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반도체 패권을 가져갈까?

포스코에서 경영컨설팅을 합니다. 복잡한 IT 이슈를 쉽게 설명합니다.

이주완의 IT산업 나우

미국이 반도체 패권을 가져갈까?

새로운 소식: 미국의 반도체 설계·개발 회사인 엔비디아(nVIDIA)가 드디어 영국의 반도체 설계 기업인 ARM을 소프트뱅크로부터 400억달러(약 47조원)에 인수하기로 최종 합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기존 대주주인 소프트뱅크는 10% 이내의 지분을 유지하며 지속적으로 ARM의 성장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엔비디아, ARM, 소프트뱅크 3사가 긴밀하게 협력하게 될 경우 막강한 IT 클러스터를 형성하게 될 전망입니다.

반도체 기업의 ARM 인수에 대한 우려: 지난 수개월 동안, ARM의 새로운 주인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컸던 이유는 ARM이 보유한 시장지배력과 새로운 조합이 보유하게 될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구글 안드로이드(Android)를 인수한다고 하면 대부분의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향후 미칠 여파로 인해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반도체 시장이 바라보는 ARM의 인수합병은 그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모바일 기기의 핵심 기술을 보유한 ARM을 반도체 기업이 인수할 경우 단기간에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엔비디아-ARM 조합의 시너지: 엔비디아의 본업은 GPU, 즉 그래픽 프로세서와 카드입니다. 그러나 창업 초기에는 인텔이 장악하고 있는 CPU 시장에 눈독을 들였었지요. 결국 인텔의 아성을 넘지 못해 GPU 시장으로 눈을 돌렸던 것인데요. 현재 데스크톱 PC나 고성능 노트북을 사면 인텔의 CPU, 엔비디아의 그래픽카드, 삼성전자의 디램(DRAM), 삼성전자 혹은 샌디스크(웨스턴디지털)의 SSD가 들어있을 것입니다. 이렇듯 여러 IT 기업들이 사이 좋게 분업을 하고 있는데, 엔비디아가 ARM을 인수함으로써 최소한 모바일 시장에서는 새로운 강자의 출현이 불가피해졌습니다. 

ARM은 스마트폰의 중앙처리장치인 AP의 원천기술을 갖고 있습니다. 여기에 GPU 및 자율주행 분야 1위인 엔비디아의 기술이 합쳐지게 되면 당장 퀄컴, 미디어텍, 삼성전자, 애플, 화웨이 등 5개사가 97%를 장악하고 있는 AP 시장에 엔비디아가 뛰어들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그것도 월등히 유리한 무기를 장착하고서 말이지요. 자율주행차 시장에서도 엔비디아의 영향력은 가속화될 것입니다. 이미 테슬라의 자율주행차에 두뇌를 공급하는 등 선두를 달리고 있는 엔비디아가 모바일 프로세서의 절대 강자인 ARM과 협업하게 되면 경쟁자들을 뿌리치고 독주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중 기술 패권 전쟁의 종결이라고?: 엔비디아가 ARM의 인수자로 결정되자 일부 언론에 미국이 중국과의 기술패권 전쟁을 승리로 마무리했다는 지나치게 앞서가는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지난 7월 ARM의 중국법인은 ARM 본사와의 결별을 선언하고 모든 자산을 국유화했습니다. 물론 공산주의 국가이기에 가능한 일이겠지만 어쨌든 ARM의 핵심 기술 상당부분은 이미 중국으로 넘어간 상태입니다. 화웨이 제재가 중국의 IT 굴기에 상당한 타격을 주고 있는 것은 맞지만 엔비디아의 ARM 인수는 다른 각도로 봐야 합니다. 그리고 화웨이 제재 자체도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영향을 주고 있지는 않습니다. 중국 반도체 굴기의 핵심은 디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국산화한다는 것인데 창신메모리와 YMTC는 여전히 아무런 제재 없이 메모리 공장을 짓고 있습니다.

휘슬이 울릴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 비록 엔비디아가 ARM을 인수한다고 발표했지만 아직 최종 결정이 난 것은 아닙니다. 글로벌 IT 기업들의 M&A는 각국의 이해관계가 얽혀 마지막 단계에서 무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지요. 중국 칭화유니그룹의 마이크론 인수는 미국 의회에 의해 무산되었고 대만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막았으며 퀄컴의 네덜란드 NXP 인수는 중국의 방해로 성사되지 않았지요. 미국이 노골적으로 화웨이 죽이기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독과점 승인을 거부할 가능성은 아주 높습니다. 엔비디아는 앞으로도 험난한 과정을 남겨둔 셈입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오늘의 이슈

원화가 비싸지고 있다

새로운 사실: 최근 달러·원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습니다. 원화는 강세, 달러는 약세라는 의미인데요. 지난주 금요일에는 14원이나 내린 1160.2원으로 마감했습니다.

