쁜데 부채가 늘어나니 설상가상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오히려 부채 덕분에 경제가 돌아가는 구조입니다.

우리나라 가계빚은 지난 1년간 약 101조원이 늘었고, 정부의 빚도 124조원이 늘었습니다.

물론 그만큼 우리 경제의 구멍이 났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정부가 124조원의 부채를 늘렸다는 건 누군가로부터 그만한 돈을 빌렸다는 뜻이고 누군가는 그만한 돈을 빌려줄 만큼 돈을 벌었다는 뜻입니다.

가계 빚이 1년간 101조원 늘어나고 정부 빚이 124조원 늘어나면서 시중에 또는 시장에 쏟아부은 자금이 누군가의 소득이 되고 누군가의 자산가치 상승으로 나타나고 그 과정에서 누군가는 집이나 주식을 팔아서 돈을 벌었고 그 돈으로 정부가 발행한 국채를 매입한 것입니다.

빚이라도 낼 수 있는 게 낫다: 우리는 부채가 늘어나는 상황을 몹시 걱정하지만 부채가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은 그나마 나은 상황이거나 희망적인 상황입니다. 정부가 부채를 일으켜서 재정지출을 늘리려고 하는데 아무도 정부가 발행한 채권을 사지 않거나 살 여력이 없는 상황은 더 나쁜 상황입니다.**
** 물론 그러면 정부 부채는 별로 더 늘어나지는 않습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일부 업종에서는 소비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식당들은 문을 닫았지만 다행히 배달음식 수요가 빠르게 살아나서 숨쉴 여유를 주는 것은 ‘빚투’로 인해 오른 주가와 주택 가격 덕분에 누군가는 차익실현을 하고 그로 인한 자산 증대 효과가 심리적으로 소비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지난해에 300조원 가량 늘어났는데 이 가운데 200조원이 내국인들의 주식 가치가 상승한 폭입니다. 가계빚이 지난해 101조원이 늘었지만 가계가 보유한 주식의 가치는 200조원이 늘어난 것입니다. 빚은 고정된 금액이고 주식은 변동성이 강한 자산인 게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그게 소비를 진작하는 주요한 원동력인 것은 틀림없습니다.

주가도 계속 내리고 부동산도 침체되어 있다면 아무도 음식을 배달해 먹으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대출 증가 속도가 빠른 것이 걱정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런 빠른 대출 증가 덕분에 소비가 그나마 살아 움직이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경제 현상은 항상 옳고 아름답고 좋은 것만 모아서 그것만 나타나게 만들 수는 없다는 걸 알려주는 대목입니다.

공매도 수익 낼 때, 빚투는 잃기만 했다?
오늘의 이슈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팔고 나서 나중에 (주가가 내리면) 다시 사들이는 것이고, <빚투>는 돈을 빌려서 주식을 사고 나서 나중에 (주가가 오르면) 다시 내다팔고 빌린 돈을 갚는 것입니다.

새로운 사실: 공매도와 주식 투자는 이렇게 서로 대칭적이면서 거의 비슷한 투자방법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공매도 투자를 한 투자자들은 최근 수년간 1조원 이상의 수익을 거뒀는데 빚투로 투자한 투자자들은 7000억원 이상의 손실을 봤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자칫 잘못 해석하면 공매도는 항상 수익을 거두고 빚투는 대개 손실을 입는다는 결론으로 이어질 수있는데 그 해석은 오류입니다.

마치 외국인들은 늘 수익을 거두고 개인 투자자들은 손실을 입는다고 해서(그건 사실입니다) 투자자의 국적이 투자수익률과 관계가 있다고 해석하는 것과 비슷한 오류입니다.

핵심은 투자 전략: 주식시장은 늘 사는 사람이 있으면 그만큼의 금액을 파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의 금액과 물량은 늘 동일합니다. 그런데 누구는 수익을 거두고 누구는 손실을 입느냐의 문제는 <투자 전략>에 따라 달라집니다.

외국인들은 몇몇 종목으로 투자를 압축하고 그 종목이 오를 때까지 계속 사들입니다. 개인 투자자들은 같은 금액을 사더라도 여러 종목으로 투자가 분산되고 분산되다 보니 투자 금액이 부족해서 오를 때까지 매수하지 못합니다.

공매도도 마찬가지입니다. 공매도와 빚투는 동일한 메커니즘의 투자 방식이지만 공매도 투자를 주로 하는 투자자들은 몇몇종목을 잘 골라서 투자의 성과가 있을 때까지 투자를 하는데 빚투를 주로 하는 투자자들은 그 투자대상이 매우 분산되어 있습니다.

공매도를 하면 돈을 벌고 빚투를 하면 돈을 잃는다면 모든 나라의 연기금들은 다 공매도만 하고 투자는 하지 않을 것입니다. 누가 어떤 방식으로 공매도를 하느냐 어떤 방식으로 빚투를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뿐입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쿠팡의 추격, 선두 수성하려는 배민: 쿠팡이츠가 배달 앱 시장에서 급성장하면서 업계 선두주자인 배달의민족이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배달수수료를 올렸습니다. 후발주자인 쿠팡이츠는 라이더에게 최대 2만원대의 수수료를 지급하고, 단건 배달을 보장하면서 빠르게 치고 올라왔습니다. 공격적인 정책 덕에 쿠팡이츠의 일 사용자 수는 작년 1월 3만명에서 12월 46만명으로 15배나 성장했습니다. 서울만 지원하던 서비스 지역도 전국으로 차츰 넓혀가고 있습니다. 이에 배달의민족도 수수료를 쿠팡이츠와 비슷하게 올린 겁니다. 배민은 단건 배달 서비스도 시작했습니다.

🇯🇵 긴급사태 확대한 일본: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오사카 등 7개 지역에 긴급사태를 추가로 선언했습니다. 이에 따른 경제적 손실은 2조5000억엔(약 2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올해 일본의 경제성장률도 2% 가까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 만화 1위 시장 점령한 한국 웹툰: 한국의 웹툰 플랫폼이 세계 1위 만화 시장인 일본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일본 웹툰 플랫폼 중 매출 1위는 카카오의 자회사인 픽코마, 2위는 네이버의 자회사인 라인망가입니다. 게다가 이들이 유통하는 웹툰 중 매출 상위권엔 한국 작품이 많습니다. 기존에 일본에는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한 웹툰 플랫폼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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