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엔 연준이 푸는 돈 줄어든다?

내년엔 연준이 푸는 돈 줄어든다?
이효석의 주식으로 보는 세상

새로운 사실: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의 라파엘 보스틱 총재가 내년 하반기에 금리 인상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심지어는 올해 말에 테이퍼링을 하는 것에도 열려 있다고 했습니다. 테이퍼링이라는 익숙하지 않은 단어들이 시장에 등장했는데, 앞으로 좀 더 자주 듣게 될 것 같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연준의 영향력은 더욱 커졌으니 연준의 행보는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은 그 내용과 시장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서 소개하겠습니다.

양적완화란: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준은 경제 상황에 따라 금리를 조절합니다. 금리를 조절하는 수단 중 하나는 자산(미국 국채)을 사거나 파는 겁니다. 연준이 국채를 사들이면 시중에 돈이 풀리고, 반대로 국채를 팔면 시중의 돈이 연준으로 들어옵니다. 요즘처럼 경기가 안 좋을 땐 연준이 자산을 매입해서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합니다. 이걸 양적 완화(QE)라고 부릅니다.*
* 중앙은행이 다양한 자산을 사들여 시중에 통화공급을 늘리는 정책

언젠간 양적 완화를 줄여야 한다: 그러나 계속 부양책만 펼칠 순 없겠죠. 경기가 좋아지면 양적 완화 규모를 줄여나가야 합니다. 그 과정을 테이퍼링이라고 합니다. 연준의 자산을 포물선 운동에 비유하면 아래 그림처럼 됩니다. A 구간에서부터 공이 올라가는 속도가 줄어들게 되면서 B지점에 멈추게 될 때까지 진행되는 것이 테이퍼링입니다. 중요한 것은 B지점까지 어쨌든 공은 계속 위로 올라간다는 것입니다.**
** 테이퍼링이 끝날 때까진 연준이 그래도 돈을 푼다는 뜻입니다.

테이퍼링이 끝나야 긴축이 시작된다: 좀 더 쉬운 이해를 위해서 우리가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것에 비유를 해 보겠습니다. A 구간까지는 매년 만기가 될 때마다 은행에서 1억씩 더 빌려줍니다. 그런데 테이퍼링이 시작되면 매년 5000만원씩만 대출해주는 거죠. 매년 추가로 대출을 해주는 규모는 줄어들었지만, 대출 원금은 여전히 계속 늘어난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문제는 B 구간이 끝나고 C 구간(재투자 중단)이 되면서부터 나타납니다. 매년 돈을 더 빌려주던 은행에서 이제는 오히려 대출을 5000만원씩 상환하라고 압박을 주는 겁니다. 진정한 의미의 긴축은 이때부터 시작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비유했던 포물선 운동과 실제 통화정책이 다른 점도 있습니다. 포물선 운동에선 공이 B 지점에 머무르는 시간이 아주 짧지만, 통화정책의 방향이 바뀌는 일은 그렇게 급하게 진행되지 않습니다. 금융위기 이후 양적 완화를 시작한 연준은 2013년 12월에 테이퍼링을 시작했는데요(A). 양적 완화는 2014년 12월에 종료됐고(B), 재투자가 중단된 시점은 2017년 말(C)이었습니다.

투자자들은 테이퍼링을 긴축으로 오해하기도: 그런데도 많은 투자자들이 테이퍼링을 긴축으로 오해하는데요. 그 이유는 2013년 5월에 있었던 긴축 발작(테이퍼 텐트럼) 때문입니다. 말씀드렸듯이 테이퍼링은 2013년 12월에 시작됐는데요. 양적 완화가 끝나면 금리가 오를 거라고 생각한 투자자들이 자산을 팔아 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때문에 당시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6%에서 3%까지 급등했습니다.*** 가장 크게 영향을 받았던 신흥국 주가 지수는 17%나 하락했습니다. 이번엔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 사람들이 채권을 팔면 채권의 값이 내려가고, 채권의 원금 대비 이자율(금리)는 올라갑니다.

당시 상황으로 현재를 유추해보면, 벤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이 촉발한 긴축 발작이 일어나고 7개월이 지난 후인 12월부터 실제 테이퍼링이 진행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훨씬 전에 말해준다고 했으니 9~10개월 전쯤 이야기해준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럼 내년 초에 테이퍼링을 시작한다고 해도 3월에는 이야기해줄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실제 시행 여부와 관계 없이 연준 의원들 중에는 테이퍼링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분들이 많아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실제로 애틀란타 연준의 보스틱 총재가 내년 하반기 금리인상을 할 수 있고, 올해 말에 테이퍼에 나서야 할 가능성도 열어 놔야 된다는 발언을 했습니다.

연준은 시장의 혼란을 줄이려 할 것: 중요한 포인트는 1️⃣ 테이퍼링은 긴축의 시작이 아니라 부양 규모의 축소라는 점과 2️⃣ 연준이 2013년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세심한 배려를 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실제로 2013년에 있었던 금융시장 혼란을 두고 버냉키가 후회를 많이 했다는 후문이 있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테이퍼링이 그 정도로 대단한 것도 아니고, 긴축도 아닌데 금융시장을 너무 혼란스럽게 만들었다는 것이죠. 연준이 시장과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해나갈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전 헤지펀드 매니저이며, 지금은 SK증권에서 주식전략을 담당합니다.

한국의 가계부채가 특히 급증하는 이유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우리나라의 가계부채의 규모와 증가 속도가 주요국들에 비해 매우 크거나 빠른 것으로 조사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2분기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8%였는데 스위스, 호주, 덴마크, 네덜란드 등을 제외하면 주요국들보다 우리나라가 더 높았습니다.