위안화 따라가는 원화: 환율이 내려오는 이유는 세계적인 달러 약세 추세와 함께 위안화 강세를 예상한 투자자들이 많아지면서 위안화가 강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원화는 위안화 가치와 거의 비슷하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미국 달러가 약세 흐름을 보이는 이유는 미국의 통화정책이 돈을 계속 풀고 공급하는 방향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달러 약세에도 불구하고 계속 함께 약세를 보이던 일부 신흥국 통화들도 강세로 분위기를 바꾸고 있습니다. 신흥국 투자에 대한 불안감이 다소 완화됐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위안화 강세의 원인이 중국의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라면 이런 흐름이 다시 바뀔 수 있는 신호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는 게 시장의 반응입니다.

위안화 떨어트릴 유인이 적다: 위안화는 아직도 중국 정부가 스스로 만들어 내는 환율에 가깝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몰라도 단기로는 얼마든지 조절이 가능합니다. 중국이 위안화 강세를 계속 용인하느냐가 환율의 중요한 변수라는 의미인데요. 중국의 최근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 외국인 투자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 정부도 굳이 위안화 환율을 다시 끌어올릴(위안화 약세로 바꿀) 이유는 적다는 분석이 더 많습니다.

참고로 중국 정부는 중국 경기가 위험할 때 수출을 늘리기 위한 목적에 더 이상의 위안화 하락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위안화를 인위적으로 하락시키는 선택을 하곤 했습니다.

시장은 왜 연준에 실망했을까

새로운 사실: 요즘 전 세계 금융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 연준(FED)이 내놓은 최신 뉴스는 “물가가 오르더라도 꽤 오랜 기간동안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언급입니다.

연준은 요즘 시장이 안심할 수 있는 메시지들을 하나씩 하나씩 필요할 때마다 내놓는 중입니다. 금리를 더 낮출 수 없는 중앙은행이 내놓을 수 있는 최선의 카드들입니다. 금리를 올리는 상황을 가장 두려워하는 금융시장에 ‘웬만해선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연준의 발표는 분명 호재입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은 연준의 그런 발언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연출했습니다.

연준의 말이 공허한 이유: 왜 시장은 연준의 그런 호재성 발언에도 별로 탐탁지 않은 반응을 보였을까요. 그에 대한 해석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연준의 그런 발언이 아무 의미 없는 공허한 말이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을 때는 연준이 ‘물가가 올라도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고 하는 게 큰 의미로 다가오지만 아무도 물가가 오를 것을 걱정하거나 예상하지 않는 상황에서 물가가 올라도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계획은 대단히 공허하다는 겁니다.

지금 상황은 물가가 오르면 어떻게 하느냐는 인플레이션의 걱정보다는 물가가 과연 오를 수나 있는 것이냐는 디플레 우려가 더 큽니다. 그리고 그걸 해결할 주체도 연준 말고는 없다는 생각으로 연준의 정책을 기다리고 주목하고 있는데 연준은 어떻게 물가를 올릴 것인지에 대한 대책은 내놓지 않고 ‘만약 물가가 오른다면 그래도 우리는 금리를 당분간 유지할 것’이라는 다소 뜬금없는 반응을 보인 것에 대한 실망감이 드러난 것으로 풀이됩니다.

연준의 계획은 그렇다 치고, 그렇다면 물가는 앞으로 오를 것인가 아니면 오르지 않을 것인가도 중요한 관심거리입니다만, 그에 대한 전망은 전체적으로는 물가 상승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쪽입니다. 그러나 물가가 오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우며 과거보다 그 가능성은 커졌다는 전망도 함께 나옵니다. 시장의 반응은 물가가 오를 가능성이 별로 없는 상황에서 ‘만약 물가가 혹시라도 오르더라도’로 시작하는 연준의 언급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발언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틱톡-오러클-월마트 새 회사 설립 합의: 짧은 동영상 공유 앱 ‘틱톡’이 미국 오라클·월마트와 미국 내 틱톡 서비스를 운영할 새로운 회사를 세우는 안을 발표했습니다. 오라클은 이 회사의 지분 12.5%를, 월마트는 7.5%를 취득하기로 했습니다. 당초 예상대로 틱톡이 통으로 미국 회사에 넘어가진 않았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 결정을 반겼지만, 아직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는 절차가 남았습니다.

💸시작된 추석 민생 안정 대책: 오늘(21일)부터 종이 온누리상품권이 10% 할인된 가격에 팔리고 추석이 있는 이번 달만 1인당 최대 구매 한도가 5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늘어납니다. 모바일 온누리상품권도 내일부터 연말까지 구매 한도가 월 7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상향되고 할인율은 10%가 적용됩니다. 또 9월 마지막 주에는 기차역 편의점에서 마스크를 최대 45%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습니다.

📈산유국 증시도 개미가 이끌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증시는 개인 투자자들이 이끌고 있는데요. 사우디아라비아도 예외는 아녔습니다. 이달 15일 기준 사우디의 하루 평균 주식 거래량은 120억리얄(약 3조7500억원)에 달했는데요. 작년 같은 기간 거래량보다 약 2.5배 많습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가까웠던 2014년 9월과 비교해서도 거래량이 늘었습니다. 사우디 증시의 대표 지수인 타다울 올셰어지수는 3월 저점 대비 40%가량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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