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2기 정책 미리보기

국토부 2기 정책 미리보기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새로운 사실: 국토부 장관이 교체된 후 새 국토부 장관이 어떤 주택정책을 들고 나올지에 대해 시장이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국토부 장관은 십수년 전 환경정의토지정의센터장이라는 직책을 맡고 있을 때 토지임대부 주택과 환매조건부 주택을 도입하자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어서 그게 정책으로 도입되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환매조건부 주택이란: 말 그대로 환매(되파는 것)를 전제로 주택을 파는 것입니다. LH공사가 아파트를 지어서 팔되 10년 또는 20년 후에는 LH공사에 되파는 게 조건입니다. 시세차익을 분양받은 소비자에게 주지 말고 공공이 환수하자는 개념입니다.

공공기관에 집을 되파는 가격이 문제인데 지난 2007년에 처음 도입됐을 때는 분양가에 시중 이자율 정도를 더 붙여서 되파는 조건으로 시장에 내놨다가 외면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이번에 새로 추진하는 환매조건부 주택은 거주한 기간이 길수록 집값 상승분 가운데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몫이 더 크도록 설계할 것 같습니다. 새 국토부 장관이 LH공사 사장일 때 내놓은 아이디어가 그 내용입니다.

왜 이런 정책을 꺼낼까요: 정부나 공기업이 아파트를 지어서 임대주택으로만 활용하면 운영비나 건설원가를 뽑아내기 어려워서 재정에 부담이 됩니다. 반면 지어서 파는 분양주택을 지으면 재정 부담은 덜하지만 문제가 여전합니다. 그 주택을 건설원가에 저렴하게 분양하면 당첨자 특혜논란이 있고 시세대로 분양하면 국민을 상대로 집 장사를 한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환매조건부 주택은 저렴하게 분양하되 나중에 다시 저렴하게 되사들여서 당첨자 특혜 논란을 피해갈 수 있는 절충안입니다. 그러나 역시 되사들이는 가격이 낮으면 특혜논란은 적더라도 소비자의 외면을 받고, 반대로 되사들이는 가격이 높으면 당첨자 특혜 논란이 살아납니다.

오래 거주하는 소비자에게만 시세차익을 많이 주는 방식은 특혜논란을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환매조건부 분양 아파트에 오래 거주한다는 것은 저렴하게 공급된 공공의 자원을 독점적으로 오래 사용한다는 의미여서 공공의 자원이 투입된 주택의 혜택을 여러 국민들에게 나눈다는 취지와 오히려 충돌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여론이 그걸 받아들이면 장기 거주자 환매가를 높여주는 방식으로 환매조건부 주택을 분양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지금은 공공기관이 분양하는 아파트가 주변 시세 대비 매우 저렴하기 때문에 특혜 논란이 컸습니다. 소비자가 가져가는 특혜의 폭만큼 국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셈이라 그 부분에 대한 보완과 수정은 필요합니다.

환매조건부 주택은 분양 받은 소비자가 가져가는 시세차익을 줄여서 특혜 논란을 줄이는 효과는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정책이 공급을 더 늘려서 집값을 잡는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어차피 분양할 공공 아파트를 ‘어떤 방식으로 분양할지’를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공공 분양의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환매조건부 주택이나 토지임대부 주택은 현재의 공공분양 아파트의 문제인 ‘분양가 자체도 저렴하고 분양 후의 집값 상승분을 소비자가 모두 가져가는 구조’라는 점을 보완하는 정책이어서 공공 분양 물량에서 소비자가 가져가는 몫을 줄이는 이런 정책들이 자리잡을 경우 공공 분양 아파트 사업의 수익성을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더 많은 물량의 공공 분양 아파트를 공급할 여지를 제공할 수 있게 됩니다.

인기 지역 집값 잡기는 어려울 수도: 그러나 공공분양 아파트가 종전에 제공하던 매우 큰 혜택이 매수세가 일반 아파트로 몰리는 것을 막아주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공분양 아파트의 혜택을 줄이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일반 아파트의 매수 수요층을 늘리게 될 여지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주택 가격이 오르는 지역은 이미 민간이 토지를 소유한 민간 주택들로 가득찬 곳이어서 공공 분양 아파트가 의미 있는 물량으로 공급되기 어려운 지역이므로 이 정책으로 집값을 단기에 안정시키는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공공의 자금을 투입해서 짓는 공공분양 아파트는 주변 시세와 매우 근접하게, 그러나 꾸준히 계속 공급하는 것이 주택가격을 안정시키는 좋은 방법입니다. 주변 시세와 근접해서 공급하니 분양과정에서 이익을 남길 수도 있고 그 덕분에 부채나 예산의 걱정 없이 분양사업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공공분양 아파트를 저렴하게 공급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고, 특히 집값 급등기에 <저렴한 아파트를 곧 공급할 테니 조금 참고 기다려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으로 활용되어 오면서 파격적인 낮은 가격에 분양하는 게 늘 일상화되어 있었습니다. 그런 관행에 변화가 생길지가 새롭게 도입될지도 모르는 환매조건부 주택 정책의 관전포인트입니다.

