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일에 금융시장에서 벌어진 일

미국 대선일에 금융시장에서 벌어진 일
이효석의 주식으로 보는 세상

새로운 사실: 어제는 미국 대선과 관련된 뉴스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선거제도 자체도 너무 복잡할 뿐만 아니라 우편투표라는 새로운 변수가 등장하면서 어느 때보다 복잡한 계산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요. 어제 시장에서 나타났던 현상을 이해하면서 미래를 전망하는 힌트를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금융시장이 대선을 주목하는 이유: 우선 대통령 선거와 같은 큰 사건이 있을 때 시장의 변동성이 왜 커지는지에 대해서 설명이 필요합니다. 시장의 가격은 누군가가 거래를 해야만 변합니다. 아무도 거래를 하지 않는다면 가격은 움직일 이유가 없으니까요. 그런데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는 거래량이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결과를 보고 거래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죠. 사고 싶거나, 팔고 싶은 주식이 있어도 참았다가 결과를 보고 움직이고 싶은 것이 사람 마음이니까요.

하지만, 용감한 투자자들은 선거 결과를 미리 예측하고 움직입니다. 결과를 보기 전에 일종의 베팅을 하는 것인데요. 사실 최근 2개월 동안 금융시장에서는 바이든 트레이드라는 이름으로 베팅이 진행되었습니다. 시장에서 잘 알려져 있는 대표적인 바이든 트레이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금리는 상승할 것이다. 그러니, 가치주를 사야 한다, 2️⃣ 재생에너지 관련 주식이 상승할 것이다, 3️⃣ 기술주(나스닥)는 하락할 것이다. 시장의 예상은 바이든뿐만 아니라, 상원과 하원 모두 민주당이 승리하는 블루웨이브가 대부분이었지만, 오전 10시경 플로리다에서 예상과 달리 트럼프가 우세하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트럼프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금융시장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점검해볼까요.

금리는 올랐다: 우선 금리입니다. 매크로 관점에서는 환율이나 유가와 같은 상품보다는 금리에 대한 뚜렷한 베팅이 진행되었습니다. 실제로 미국 30년 만기 국채의 금리가 상승할 것이라는 데 베팅한 금액은 지난 15년 동안 가장 컸을 때의 2배가 넘는 정도였습니다.

그만큼 많은 투자자들이 바이든이 되면, 금리가 상승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지요. 이유는 바이든이 되면 더 큰 규모의 부양책을 쓸 텐데, 그러면 빚을 많이 져야 하고(채권을 더 많이 발행해야 하고), 미국 정부가 채권을 더 많이 발행하면, 시장에서 거래되는 국채가 더 많아집니다. 그런데 뭐든지 많으면 가격이 하락하니, 채권의 가격이 하락할 테고, 금리는 상승하게 된다는 것이죠. 그리고 바이든이 돼서 더 강력한 부양책을 쓰면, 결국 경기도 좋아지지 않겠냐는 기대도 반영되었습니다. 금리는 돈의 값이니, 경기가 좋아질 때 돈을 구하려는 수요가 몰려 금리가 상승한다는 논리입니다. 실제로 최근 0.95%까지 상승했던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트럼프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방향을 바꾸고 크게 하락하였습니다. 지금은 0.8%까지 하락한 상황입니다.

신재생 에너지 주식은 하락: 둘째, 신재생 에너지와 관련된 주식입니다. 바이든은 기후협약서 탈퇴해버린 트럼프와 달리 신재생 인프라에 2조 달러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래서 바이든 트레이드의 주요 대상에는 태양광과 유틸리티 기업들이 포함되어 있었죠. 국내에서도 관련된 주식들이 그동안 많이 상승했었는데, 어제 오전 예상과 다른 선거 결과가 나오기 시작하자 크게 하락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우편투표 때문에 아직은 트럼프의 당선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바이든뿐 아니라, 상원과 하원 모두 승리할 것을 기대하면서 투자했던 투자자들에겐 실망스러운 결과였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인 것 같습니다.

