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엔 둔감한 미국 증시, 옵션에 흔들린다

업라이즈 애널리스트이며, 유튜브 이효석아카데미를 운영합니다.

이효석의 주식으로 보는 세상

고용 회복 더뎌도 오르는 미국 증시

새로운 사실: 지난주 금요일에는 미국 고용지표가 발표됐습니다. 일단 실업률은 7.9%로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8% 이하로 떨어졌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긍정적으로 보이지만, 이는 분자(실업자 수)가 감소해서가 아니라, 분모(노동시장 참여율)이 61.4%으로 예상(61.9%)보다 낮아졌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고용을 포기한 사람이 늘었다는 이야기죠. 이보다 주목해야 할 세 가지 사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영구적 일자리 손실이 30만명으로 증가했다는 소식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일자리 손실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점점 영구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은 안타까운 사실입니다.

2)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74.2%로 지난달보다 0.7%포인트 감소했습니다. 학교의 재개방이 미뤄지고, 온라인 수업이 계속되면서 어쩔 수 없이 노동시장을 떠나는 여성이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장기전을 대비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3) 정부 부문의 일자리가 21만6000명 감소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8월에는 46만7000명 증가).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에서 고용하는 사람이 줄었다는 것도 인상적인데요. 재정이 어려운 지방정부의 교육부문에서 일자리 28만개를 줄였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구조조정 또 시작된다: 그런데 이번에 발표된 고용지표에 반영되지 않은 악재들이 또 있습니다. 추석연휴가 시작되던 지난달 29일, 디즈니에서 2만8000명 해고 소식이 발표된 이후, 보험사와 에너지 기업에서도 대규모 감원 발표를 했습니다. 미국 대형보험사 올스테이트는 3800명을 감원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전 직원의 8% 수준입니다. 미국의 항공사들은 정부에게 추가 지원을 해주지 않으면 당장 10월부터 수만명의 근로자를 해고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아메리칸에어라인 1만9000명, 유나이티드에어라인 1만2000명 등입니다. 더치셀(세계 2위 석유회사)도 2022년까지 전 직원의 10%가 넘는 9000명을 감원하겠다는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러한 대규모 감원 계획은 미국 정치권에는 협박으로 느껴진 것 같습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항공사 직원들에 대한 구제방안이 현재 의회에서 진행 중”이라며 급하게 감원을 멈춰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부양규모에 대한 이견 때문에 추가부양책 통과가 늦어지는 동안 미국 경제가 느끼는 불안감이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증시는 오른다: 이렇게 안 좋은 소식들이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증시는 크게 불안해하지 않았습니다. 경제가 안 좋아질수록 미국 정부와 연준의 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은 높아진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걸로 보입니다. 금융시장이 경제 지표와 오히려 반대로 움직이는 이런 현상이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트럼프가 코로나에 걸려도 증시는 걱정 없다?

새로운 사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었습니다.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으며, 불확실성은 커졌습니다.

그런데 금융시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습니다. 안전자산인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가격은 위기 때 오르는데요. 이번엔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경기부양책이 나올 거란 기대감을 반영했기 때문입니다. 달러 역시 생각보다 큰 움직임이 없었습니다. 경기 민감업종(금융, 항공)의 주가도 올랐습니다.

옵션 열풍에 출렁이는 시장

오히려 주목해볼 만한 뉴스는 다시 나타난 나스닥 고래”라는 제목의 블룸버그 기사였을 수 있습니다. 지난달엔 나스닥 중심으로 주식시장이 하락했기 때문이죠.

새로운 사실: 이 기사에서는 내년 1월과 3월에 만기를 맞는 7500만불(약 870억원) 규모의 아마존 콜옵션이 매매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매수자가 누구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단 두 건의 대량매매를 통해서 거래가 성사되었기 때문에 손정의의 소프트뱅크와 같은 큰손일 가능성이 부각되었습니다.

시장 변동성 키우는 옵션 거래: 콜옵션은 주식을 특정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증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지금 3100달러인 아마존 주식을 올해 연말에 주당 3200달러에 살 수 있는 권리증이 10달러에 시장에서 거래되는 겁니다. 만일 연말에 아마존 주가가 3500달러가 된다면 콜옵션을 산 사람은 큰 이익을 보고, 판 사람은 그만큼 손해를 볼 겁니다. 매도자는 이게 두려워 아마존 주식을 사서 위험을 줄입니다. 결과적으로 아마존 주가는 더 빨리 오르게 됩니다.

개인도 옵션 투자한다: 이처럼 옵션 거래는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도 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키는데요. 올해 들어서는 개인투자자들 역시 옵션 거래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개인 투자자는 기관에 비해 자금이 부족하기에 옵션을 1계약씩만 거래하곤 하는데요. 전체 옵션 거래 중 1계약만 거래한 것의 비중은 2018년엔 2%였지만, 올해는 8%로 급등했습니다.

