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못 사는 화웨이, 삼성∙LG 수혜 볼까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반도체 못 사는 화웨이, 삼성∙LG 수혜 볼까

새로운 사실: 미국이 어제(15일)부터 중국 기업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공급을 중단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예고된 규제여서 화웨이는 9월 15일이 되기 전에 반도체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열을 올렸습니다. 이달 들어서는 품질검사가 마무리되지도 않은 반도체도 그냥 다 보내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화웨이로의 반도체 공급이 중단되는 사건은 휴대폰 시장과 반도체 시장에 서로 다른 영향을 주게 됩니다. 당장은 미리 확보한 반도체로 제품을 계속 생산할 수 있겠지만 그 재고가 떨어지는 내년 봄쯤에도 이 상황에 변화가 없으면 화웨이는 휴대폰과 통신장비를 제조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휴대폰 시장에서는 샤오미나 삼성전자, 애플 등 화웨이의 경쟁사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도체 시장은 단기적으로는 대형 공급처가 사라지면서 흔들리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화웨이를 왜 제재하나: 미국이 화웨이에 대해 반도체를 공급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중국의 기술력이 급성장하는 것을 꺼려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화웨이가 통신장비를 제조하는 업체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화웨이가 통신장비를 전 세계에 공급하면서 그 통신장비를 통해 주요 인사나 시설에 대한 도청과 감청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화웨이는 미국의 퀄컴, 브로드컴 등에서의 반도체 구매 뿐 아니라 대만 파운드리 기업 TSMC에 반도체 위탁까지 차단 당하게 됐습니다. 메모리 반도체 역시 구매할 수 없게 됐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되나: 일단 화웨이는 우리나라의 삼성전자 하이닉스가 생산하는 반도체의 주요 고객입니다. 그동안 화웨이가 반도체 재고 확보를 위해 물량을 대량으로 사들이면서 최근에는 반도체 가격이 오름세를 타기도 했습니다. 화웨이로의 공급이 끊기고 나면 반도체 현물 가격은 다시 하락하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도체 회사들은 일단 당장은 화웨이가 사가던 물량을 누구에게 팔아야 하느냐는 고민이 있겠습니다. 그러나 그 반도체는 결국 휴대폰 등 IT기기를 만드는 데 사용되므로 화웨이의 생산중단으로 전 세계 IT기기 수요가 눈에 띄게 감소하지 않는 이상 반도체 수요는 어딘가에서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화웨이가 훌륭한 제품을 출시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자극해온 부분만큼은 수요가 감소할 수도 있겠습니다)

휴대폰 시장에서는 모든 휴대폰 업체들 반사이익: 화웨이가 9월 15일 전에 부품 확보를 열심히 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여러 부품 가운데 가장 먼저 떨어지는 부품이 생기는 시점이 화웨이의 생산이 중단되는 시기여서 의외로 그 시점이 빨리 도래할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그 경우 휴대폰 업체들은 화웨이가 점유하던 시장을 나눠 가져가면서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입니다(소비자들의 휴대폰 구매 욕구는 일정하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기대를 반영해 샤오미의 주가는 올해 저점대비 170% 정도 올랐습니다.

삼성은 혜택 보고, LG는 혜택 보기 힘들다: 화웨이는 세계 1위, 또는 2위를 다투는 휴대폰 회사로 중국에 전체 제품의 70%를 팔고 있습니다. (지난해 중국에서 1.4억대, 비중국에서 1억대를 출하할 정도로 중국 출하 비중이 높습니다) 결국 중국에서 팔던 이 70%의 시장을 누가 가져가느냐가 관건인데 아마도 샤오미나 오포 등 중국 휴대폰 업체들이 가져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애플과 삼성전자도 일부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이외의 국가에서는 기존 시장점유율대로 화웨이가 포기한 시장을 나눠가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 외 글로벌 시장점유율(화웨이 제외시)은 삼성 31%, 애플 18%, 샤오미 9%, 오포 5%, 비보 4%입니다. LG전자의 수혜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LG전자와 화웨이의 휴대폰 사업은 주력 판매 시장이 서로 겹치지 않기 때문입니다. LG전자는 스마트폰 판매의 약 70%가 북미와 한국에서 발생하는데 ‘하필’ 화웨이는 그 지역에서 휴대폰을 별로 팔지 못했습니다.

이 모든 시나리오는 화웨이에 대한 제재가 내년에 미국 대선 이후에도 계속 된다는 가정에 근거합니다.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집권하더라도 이 제재가 쉽게 풀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쪽에 무게를 더 두고 있습니다.

오늘의 이슈

증권사, 신용공여 당분간 안 한다

새로운 사실: 돈을 빌려서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신용공여’ 규모가 급증하면서 일부 대형 증권사들은 신용공여를 중단하는 조치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증권사들이 고객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방식은 주식담보대출과 신용공여 두 가지인데요. 주식담보대출은 매수한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려서 현금으로 찾아나가는 것(이 돈의 용도는 고객의 자유입니다)이고 신용공여는 돈을 빌려주는 것까지는 똑같지만 그 돈으로 주식을 사야 합니다.