부채의 증가속도도 빠른 편입니다. 한국의 GDP 대비 가계대출 비중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6%포인트 늘어났는데 주요국들은 평균 3%포인트 정도 늘어났습니다.

경제 규모(GDP)에 비해 부채규모가 더 많이 늘어나는 이유(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매년 상승하는 이유)는 저금리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부채 그 자체보다 부채로 인한 원리금 상환액을 예상하고 대출을 받습니다. 이자가 낮으니 더 많은 부채를 조달할 수 있게 됐고 그것이 부채규모를 늘리는 요인입니다.

빚 내서 자산 산다: 금리가 낮으니 자산 가격은 더 빠르게 오르게 되는데 대부분의 부채는 자산을 매입하기 위해 조달하는 경우가 많아서 부채의 규모도 커집니다. 경제 규모가 커지는 정도보다 자산가격이 상승하는 정도가 더 큰 것이 부채 증가의 원인이라는 의미입니다.

목돈 필요한 한국의 주거시장: 우리나라가 가계대출 증가폭이 더 큰(부채 증가 속도가 더 빠른) 이유 가운데 하나는 전세대출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는 없는 전세라는 제도가 있어서 월세를 안 내는 대신 목돈이 필요합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마련하지 않아도 되는 목돈이 독특한 임대차 제도의 영향으로 꼭 필요하게 되다 보니 다른 나라에서는 필요하지 않은 대출이 우리나라에서는 필요합니다.

우리나라의 전세대출 잔액은 100조원가량인데 1년 전보다 약 20조원 정도 늘어난 수준입니다. 20조원이면 GDP 대비 1%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주요국들에 비해 우리나라의 부채 증가액이 많은 요인의 3분의 1은 전세대출로 설명됩니다. 나머지를 설명하는 요인은 부동산, 주식 등 자산가격의 가파른 상승 때문에 새로 빚을 내서 자산을 구입하는 젊은층들이 늘어난 탓입니다. 고령층에서 젊은층으로 자산이 이전되는 시기에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부채가 늘어납니다.

부동산의 높인 인기도 원인: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절대규모가 다른 나라보다 높은 것은 주택의 공급이 대부분 민간인(집주인 다주택자)에 의해 공급되는 구조 때문입니다. 현재 집주인들이 임대용 주택을 기업들에게 팔고 임대사업을 기업이 하는 기업형 임대사업이 많아지면 가계부채는 크게 줄어듭니다.*
* 물론 그러면 기업부채는 비슷한 규모로 늘어납니다.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규모가 다른 나라에 비해 큰 이유는 다른 나라보다 비싼 토지가격 때문입니다. 우리는 나라 전체의 토지자산 규모가 GDP의 4배 정도인데 다른 나라는 2배 정도입니다. 다른 나라보다 우리나라의 토지가 비싼 이유는 산지가 많아 사용할 수 있는 토지가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토지 자산의 수익률이 높다는 누적된 경험에 따라 토지 자산을 매입하려는 수요가 많이 때문입니다. 가계 대출은 그 매입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늘어났습니다.

백화점 매출은 정말 명품에 달렸을까

새로운 사실: 같은 브랜드의 백화점이지만 명품 브랜드(루이뷔통 샤넬 구찌 등)들이 입점한 백화점과 그렇지 않은 브랜드들의 매출 차이가 크다는 뉴스입니다. 특히 에르메스가 입점되어 있느냐 여부가 매출을 가른다는 것인데 다소 앞뒤가 바뀐 해석이긴 합니다.

소득이 많은 지역의 백화점이 매출이 많은 것이고, 소득이 많으면 명품 소비도 많고 자연히 명품 브랜드들도 입점하게 되고 그래서 매출(일반 매출과 명품 매출의 합)도 늘어나는 순서입니다.

같은 브랜드의 백화점이라도 지역에 따라 매출 차이가 큰 것은 거주 지역에 따라 거주민들의 소득 차이가 꽤 크다는 것을 방증하는 결과입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증시로 밀고 들어오는 개인 자금: 가계의 주식·펀드 투자금이 크게 늘었습니다. 한국은행 자금순환표를 보면 지난해 9월 말 가계가 보유한 주식·펀드 투자 잔액은 852조5857억원(9월 말 시장가치 기준)로, 2019년 말(722조2250억원)과 비교해 130조3607억원 늘었습니다. 4분기에도 주식시장이 가파르게 상승해 가계의 주식·펀드 투자금은 더 늘었을 걸로 보입니다. 이 중 상당수는 2030 세대의 투자금이었습니다. 한국경제신문이 주요 증권사 5개사를 조사한 결과 이달 4~7일 새로 개설된 개인 고객 계좌의 절반 이상은 20~30대였습니다.

📱 폴더블 다음은 롤러블: 디스플레이가 두루마리처럼 말리는 롤러블폰의 출시가 임박했습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 오포가 작년에 시제품을 내놨고, LG전자와 중국의 가전 업체 TCL도 롤러블 폰을 선보였습니다. 상용화는 LG전자나 오포가 먼저 진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양사 모두 롤러블 디스플레이는 중국 BOE 디스플레이를 채택했습니다.

💰 주인 잃은 비트코인 150조원: 암호를 분실해 디지털 지갑에 방치된 비트코인이 전 세계 약 370만개에 달한다는 통계가 나왔습니다. 비밀번호를 찾지 못해서 방치된 건데요. 그 수는 현재 유통되는 1850만 비트코인의 20%에 달합니다. 약 1400억달러(약 153조원)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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