토지임대부 주택이란: 토지임대부 주택 역시 주택 가격의 본질이자 핵심인 토지를 공공이 계속 보유하면서 시세 차익을 공공기관이 회수하는 개념입니다. (환매조건부 주택과 개념이 비슷합니다)

문제는 토지 임대기간이 끝나가고 낡은 건물만 소유하게 돼서 아무 재산가치가 없어진 토지임대부 주택 소유자들이 집단 시위 등으로 해당 토지를 저렴하게 또는 무상으로 달라고 요구할 때 선거로 뽑히는 정부가 그걸 외면하고 원칙을 고수할 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이미 보급된 토지임대부 주택이 주변 아파트 시세와 비슷하게 오르고 있는 이유는 결국 정부가 그렇게 여론이나 집단요구에 굴복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을 반영한 결과입니다.

보험사는 왜 적자를 보고 있을까?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올해에도 실손보험은 받은 보험료보다 나간 보험금이 더 많은 적자 운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부는 실손보험 가격체계를 바꿔서 자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더 많은 보험료를 내는 방식으로 바꿀 계획이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부작용은 없을지 고민입니다.

자동차보험과는 달리 보험료를 올리면 올라간 보험료를 보상받기 위해 비급여 치료를 더 적극적으로 받게 되는 문제와 보호받아야 할 중증 질환자들의 보험료 부담이 커지면서 실손보험의 취지가 탈색되는 문제 등은 여전히 남아있는 숙제입니다.

근본적으로 이 문제는 의료서비스라는 상품을 구입하는 쪽(의료 소비자)과 그 비용을 지불하는 쪽(실손보험사)이 서로 다르고 의료 소비자조차 그 상품의 가치와 필요성을 모르는 독특한 구조에서 비롯된 다양한 도덕적 해이의 결과입니다.

모든 판단을 건강보험공단이?: 일각에서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은 모든 의료 서비스 항목의 필요/불필요 여부와 서비스 가격을 건강보험공단에서 판단하고(비급여 의료서비스 자체를 없애고) 모든 의료서비스를 건강보험이 관할하는 것입니다. 그 이후에 건강보험이 지불하지 못하는 개인부담금을 실손보험이 부담하도록 하면 불필요해보이는 고가의 의료서비스가 실손보험의 적자를 키우는 걸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입니다.

그러나 이런 안의 경우 실제로 의료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치료를 건강보험공단이 인정하지 않을 경우 생기는 갈등, 낮은 의료수가를 고가의 비급여 의료서비스를 허용함으로써 보충하도록 해온 기존의 수가 체계가 흔들리는 문제 등 오히려 더 큰 부작용이 있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치솟는 원화 가치: 달러·원 환율이 1080원대로 내려왔습니다. 2018년 6월 이후로 가장 낮은 환율입니다. 새로운 미국 정부가 낼 대규모 경기부양책과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기대감에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장에선 1040원대까지도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수출기업은 걱정거리가 추가됐습니다. 환율이 내려가면 원화 환산 매출과 영업이익 등이 감소합니다.

📈제로금리라지만 은행 대출금리는 오른다: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3대장’의 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부동산 값을 잡기 위해 정부가 은행 대출을 조이자 대출을 미리 받으려는 가수요가 늘어나고 은행들은 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금리를 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급성장하는 중고거래 시장: 국내 중고 소비시장 규모가 올해 20조원으로 불과 10여년 만에 5배 성장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에 유통 대기업들도 중고 시장에 직간접적으로 뛰어들고 있습니다. 이케아코리아는 최근 소비자가 사용하던 이케아 가구를 매입한 뒤 수선해 다시 재판매하는 ‘바이백’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롯데마트는 최근 주요 매장에 중고거래 자판기 ‘파라파라’를 설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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