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 상속세 내고 나면 삼성 주가는?

10조 상속세 내고 나면 삼성 주가는?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삼성전자 수원 본사.

새로운 사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재산을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자녀들이 상속받을 경우 약 11조원의 상속세를 내야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과연 어떤 방법으로 상속세를 마련할까요. 이게 궁금한 이유는 그 방법이 어떤 것이냐에 따라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주가에 민감한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속세가 왜 11조원이나 되나요: 이건희 회장이 물려줄 재산은 상장사 지분만 약 18조2000억원어치입니다. 물론 주가가 매일 변하기 때문에 정확한 금액은 달라지지만 대략 그렇습니다. 그리고 주식을 물려받을 경우 그 물려받은 주식의 가치는 사망한 날 주가가 아니라 사망하기 전 2개월과 사망한 후 2개월 총 4개월간의 평균 주가를 산출해서 계산합니다.

이재용 부회장 일가의 입장에서는 이건희 회장이 물려준 주식의 대부분이 삼성전자 주식과 약간의 삼성생명 주식이므로 앞으로 2개월간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주가는 내려가는 게 상속세를 덜 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참고로 상속재산이 30억원이 넘는 금액에 대해서는 50%의 세율이 적용되고 상속세의 10%는 지방소득세로 추가 과세되며 대주주 지분일 경우는 거래될 때 프리미엄이 붙어서 거래되는 것을 감안해서 상속재산 규모를 계산할 때도 20%를 할증해서 계산합니다.

물려받은 주식의 일부로 상속세를 내도 되나요: 과거에는 가능했지만 이제는 안 됩니다. 상장 주식은 주식으로 상속세를 낼 수 없고 팔아서 돈으로 내야 합니다. 결국 이재용 부회장과 가족들은 약 11조원의 상속세를 물려받은 지분 또는 이미 갖고 있는 재산을 팔아서 마련해야 합니다.

어떤 재산을 팔 것으로 예상되나요: 그게 주식시장에서는 가장 예민한 관심거리입니다. 일단은 삼성전자 주식을 시장에 팔아서 마련할 것이라는 예상이 가장 일반적입니다. 이건희 회장은 삼성전자 주식을 15조원어치 보유하고 있었는데요. 간단한 계산으로는 이중에 11조원어치를 팔아서 세금을 내면 된다는 겁니다.

삼성전자 주식을 팔면 경영권 유지가 되나요: 삼성전자 주식은 이재용 부회장과 그 어머니 홍라희씨가 합해서 1.6%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건희 회장이 물려준 지분을 합하면 5.8%가 되는데요. 삼성생명이 전체의 8.5%, 삼성물산이 전체의 5%, 삼성화재가 1.5% 등 삼성 계열사들이 삼성전자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삼성생명이나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사실 고객들 돈으로 사들인 지분이기 때문에 대주주 일가의 지분과 합해서 총 15%까지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즉 삼성 계열사와 대주주 일가가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 20.9%중에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15%뿐이라서 5.9%의 지분을 팔아도 어차피 삼성전자 의결권은 15%로 변화가 없다는 겁니다.

물론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일부만 남기고 매각하라는 법이 도입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어서 그 지분을 시장에 매각할 것을 생각하면 삼성전자 지분을 쉽게 팔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다만 시장에서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도 삼성물산 등 삼성 계열사들이 사들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시장에서는 이건희 회장이 물려준 지분을 모두 유지한 채로 배당을 받아서 그 돈을 모아 상속세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습니다. 그러려면 이재용 부회장이 지분을 많이 갖고 있는 삼성물산과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물려받은 삼성전자, 삼성생명 등이 배당을 많이 해야 합니다. 그런 전망으로 주가도 많이 올랐습니다.

문제는 그동안 가장 많은 배당을 받아온 삼성물산에서 연간 600억원 남짓의 배당금을 받아서 300억원가량의 세금을 내온 것을 감안하면 배당을 파격적으로 높이더라도 그 돈을 모아 상속세를 내는 것은 요원합니다. 삼성전자는 대주주 가족의 지분이 5.8%에 불과해서 배당을 늘려도 대주주 일가에게 가는 돈은 더 적습니다.

