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의 인텔 메모리 인수, 잘한 걸까

하이닉스의 인텔 메모리 인수, 잘한 걸까

이주완의 IT산업 나우

새로운 사실: SK하이닉스는 인텔의 낸드플래시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 그리고 중국에서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는 다롄 공장을 총 90억 달러(약 10조3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한창인 시기에 반도체 시장을 흔들만한 큰 소식입니다. 앞으로 메모리 시장은 그리고 SK하이닉스는 어떤 변화를 겪게 될까요?

인수과정은?: SK하이닉스는 90억달러 중 1차로 2021년 말까지 70억 달러를 지급하고 나머지 20억 달러는 2025년 3월까지 지급할 예정입니다. 회계법인들은 현금흐름할인법(미래에 벌어들일 돈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는 방법)에 따른 인텔 메모리 사업의 가치는 83~97억달러 사이로 평가합니다. 그러므로 인수가는 적절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계약의 특이한 점: 양 사가 체결한 계약 내용을 살펴 보면 흥미로운 대목이 발견됩니다. 계약에 따르면 2021년 SK하이닉스가 해외에 설립한 자회사가 인텔의 SSD, 낸드플래시 자산을 인수하되, 2025년 3월까지는 인텔의 자회사가 다롄 공장을 위탁 운영하게 되며 SK하이닉스의 신설 자회사는 인텔의 자회사가 생산한 제품을 공급 받게 됩니다. 그리고 2025년에 비로소 인텔의 무형자산(IP)과 인력(R&D 및 생산)이 SK하이닉스로 완전히 이전됩니다.

즉 SK하이닉스는 70억달러를 지불하고 4년 동안은 인텔이 생산하고 브랜드만 SK하이닉스인 제품을 판매하다가 2025년 잔금 20억 달러를 지불함과 동시에 완전히 인수한다는 전략입니다. 즉, 4년 동안은 양 사의 NAND 사업을 합치지 않고 독자적으로 운영하며 단지 수치상의 시장점유율만 높이겠다는 의미이지요. 마치 다른 낸드플래시 업체들인 웨스턴디지털과 키옥시아(도시바)의 상생관계와 비슷한 모델입니다. 현재 웨스턴디지털은 키옥시아 공장의 일정 지분을 확보한 상태에서 절반 정도의 물량을 자사의 브랜드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생산은 도시바가 맡아서 하고 있지요.

시장에 미치는 영향: 2020년 2분기 기준 SK하이닉스와 인텔의NAND 시장점유율은 각각 11.7%와 11.5%입니다. 두 회사의 점유율을 합치면 23.2%가 되어 단숨에 시장 2위로 올라서게 됩니다. 다만,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이 실질적으로 같은 공장을 사용하고 있어 이 둘을 하나로 보기도 하는데 그럴 경우 SK하이닉스는 3위가 되겠지요. 어찌됐든 규모만 놓고 본다면 3위권 레벨로 점프를 하게 되는 셈입니다.

자료 출처: 트렌드포스

SK하이닉스가 얻게 되는 것들: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 사업부를 인수하게 되면 많을 것들을 얻을 수 있습니다.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인텔의 낸드 및 SSD 관련 기술과 설계 역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곧바로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는 것이 매력적이지요. 2020년 상반기 인텔은 NAND 사업에서 매출 28억달러에 영업이익 6억달러를 기록해 영업이익률이 21%에 달합니다. 반면에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매출 3조7000억원에 약 5000억원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낸드 부문이 효자로 바뀌게 되는 것이지요.

아쉬운 4년의 기간: 인텔과의 계약 내용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SK하이닉스는 재무적으로 큰 이득을 얻을 수 있지만 투자한 금액에 비하면 아쉬움이 있습니다. 약 10조원을 투자해 연간 1조2000억원 정도의 이익이 발생한다면 분명 고수익 사업입니다. 그럼에도 4년 동안은 지식재산권, R&D 등 핵심 자산들이 여전히 인텔에 귀속되어 M&A를 통해 자사의 낸드 역량을 키운다는 근원적인 목적에는 부합하지 않다고 보입니다. 자칫 재무적 투자자에 머물게 될 우려도 있습니다.

