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방한 수출, 2021년 증시도 맑음?

선방한 수출, 2021년 증시도 맑음?
이효석의 주식으로 보는 세상

새로운 사실: 우리나라의 2020년 무역 성적표가 나왔습니다. 작년 수출은 5128억달러로 2019년보다 5.4% 줄었습니다. 수입은 7.2% 감소한 4672억달러였는데요.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었기에 무역 흑자 규모는 456억달러로 작년보다 17.3% 늘었습니다. 연간으로 보면, 아쉬운 결과처럼 보이지만, 하반기부터 수출이 건실하게 회복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데요. 오늘은 12월 한국 수출이 갖는 의미를 소개해보겠습니다.

한국 수출의 중요성: 전 세계에선 매일 새로운 경제 지표가 발표됩니다. 그 많은 지표 중 우리나라의 수출 지표가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한국의 수출 지표는 세계적인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가 전 세계 증시를 예측하는 데 사용하는 10개의 선행지표 중 하나입니다. 골드만삭스는 한국을 아시아권의 상황을 일러주는 ‘탄광 속 카나리아’라고 불렀을 정도입니다.
* 카나리아는 탄광 속 유독가스를 미리 감지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한국의 수출 지표를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정말 빨리 집계되어 나옵니다. 작년 12월 수출데이터가 올해 1월 1일에 발표되었으니, 하루라도 빨리 경제 상황을 알고 싶어하는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엔 매월 10일과 20일에 잠정치를 발표하면서 신뢰도는 더 높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둘째로 한국 경제는 글로벌 경기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우리나라 수출 중 중간재의 비중이 높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 경제가 코로나19의 영향에서 이제 막 벗어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서 한국의 수출 지표가 어떤 결과를 내놓는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지요.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하반기부턴 빠르게 회복 중: 매달 조업일수가 다르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월별 수출보다 일 평균 수출에 더 주목하는데요. 일 평균 수출은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2월 이후 역성장했지만, 10월부턴 3개월 연속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증가 폭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입니다. 품목별로 보면, 15개 주요 품목 중 11 개 품목의 수출이 1년 전보다 늘었습니다. 가장 긍정적이었던 부분은 수출 단가가 5개월 연속으로 올랐다*는 점입니다. 이는 우리나라의 수출 품목의 고부가가치 신성장품목(OLED, 의료기기 등)이 크게 성장했기 때문입니다.
* 월별 수출단가: 8월 $2.6(+2.4%), 9월 $2.8 (+5.3%), 10월 $2.9 (+9.0%), 11월 $3.1(+15.1%), 12월 $3.1(+19.6%)

채찍효과를 극복하는 중: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반도체·철강·화학 등 중간재를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한국의 수출은 위기 땐 더 어렵고, 호황일 땐 더 좋은 모습을 보이는 편입니다.

예를 들어 애플이 아이폰이 예상보다 많이 팔려서 생산을 30% 늘리기로 했다고 해볼까요? 그럼 아이폰에 들어가는 부품 주문은 30%보다 조금 더 많이 해야 할 겁니다. 왜냐하면 아이폰을 만들다가 불량이 생길 경우를 대비해야 하니 말입니다. 그리고 아이폰의 부품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부품은 좀 더 많이 만들어야겠죠? 그러니 중간재 수출의 비중이 높은 나라일수록 변동폭이 커집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그동안 국내 수출은 글로벌 교역량이 줄어드는 위기 상황에서 더 크게 안 좋아졌습니다. 이걸 채찍효과라고도 합니다.

실제로 글로벌 교역이 감소했던 3번의 사례(2001년 닷컴 버블, 2009년 금융위기, 2019년 무역분쟁)에서 글로벌 교역량은 0.4%, 12.1%, 0.1% 감소한 반면, 우리나라의 수출은 각각 12.7%, 13.9%, 10.4%이나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위기를 겪었던 올해는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였습니다. 글로벌 교역량 감소 폭(-9.2%)에 비해서 국내 수출이 감소 폭(-5.4%)이 더 작았습니다.

수출 감소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 잠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해볼까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9년 세계 경제의 성장률은 -0.1%였지만, 교역량은 12.1%나 감소했습니다. 그런데, 작년 코로나19 위기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타격을 입혔고, 선진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소비가 회복되면서 교역량은 생각보다 빨리 회복이 되었습니다. 쉽게 말해서 선진국에서 필요한 물건을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국에서 만들어서 보내줘야 했다는 것이죠.