이재용 부회장 입장에서는 그룹 지배구조를 위해서는 꼭 소유하지 않아도 되는 삼성SDS 지분을 매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삼성SDS 지분은 이재용 부회장이 1조6000억원어치, 이부진 이서현씨가 각각 1조원어치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재벌 계열사들이 그렇듯 자녀들의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이건희 회장이 일감 몰아주기로 만들어 준 회사입니다)

주가에 미치는 영향: 이런 가능성들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알기는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삼성SDS 지분을 이재용 부회장이 매각해서 상속세를 마련할 것이라고 가정해보죠. 그러면 주가가 오를까요 내릴까요. 이재용 부회장과 동생들의 지분이 시장에 풀릴 테니 악재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재용 부회장이 지분을 비싸게 팔아야 하는 상황이니 어떤 식이든 주가를 올려서 매각할 것이라는 가정을 한다면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설득력이 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이 팔아야 할 수도 있는 삼성전자 지분도 마찬가집니다. 다만 배당을 받아서 상속세를 마련한다면 배당이 늘어날 것이니 주가에는 유리할 수 있습니다. 많은 증권사들은 그래서 그런 쪽의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배당을 받으면 다른 주주들과 함께 받아야 하고 받은 돈의 절반은 소득세로 낸 후에야 그 남은 돈으로 상속세를 낼 수 있어서 쉬운 선택은 아닙니다.

중국 택하고, 한국 외면하는 외국 투자자들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우리나라 경제, 특히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중국 경제와 성장을 함께했습니다. 중국이 경제성장을 지속하면서 우리나라가 중국 시장에 부품과 소재 등을 수출하는 전진기지가 된 측면도 있고 시장 측면에서도 중국이 외국인들에게 시장을 잘 개방하지 않은 탓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중국 대신 우리나라 주식에 투자했습니다. 중국이 성장하면 바로 그 곁불을 쬘 수 있으니 한국 주식은 중국 주식 다음으로 좋을 주식이라는 판단 때문입니다.

그런데 중국이 금융시장을 서서히 개방하면서 외국인들은 한국 주식을 팔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중국 주식에 직접 투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주식을 팔기만 하고 잘 사지 않는 배경 가운데 하나는 중국 주식을 사기 위해서라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는 중입니다. 특히 중국이 전 세계 주요 경제권 가운데 단연 회복속도가 빠른 것이 입증되면서 중국 경제에 투자하려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들의 입장에서는 한국 시장이 유망하더라도 중국과 한국을 모두 매수하는 것은 중복 투자로 판단하기 때문에 한국 주식의 매수를 더 꺼리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단기에 끝날 트렌드라기보다는 앞으로 중국의 시장 개방도가 높아지면서 더 강해질 흐름일 가능성이 큽니다. 국민연금도 해외자산 투자 비중을 늘리면서 한국 주식에 대한 투자 강도를 줄이는 중이라 국내 주식의 수급문제는 쉽게 풀리지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다시 떨어지는 원유 가격: 국제유가가 다시 40달러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북미와 유럽에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고 있고, 휴전이 끝나 생산환경이 안정된 리비아에서 원유 생산량을 늘린 게 원인이 됐습니다. 올해 초 60달러선에 거래되던 원유(서부텍사스산 기준)의 가격은 3월 10달러대로 내려앉았다가 최근 40달러대를 회복했었습니다.

🛒이 시장을 보면 미국 대선이 보인다: 전 세계 잡화류의 30%를 생산하는 중국 저장성의 이우시장의 주문량이 미국 대선의 바로미터로 주목 받고 있습니다. 이우시장 상인들은 4년 전 선거용품 주문량을 기준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맞히기도 했습니다.

📈성장주 랠리 끝나고 돌아온 리츠 계절: 올해 들어 성장주에 치여 고전하던 리츠의 주가가 배당 시즌을 앞두고 오르고 있습니다. 리츠는 부동산에 간접 투자하는 방식인데요. 3~6%의 배당수익률을 지급하는 덕에 성장주가 멈칫하는 요즘 주목 받는 걸로 보입니다. 주요 리츠들은 이달 들어 4~9%씩 가격이 올랐습니다.

✈️스포츠팀처럼 직원 임대 보내는 일본 항공사: 일본 최대 항공사인 전일본공수(ANA)가 자사 직원을 도요타자동차 등 다른 회사로 임대 보내는 이례적인 대책을 내놨습니다. 여행 수요가 급감해 5000억엔(약 5조3800억원) 안팎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ANA의 직원 임대는 소속을 ANA로 유지한 채 도요타 등 상대 기업과 복수의 고용계약을 맺고 새 회사 직원과 같은 대우를 받는 ‘출향’이라는 방식입니다. 출향 방식에 따라 앞으로 ANA와 고용계약을 해지하고 도요타 등 상대 기업 직원으로 전직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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