인텔은 왜 이 사업을 포기할까: 일단 SK하이닉스는 자신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솔루션을 찾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궁금한 점은 남습니다. 인텔은 최근 2년 동안 NAND 시장에 공을 들였습니다. 그 결과 시장점유율을 5.5%에서 11.5%까지 끌어 올렸죠. 그런데 왜 갑자기 NAND를 매각할까요? 여러 해석이 있습니다.

첫째는 인텔이 ‘선택과 집중’을 한다는 것입니다. 인텔은 전통의 반도체 강자임에도 최근 여러모로 고전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시장에서는 존재감이 미미하지요. 이런 인텔이 비주력 사업을 매각한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다른 해석도 있습니다. 인텔은 향후 반도체 시장과 관련해 CPU, D램, 낸드 등 전통적인 조합이 아닌 하이브리드 메모리, 즉 CPU와 메모리가 하나로 합쳐진 반도체 등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에 베팅하는 것 같습니다. 최근 자사의 하이브리드 메모리인 옵테인과 자체 솔루션을 결합한 서버를 통해 슈퍼컴퓨터보다 빠른 동작 특성을 달성한 것도 자신감의 한 원인일 것 같습니다. 창사 이래 가장 공격적인 투자를 집행한 SK하이닉스와 과감히 NAND를 매각한 인텔, 과연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까요?

포스코에서 경영컨설팅을 합니다. 복잡한 IT 이슈를 쉽게 설명합니다.

국채 20년 만기 보유하면 이자 60% 더 준다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국채를 중간에 팔지 않고 만기(20년)까지 보유하면 이자를 더 주거나 세금을 감면해주는 제도가 도입됩니다. 재정 지출을 늘려야 하는 정부가 재원 마련을 위해 개인들에게 직접 국채를 팔기 위한 목적 때문입니다. 앞으로 국채가 공급은 늘어나는데 수요는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에 따른 것이기도 합니다.

정부가 필요에 의해 국채를 발행하는데 수요가 부족하면 금리를 더 많이 줘야 하고 국채 금리가 올라가게 됩니다. 국채금리가 올라가면 정부도 이자 지급 부담이 커지지만 그보다는 다른 회사채 등의 금리가 따라 올라가는 게 더 큰 걱정입니다. 결국 수요가 부족하면 한국은행이 그 국채를 받아주는 방법 정도가 대안인데 그 경우는 사실상 돈을 찍어서 정부가 사용하는 구조여서 통화가치 불안이 생길 수 있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구조조정 나선 CJ푸드빌: CJ그룹 외식계열사인 CJ푸드빌이 구조조정을 시작합니다. CJ푸드빌 본사 지원조직 직원 가운데 5년차 이상 약 400여명이 대상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외식 불황, 영업 제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CJ푸드빌은 앞서 자산 매각, 경영진 급여 일부 반납, 신규투자 동결 등 자구안을 시행해 왔었습니다. CJ푸드빌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291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2.7% 감소했습니다.

📱아이폰12 첫날 성적표: 아이폰12 사전예약 첫날 판매량이 170만~200만대로 80만대였던 아이폰11 판매량을 크게 뛰어넘은 걸로 관측됩니다. 사전주문이 진행되는 16일부터 3일간 아이폰12와 아이폰12프로 판매량은 9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이폰11 시리즈(1200만대) 판매량보다는 적지만 아직 2개 모델 판매가 시작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판매량이 뒤진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아이폰12 미니와 프로 맥스 모델은 11월 중 출시 예정입니다. 미국 정부의 규제를 받는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급감할 것으로 보이는 점도 애플 입장에선 호재입니다.

💳CMA 경쟁 붙은 증권사∙핀테크 업체: 금융권에서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출시 경쟁이 벌어졌습니다. 카드사와 핀테크 업체들은 고수익률을 앞세워 증권사와 제휴한 CMA를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비씨카드는 신한금융투자와 제휴해 ‘페이북’ 앱으로 신규 CMA 계좌를 열면 연 6.25%의 수익률을 지급한다고 최근 발표했습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미래에셋대우와 제휴해 연 3%의 수익률을 지급하는 네이버통장을 만든 바 있습니다. 증권사들은 가입자가 많은 플랫폼을 창구로 삼아 자금을 끌어모으고, 핀테크 업체들은 플랫폼 파워를 앞세워 수수료를 받는 구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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