둘 다 돈을 빌려주는 것인데 이 돈은 증권사들이 갖고 있는 자기자본에서 나옵니다. 증권사들은 자기자본의 두 배 이상으로 대출을 해주면 안 된다는 규정(자본시장법)이 있지만 증권사들은 이보다 적은 규모인 자기자본의 80% 정도에서 대출 규모를 조정해왔습니다.

공격적 투자자 늘었다: 이런 현상은 개인들이 주식투자에 얼마나 공격적이고 적극적인지를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이렇게 빚으로 투자하는 방식은 주가가 내리기 시작하면 더 많은 매물을 불러오지만 주가가 오를 때는 더 과도하게 오르게 하는 자극제 역할을 합니다.

바람직하다고 보긴 어렵지만 이걸 규제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향은 아닙니다. 대출을 규제하면 자본이 적은 개인 투자자들은 많은 투자 수익을 거두기 어렵습니다. 똑같이 빚을 내서 투자하는데 그 빚이 가족들에게 빌린 돈이거나 주택을 담보로 맡기고 빌린 돈이면 괜찮고 내 주식을 담보로 빌린 빚은 나쁘다고 규정할 근거도 없기 때문입니다.

저금리가 끝나면 주식은?

새로운 사실: 유명한 투자자였던 채권왕 빌 그로스가 담배산업, 은행, 유럽 주식보다 보수적이고 안전한 투자대상으로 투자 방향을 바꿀 시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빌 그로스는 늘 모든 투자 판단이 옳았던 것은 아니지만 꽤 많은 경우에 투자의 방향과 모멘텀을 잘 맞춰왔습니다.

최근의 주식시장 급등에 대해서는 저금리가 가져온 결과로 분석하면서 저금리 상황이 끝나면 주식시장도 크게 위험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주식의 가치는 미래에 거둘 것으로 기대되는 수익을 현재 가치로 바꿔서 계산하는데요. 미래 가치를 현재 가치로 환산할 때는 시중금리가 중요합니다. 시중금리(실질금리)가 낮으면 미래에 벌어들일 수익도 비교적 높은 현재 가치로 환산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미래에 기대되는 수익이 큰 성장주들이 높은 가치로 평가 받게 된다는 설명입니다.

빌 그로스는 미국 주식의 전망을 나쁘게 보는 이유에 대해 그동안 주가가 오른 것은 미국 정부가 다른 나라와는 비교되지 않을 만큼 대규모로 근로자들의 주머니에 돈을 넣어줬고 그것이 주가를 떠받쳤는데 이제 그 돈이 다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앞으로 미국의 경기를 유지하고 살리려면 지금보다 더 많은 정부 돈이 필요한데 재정지출을 그만큼 과감하게 하기 어려울 것이 분명하므로 경기 회복은 지연될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45년 만에 가치주 앞지른 성장주: 올해 증시는 성장주가 가치주를 압도했습니다. 성장주가 현재는 비교적 적은 돈을 벌어들이지만 미래에는 많이 벌어들일 기업, 가치주는 이미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고 있는 기업으로 흔히 분류되는데요. 올해 7월 미국에선 S&P500 기업 중 성장주를 모아둔 지수가 가치주를 모아둔 지수를 능가했습니다. 그 전까진 가치주는 높은 배당금을 받을 수 있고, 그걸 재투자하면 성장주보다 수익률이 좋았는데요. 45년 만에 성장주가 가치주를 앞지른 겁니다. (70년대엔 니프티 피프티라고 불린 우량주 50개의 수익률이 시장 평균치를 훨씬 상회했습니다.)

🇨🇳알고리즘 빼고 틱톡 매각하게 한 중국: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던 짧은 동영상 플랫폼 틱톡은 오라클에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당초엔 MS가 틱톡을 인수할 유력한 후보였는데요. 틱톡을 운영하는 바이트댄스가 틱톡은 매각하더라도 동영상 추천 알고리즘은 넘기지 않겠다고 결정하면서 MS와의 협상은 깨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앱 사용자들의 문자·영상 이용 기록 등 광범위한 사용자 정보를 분석해 `맞춤` 영상·트렌드를 추천하는 알고리즘은 틱톡의 핵심 기술인데요. 중국 정부는 ‘틱톡의 알고리즘은 중국 기술을 이용한 중국산이므로 알고리즘을 판매하는 것은 중국의 기술 수출 제한에 해당해 중국 당국 허가를 받아야 한다’며 알고리즘 판매를 사실상 금지했습니다.

🛒’반품도 쉽게’ 경쟁하는 유통업계: 빠른 배송, 새벽 배송으로 경쟁했던 유통업계가 이번엔 ‘쉬운 반품’으로 경쟁하고 있습니다. 반송 조건을 대폭 완화하거나 아예 없애는 정책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반품을 잘해주는 게 기업의 신뢰도를 높이고 사전에 자체적으로 신선식품 관리를 철저하게 하는 유인이 된다는 측면에서 나쁠 게 없다는 판단인데요. 쓱닷컴과 티몬은 배송 받은 신선식품의 상태가 좋지 않으면 반품하게 해주고 있으며, 위메프와 쿠팡은 환불해주는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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