결과적으로 2020년 글로벌 경제 성장률은 -4% 중반 수준(IMF 10월 전망 기준)으로 2009년과 비교해도 큰 폭으로 후퇴하겠지만, 교역량은 2009년과 비슷한 수준(-12.1%)으로 감소할 전망입니다. 성장률은 크게 낮아졌지만, 교역량의 감소 폭은 비슷하다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도 금융위기에 비해서는 교역량이 선방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의 수출이 전세계 교역량보다 덜 감소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수출은 어떻게 선방했을까: 그 배경을 생각해보면, 교역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1️⃣ 중국과 우리나라의 코로나19 피해가 상대적으로 덜하면서 글로벌 생산기지로서의 역할이 커졌다는 점과 선진국 소비가 내구재 중심으로 회복되면서 2️⃣ 사실상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업종(반도체, 제약∙바이오, 가전, 전기차, 화학 등)이 코로나19로 수혜를 봤다는 점이 주요 원인입니다.

이처럼 들쭉날쭉했던 수출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을 달리 볼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해준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전 헤지펀드 매니저이며, 지금은 SK증권에서 주식전략을 담당합니다.

예금 금리는 왜 대출 금리만큼 안 오를까?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요즘 은행들의 예대금리차가 커지고 있습니다. 재작년 연말에는 새로 나가는 대출을 기준을 볼때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가 1.6% 포인트 정도였으나 최근에는 1.8%포인트로 커졌습니다.

일반적으로 예대금리차가 커지는 이유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1️⃣ 대출수요가 많아서 높은 금리에도 기꺼이 대출을 받으려고 할 때. 2️⃣ 대출해주는 대상이 저신용자들이어서 대출금리 자체가 높을 수밖에 없을 때.

최근의 예대금리차 확대 현상은 1번 이유에 가깝습니다. 정부가 대출을 줄이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 원인입니다. 어차피 대출을 많이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면 한정된 대출재원을 비싼 금리를 내는 고객에게 몰아주는 건 은행들의 자연스런 대응입니다.

예금을 많이 끌어올 필요가 없다: 대출금리는 올랐지만 예금금리는 별로 오르지 않았습니다. 일반적으로 예금금리가 오르는 이유는 대출이 많이 나가는 시기에 ‘예대율 기준(예를 들어 예대율 규제가 100%라면 은행은 대출을 100억원 해줬으면 예금도 같은 규모로 100억원을 받아야 합니다) 을 맞추기 위해 시중 예금을 끌어오는 과정에서 예금금리가 올라갑니다. 그런데 대출을 오히려 규제하면 굳이 예금을 많이 끌어올 필요가 없어서 은행들은 예금 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리지 않습니다.

은행들이 대출을 꺼려하면서 대출 수요가 저축은행들로 몰리자 저축은행들은 예금금리를 올리고 있습니다. 예금을 끌어들여서 예대율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입니다.

깡통 전세가 생겨나는 이유

새로운 사실: 빌라나 다세대주택 등을 중심으로 전세가격보다 매매가격이 저렴한 이른바 깡통 전세 현상들이 종종 나타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전세 2억5000만원짜리 빌라의 옆집(동일한 평수)이 2억5000만원쯤에 매매되는 경우입니다. 세입자는 이런 경우 다음 세입자가 잘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보증금을 받아 나가기 쉽지 않습니다. 간혹 집주인이 전세금을 받고 잠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빌라나 다세대의 매매 가격이 들쭉날쭉하다 보니 적정한 매매가와 적정한 전세가가 형성되지 못한 탓입니다. 그러다보니 적정 시세보다 비싼 전세가격도 등장하고 시세보다 훨씬 저렴한 매매가격도 나옵니다.

학군 좋은 동네에서도 일어난다: 이런 경우가 아니더라도 전세가격이 집값을 추월하는 일은 생길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학군이 좋은 주거지역의 경우는 그 지역에 꼭 거주하려는 수요는 있지만 현재의 세금제도가 그 지역의 주택을 새로 구입하기엔 여러가지로 불리하기 때문에 수요자는 집값보다 비싼 전세라도 지불하고 거주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세금이 집값을 추월하면 그 전세금을 만기에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으므로 전세보증금을 줄이고 월세를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부 지역에 등장하는 깜짝 놀랄 수준의 월세는 그런 이유로 나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20% 벽 깨진 삼성의 휴대폰 점유율: 삼성전자의 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율이 20%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브랜드 중 1위(19.5%)를 지키긴 했으나 애플(15.5%)의 아이폰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중입니다. 특히 지난 11월의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다른 모든 브랜드들이 모두 전월 대비 부진했지만 애플만 3.7% 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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