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전세대책은 뭐가 나올까
김규정의 부동산 나우

새로운 사실: 정부가 11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열어 전세시장 안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주택 수급 관리, 질 좋은 평생주택 등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세대책 발표시기가 임박한 것 같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늦어지는 전세대책 발표: 하지만 전세대책에 대한 기대와 관심만큼이나 발표 지연이나 대책 효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또한 높습니다. 정부가 전세대책에 대해 언급한 뒤 시장의 예상보다 발표 자체가 다소 늦어지고 있는 데다가 확실한 효과를 보장할 만한 전세대책을 내놓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겁니다. 한편에선 명확한 해결책 없이 서둘러 또 대책이 나오는 것이 더 혼란스럽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최근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주택 전세가격 급등세는 다양한 원인이 결합된 결과로 분석됩니다. 저금리 기조와 집값 급등 이후의 전세수요 증가, 여러 가지 정책 규제와 제도 변화에 따른 신규 전세매물 부족, 거기에 계절수요 영향도 얽혀 있죠.

전세 수요는 늘고: 집값과 전세가격 차이가 벌어지고 규제가 심해지면서 내 집 마련을 포기하고 전세시장에 머무는 수요가 늘었습니다.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이 예고된 후로는 수도권 해당지역을 중심으로 청약을 준비하는 세입자가 증가했습니다.

전세 공급은 줄었다: 반면 전세매물은 잘 나오지 않았습니다. 다주택 규제를 강화하고 전세대출을 막고 실거주 요건이 더해지면서 새 전세매물이 나오기 어려워졌습니다. 기존 전세계약 만료 물건의 경우 계약갱신청구권을 쓰면서 계약이 연장되는 경우가 늘었고 집주인이 직접 거주하려고 임대를 중단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저금리와 세금부담에 대비하기 위해 반전세나 월세로 전환하는 전세매물도 많아졌습니다.

급등한 전셋값이 집값도 끌어올리는 상황: 수요는 늘지만 거래 가능한 신규 전세매물이 부족하니 전세계약 실거래 신고건수는 감소했고 거래 회전량이 줄면서 전세 시세는 연일 급등하는 양상입니다. 다른 지역으로 이사 가기 어려운 세입자는 급등한 전세가격을 수용할 수밖에 없고 심지어 이면계약을 쓰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마저도 전세를 찾지 못하면 월세 계약을 하기도 하죠. 현재 살고 있는 집의 전세 보증금에 맞춰 집값이 저렴한 지역에서 내 집 마련에 나서기도 합니다. 요즘 수도권 집값이 오르는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현재 주택시장은 전세수급 불균형과 회전량 감소 및 거래량 급감에 따라 전세가격이 오르고, 다시 월세가 상승하고 매매가격이 자극 받아 전세-월세-매매가 동시에 오르는 불안 양상이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수도권과 지방 주요 도심 아파트시장의 전세-매매 동반 상승세가 가파릅니다. 한국감정원 통계를 보면 7월 말 이후 11월 1주차까지 3개월 만에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1.45% 올랐고, 수도권은 2.53%, 지방은 2.42% 올랐습니다. 전세가격이 오르면서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가 다시 늘고 매매가격이 같이 오르는 양상입니다. 11월 2주차 시황 자료에서도 수도권과 지방의 상승세가 이어졌습니다.

지금 거론되는 공급대책들: 어떤 대책이 나올까요? 우선 공급대책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규모를 넓힌 중형 공공임대나 지분적립형 임대 등을 포함해 공공임대아파트를 늘리겠다는 겁니다. 3기 신도시 계획 중에서 임대비율을 늘리자는 의견도 나온 바 있습니다. 공급되는 주택의 품질, 위치 등에 대한 우려에 더해 실제 입주까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어 당장의 전세난 해결을 어렵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단기 공급에 대해서는 정부가 기존 주택을 매입하거나 전세를 얻어 다시 전세를 내놓는 방안이 거론됐습니다. 예산 걱정도 나왔지만 무엇보다 급등한 전세시세를 고려할 때 충분한 매입과 공급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정부 예산과 매입가격, 저렴한 임대료를 고려할 때 세입자들이 원하는 수준의 전세매물을 공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더해졌습니다.