기술주는 상승: 셋째, 미국의 빅테크 주식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인데요. 첫째, 민주당은 빅테크 기업들의 독점을 막기 위해서 규제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많았습니다. 게다가 바이든의 공약은 법인세를 인상하겠다는 것인데, 특히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이익에 대한 세금을 높이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해외에서 돈을 많이 버는 기업이 빅테크들이기 때문에 빅테크 기업에게는 바이든의 당선이 악재였습니다.

또한 바이든이 되면 금리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빅테크 주식에는 좋지 않습니다. 금리는 기업이 미래에 벌어들일 돈을 현재 가치로 환산할 때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금리가 오르면 먼 미래에 벌어들이는 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할 때 더 낮은 가치로 환산됩니다(현재의 돈을 투자해도 얻을 수익이 적어지기 때문). 이런 전망은 빅테크 기업과 나스닥의 고평가 논란과 함께 바이든 트레이드의 핵심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따라서 선거 결과에 따라서 가장 뚜렷하게 움직였던 상품 역시 나스닥 선물이었습니다.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현실화되는 순간 나스닥은 4%나 상승했으니 말입니다.

우편투표 때문에 미국의 대통령이 누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트럼프가 유리한 상황이라는 것은 인정하더라도 최종 확정 시점은 펜실베니아의 우편물이 도착하는 6일 또는 노스캐롤라이나의 우편물이 도착하는 12일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제 시장의 움직임을 통해서 어떤 자산은 트럼프를 좋아하고 어떤 자산은 바이든을 좋아하는 지는 알게 된 것 같네요.

전 헤지펀드 매니저이며, 지금은 SK증권에서 주식전략을 담당합니다.

택시 말곤 모빌리티 사업 어려워졌다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앞으로 타다 같은 서비스를 하려면 한번 운행할 때는 매출액의 5% 또는 운행 한번에 800원의 비용을 추가로 내야 합니다. 과거에 타다는 차량 가격과 기사 인건비 외에는 별도의 비용을 들이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이런 사업을 하기가 더 어려워지는 것입니다.

이렇게 모아진 비용은 개인택시의 면허를 사들여서 소각하는 데 쓰입니다. 과거에는 택시의 숫자를 줄이기 위한 비용을 정부가 부담했었는데 이 비용을 민간사업자들이 일부 또는 상당부분을 부담하도록 한 것입니다. 민간사업자들의 서비스 출시 때문에 택시의 공급 과잉이 더 빨리 불거진 탓이기도 합니다.

타다 서비스 역시 서비스 규모를 크게 늘리지 않고 과거의 수준에서만 머물러서는 이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였습니다. 앞으로 혹시라도 비슷한 서비스를 시작하려는 회사들은 이익을 내기가 더 어려운 구조가 될 것입니다.

이 상황을 극복하려면 서비스하는 차량의 숫자를 대폭 늘려서 규모의 경제로 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는데 차량의 숫자를 늘리는 것 역시 정부가 조절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택시기사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혹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고급형 이동수단의 등장은 과거보다 더 어려워졌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무산된 인류 최대 기업공개: 상장을 통해 약 35조원을 조달하려던 앤트그룹(알리바바의 핀테크 자회사)의 계획이 무산됐습니다. 앤트그룹의 최대주주인 마윈이 중국 금융당국을 비판했기 때문에 상장이 무기한 연기됐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앤트그룹은 오늘 상하이와 홍콩에서 상장할 계획이었습니다. 청약에는 약 3000조원이 몰렸었습니다.

🛵스타벅스도 커피 배달 시작: 스타벅스가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매일경제의 보도입니다. 스타벅스는 인구 밀도와 상권을 고려해 연내 복수의 시범 점포를 선정해 테스트를 한 뒤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국내 1위 커피 프랜차인즈인 스타벅스는 유일하게 배달을 하지 않던 대형 커피 브랜드였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배달 수요가 늘어나면서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영업이익 1조원 넘긴 하이닉스: SK하이닉스의 올 3분기 영업이익(1조30000억원)이 작년 3분기보다 175% 늘었습니다. 매출도 8조1300억여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9% 증가했습니다. 서버용 D램과 SSD의 수요는 부진했으나, 모바일 메모리 수요가 회복된 덕택이었습니다. 다만 서버 수요가 단기간에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 않아 4분기 실적 전망은 어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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