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만족시키는 의사결정의 비밀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입니다. 리더십, 조직변화 등을 주로 연구합니다.

김태규의 HR 나우

모두를 만족시키는 의사결정의 비밀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끊임없는 소통, 협상, 갈등 관리를 거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Ury, Brett & Goldberg가 제시한 갈등 관리에 대한 3가지 접근법을 소개합니다. 인간 관계에 대한 시사점을 얻어갈 수 있습니다.

⚖️ 갈등 관리의 3가지 접근법 : 첫째는 옳고 그름 접근법(Right-based)입니다. 소통을 할 때 누가 옳고 그른지를 판단해 옳다고 생각되는 의견으로 수렴해 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의사결정을 내릴 때 규범이나 법규, 선례를 따르고자 하는 것은 우리가 옳고 그름 접근법에 매우 익숙해져 있다는 반증입니다. 법정에서의 판사의 결정도 대표적인 옳고 그름 접근법의 사례입니다.

둘째는 권력 접근법(Power-based)입니다. 두 명 이상이 소통을 통해 의사결정을 내릴 때 권력이 강한 사람의 의견이 주로 반영되는 경우를 뜻합니다. 조직 내에서 상사의 지시라는 이유만으로 옳고 그름의 판단이 개입 되지 않은 채 진행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궁극적으로 무엇을 위한 지시와 실행인지 따지지 않고 따르는 것이 권력 접근법의 전형적인 사례입니다. 국가간에 의견의 충돌이 있을 때, 무력과 전쟁으로 해결하려 하는 것도 권력 접근법입니다.

마지막으로 이해관계 접근법(Interest-based)입니다. 소통을 할 때 내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Interest)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상대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염두에 두며,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으로 소통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이 관점을 조직 생활에 적용한다면 언제나 조직이 성장하고 성과를 내야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되 직원들은 개인적인 성장을 원하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 사람들의 호의를 얻는 이해관계 접근법 : 1930년대 미국, 대공황이 지나간 자리에서 한 할머니가 빵을 훔쳤다는 죄목으로 법정에 섰습니다. 판사가 왜 빵을 훔쳤냐고 물으니 딸은 병들었고 사위는 가족을 버리고 도망을 쳤으며 손녀 둘이 한동안 굶고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판사는 벌금 10달러를 선고했습니다. 당시의 물가로는 큰 부담이 될 액수였습니다.

하지만 판사는 이런 말을 덧붙입니다. “노인이 빵을 훔칠 수 밖에 없는 사회환경을 만든데 있어서 나도 일조한 책임이 있으니, 자신에게도 벌금 10 달러를 부과한다” 그 벌금은 국고로 들어가는게 아니라 할머니에게 드렸습니다. 방청석에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도 이런 사회를 만든데 일조한 책임으로 50센트씩의 벌금을 부과하고 자발적으로 내게 했습니다. 방청석에서 추가로 모금한 액수는 47.5 달러였습니다. 이 중 50센트는 빵집주인에게, 그리고 나머지 47달러는 할머니에게 건네드렸습니다.

대부분의 판사들이 옳고 그름 접근법을 통한 소통과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반해, 이 판사는 자신과 더불어 사회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했습니다. 다시 말해 이해관계 접근법을 실천했던 것이죠.

판사의 이름은 피오렐로 라과디아(Fiorello La Guardia)입니다. 위와 같은 감동적인 판결에 힘입어 뉴욕시장에 당선이 되고 3연임을 하면서 마피아 소탕에 큰 공헌을 했습니다. 뉴욕에는 2개의 큰 공항이 있는데, 하나는 JFK 공항이고, 다른 하나는 이분의 이름을 딴 라과디아 공항입니다.

🙆‍♂️ 직원들이 만족하는 의사결정의 비밀 : 조직 생활에서 어떤 접근법을 쓰고 계신가요? 구성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조직 전체의 효용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해관계 접근법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옳고 그름 접근법이나 권력 접근법은 특정 구성원의 만족만을 이끌어낼 것이기 때문입니다. 수평적인 문화와 구성원간 원활한 소통이 강조되는 요즘엔 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해관계 접근법을 실제로 적용하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이해관계 접근법을 활용하려면 나와 상대방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상대방은 커녕 나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에 대한 이해조차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일상에서 스스로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에 대한 질문과 답을 자주하는 훈련을 하고, 상대가 처한 상황에 대해서 조금 더 관심을 가진다면 이해관계 접근법에 다가갈 수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퍼진다면 권력의 남용이나 법과 같은 옳고 그름의 잣대만으로 메마른 의사결정이 내려지는 것을 피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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