댈러스 연준의 로버트 카플란 총재의 발언을 보면 사람들이 왜 위험한 투자에 뛰어드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분은 9월 FOMC 회의에서 앞으로의 통화정책 방향을 미리 알려주는 것에 반대했는데요. 이유는 제로금리가 장기간 지속되면 “사람들이 너무 위험한 투자를 할까봐”였습니다. 어쨌든 연준은 2023년까진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 같다고 시장에 안내했고, 위험한 투자를 하는 사람은 앞으로 많아질 듯합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오늘의 이슈

애플과 구글은 통행세를 걷고 있는 걸까

새로운 사실: 구글이 휴대폰의 앱구매 플랫폼인 플레이스토어에서 구매한 앱에서 결제되는 모든 거래에 대해 30%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정책을 강행하기로 했습니다.

수수료 피하려면, 앱 밖에서 결제하게 해야: 구글의 이 정책을 피하기 위해서는 게임이나 콘텐츠 등 디지털 상품이 아닌 일반 상품을 판매하거나, 아니면 앱이 아닌 다른 곳에서 구매와 결제와 이뤄지게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면 전자책을 파는 회사는 전자책 앱에서 직접 전자책을 팔면 30%의 수수료를 내야 하며 그걸 피하려면 다른 웹사이트에서 전자책을 구매하고 결제하도록 한 후 전자책을 읽는 것만 앱에서 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수수료를 내야 하는 업체는 구글이 가져가는 30%의 수수료를 고객에게 일부 또는 전부를 전가하거나 그럴 파워가 없는 업체는 수수료 부담을 업체가 떠안아야 합니다.

애플 선례 따를까: 애플은 이미 앱스토어에서 판매되는 콘텐츠에 대해 이미 이런 정책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30%의 수수료를 부과받게 되는 경우 10%는 해당 업체가 부담하고 20% 정도는 고객에게 전가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네이버 웹툰의 경우 다른 곳에서 결제하면 건당 100원, (30%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앱스토어에서는 120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게임은 이미 앱스토어와 플레이스토어에서 30%의 수수료를 내고 있습니다. 국내 게임사들이 낸 수수료가 연간 1조5000억원에 이릅니다. 게임사들 입장에서는 이 수수료를 안 내면 좋겠지만 앱스토어와 플레이스토어가 없었다면 기껏 개발한 게임을 홍보하거나 알릴 수단이 마땅치 않았거나 비싼 홍보비용을 어차피 썼어야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수수료가 과도한지 여부는 판단이 쉽지 않습니다. (음식 배달앱과 식당 사이의 관계와 비슷한 이슈입니다. )

대출 받을 때 유리한 방식 따로 있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 원금균등분할상환 방식으로 돈을 갚기로 하느냐, 아니면 원리금균등분할상환 방식으로 돈을 갚느냐의 차이에 대한 논란입니다.

많은 재테크 전문가들은 원리금균등분할상환이 이자로 내는 돈이 더 많으니 가능하면 원금균등분할상환을 선택하라고 조언합니다만, 원리금균등분할상환이 원금균등분할상환보다 이자를 더 많이 가져가는 나쁜 방식은 아닙니다.

소비자는 어떤 방식이든 어차피 정해져있는 이자를 내는 셈인데 원리금균등분할상환은 대출을 조금 일찍 갚는 방식이어서 매월 내는 원리금이 더 많은 대신 (당연히) 이자로 내는 돈은 (원금을 조금 더 빨리 갚는 셈이므로) 조금씩 줄어들어서 총 이자지출액은 원금균등분할상환보다 적습니다.

이자율에 따라 다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이자가 비싸서 대출을 빨리 갚아버리고 싶은 경우는 원금균등분할상환을 선택해서 빨리 갚는 게 좋고 이자가 비싸지 않은 대출이라면 원리금균등분할상환 방식이 유리합니다.

굳이 둘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오히려 원금을 천천히 갚는(그래서 이자는 더 오래 더 많이 내야 하는) 원리금균등분할상환 방식이 유리한 측면이 있습니다. 중간에 그 대출을 빨리 갚아버리고 싶으면 원금 일부를 조기 상환하면 그만이므로 원리금균등분할 상환을 선택하면 대출을 천천히 갚을 수 있는 옵션과 중간에 빨리 갚아버리는 옵션을 모두 갖는 셈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대출규제가 많아져서 대출을 갚아버리고 나면 다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상황(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자가 낮은 저금리 상황)에서는 대출을 최대한 늦게 상환하는 게 유리할 경우가 많습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코로나19가 불러온 플라스틱 대란: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되면서 플라스틱 폐기물 대란이 일상을 덮치고 있습니다. 온라인 쇼핑, 배달 음식 등 비대면 소비 생활이 확산했고, 플라스틱 성분 부직포로 된 마스크를 전 국민이 매일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폐기물은 급증했지만, 중국 등에서 폐플라스틱 수입 금지 조치를 내린 탓에 수거업체들이 수거를 거부하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단 전망도 나옵니다.

📈상장 추진하는 야놀자, 에어비앤비: 국내 숙박 플랫폼 야놀자세계 최대 숙박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가 모두 상장을 준비합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여행업계가 타격을 받고 있지만 최근 국내 여행 인기가 살아나는 데다, 플랫폼 기업들이 증시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어 이들 기업의 상장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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