당장 전세매물 공급을 하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보니 전세 수요를 분산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하지만 월세를 원하는 세입자는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전세 세입자들이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도록 금융지원을 확대하고 다주택자 매물이 출시되도록 퇴로를 열어달라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기존 정부대책과 상충하는 부분이어서 대책으로서 수용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사실상 당장 전세 부족과 가격 불안을 해결할 만한 특단의 방안을 찾기가 어렵고 시장의 요구들은 기존 정책과 대치되는 부분이 많아서 전세대책이 나오지 못한다는 겁니다. 대책이 수개월 만에 또 나오는 건데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하지만 세입자들의 다급한 요구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전세시장 불안과 그에 따른 집값 상승 우려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고, 당장의 전세매물 수급불균형이 쉽사리 해결되기가 어려워 보입니다. 서울 등 도심에서는 내년 신규 입주아파트 시장도 기대하기 쉽지 않죠. 획기적인 전세대책이 너무 늦지 않게 나와야 할 것 같습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입니다. 시장 참여자의 관점에서 부동산 시장을 분석합니다.

일단 대출 받아두는 사람들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우리나라 은행들이 10월에 가계로 내보낸 주택대출이 7조원이나 됐습니다. 전세대출도 주택 대출에 포함되는데 이 대출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전세대출이 늘어난 이유로 전세가격 급등을 꼽습니다만, 그 외에도 받을 수 있는 대출은 모두 받아두기 전략을 소비자들이 선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세대출은 최대 한도가 4억원인데 전세가격이 오르는 지역은 전세금이 그보다 비싼 경우가 많아서 이미 대출을 받은 분들은 상승분을 추가대출로 마련하기가 어렵습니다. 대출 급증에는 또 다른 이유들이 있습니다.

일단 새로 전세를 구하는 소비자들의 경우 본인들의 여유자금이 있더라도 일단 대출을 다 받고 모자라는 부분만 본인들의 자금을 사용합니다. 돈이 필요할 때 대출을 받기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전세대출이 계속 늘어납니다.

금리 인하와 대출 규제의 충돌: 소비자들의 이런 반응은 정책의 큰 흐름과도 맥을 같이합니다. 금리를 낮춰야 경기가 살지만 금리를 낮추면 대출이 늘어나서 자산 가격만 오르니 금리는 낮추되 부동산 대출은 여러 규제로 묶어두는 정책을 폅니다. 그러니 담보가 충분해도 대출을 못 받는 상황이 계속되는 것이고, 소비자들은 대출을 받을 수 있다면 수요와 무관하게 다 받는 경향이 생깁니다.

주택청약저축도 담보대출용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소식은 그런 경향의 한 단면입니다.

이진우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장사 잘해도 못 웃는 알리바바: 중국 최대 쇼핑 축제인 알리바바그룹의 광군제(11월 1~11일) 거래액이 올해 사상 최대치인 83조원대로 뛰었습니다. 올해는 주택과 자동차 등 액수가 큰 상품도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이 실적은 거래액에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해외 제품도 많이 팔렸는데요. 해외 제품 중에선 한국 제품이 일본과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팔렸습니다. 화장품을 파는 LG생활건강과 옷을 파는 이랜드는 역대 최대 매출을 갱신했습니다.

다만 알리바바는 창업자인 마윈이 중국 금융당국을 비판한 후로 중국 정부의 견제를 받고 있습니다.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의 상장이 무산된 데 이어 10일엔 대형 인터넷 플랫폼을 규제하는 방안이 공개되면서 주가가 10% 가까이 폭락하기도 했습니다.

💸카카오뱅크, 내년엔 상장: 국내 두 번째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추진합니다. 카카오뱅크의 주식은 장외에서 9만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는데요. 이걸 근거로 하면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는 현재 32조원에 달합니다. 양대 금융그룹인 KB(19조원)와 신한(17조원)의 시가총액을 합친 규모에 맞먹습니다. 태생이 IT기업인 만큼 금융데이터를 보다 잘 활용할 거란 기대가 반영돼 있습니다. 다만 현재 기업가치는 과도하단 평이 많습니다. 비상장 주식은 거래량과 시장참여자 모두 극소수이기 때문입니다.

🚗첫 3단계 자율주행차는 혼다?: 일본 자동차 회사 혼다가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하지 않아도 운전이 가능한 3단계 자율주행차를 올해 안에 출시합니다. 국가에서 3단계 승인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미국자동차공학회는 자율주행차를 총 5단계로 구분하고 있는데요. 3단계는 운전자가 비상 상황에만 개입하고, 평소엔 차가 주행하는 상태를 일컫습니다. 현재 가장 발달한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테슬라도 3단계를 탑재하진 않은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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