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집주인들의 가장 큰 고민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요즘 집주인들의 가장 큰 고민

전세를 주고 있는 집이 계약기간 2년이 다 되어가는 상황에서 그 집을 팔려고 하고 그 집을 매수하는 사람은 바로 들어와서 거주하려는 상황입니다. 이때 그 집에 살고 있는 세입자는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해서 추가로 2년을 더 살 수 있을까요? 아니면 새로운 집주인이 직접 거주를 하기 위해 들어오겠다는 것이니 양보하고 나가야 하는 걸까요.

세입자 있으면 다음 집주인도 거주 못한다: 이 문제는 이번에 새로 개정된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 정확하게 규정하지 않아서 전문가들조차 해석이 분분했던 사안입니다.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한 해석을 공식적으로 내놨는데요. 결론은 <세입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2년을 더 살 수 있다>입니다. 그러자 집주인들의 반발이 거셉니다. 그렇다면 집주인은 실거주 목적의 매수자에게 집을 팔 수 있는 기회가 4년에 한번밖에 오지 않는다는 말이 되기 때문입니다. 과거처럼 갭투자가 성행한다면 세입자가 들어있는 집도 쉽게 매매할 수 있겠지만 실거주 목적의 주택만 보유하라는 정책 때문에 매수자들은 바로 입주할 수 있는 집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새 집주인이 직접 거주하는 게 왜 안 되나요: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집주인이 직접 들어와서 거주할 경우만 세입자의 계약갱신 요구권을 물리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예를 들어 내년 3월31일이 2년 전세계약의 만기가 되는 어떤 세입자 C가 살고 있는 주택의 소유권이 집주인 A에서 새로운 집주인 B로 바뀐다고 가정해보죠.

이 때 세입자 C에게 <내가 직접 들어가서 살테니 미안하지만 2년만 살고 나가달라>고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사람은 그 전세계약이 만료되기 6개월~2개월 사이인 올해 9월 말부터 내년 1월 말 사이에 그 집의 소유권을 갖고 있는 기존 집주인 A입니다. 그런데 그 집은 A가 아니라 B가 들어가서 살 계획이기 때문에 A는 <내가 직접 들어가서 산다>고 하고 세입자를 내보낼 수 없습니다.

직접 거주한다는 이유로 세입자를 내보낼 수 있는 새로운 집주인 B는 세입자C에게 그런 통보를 해야 하는 <올해 9월 말부터 내년 1월 말 사이>에는 집주인이 아니라 그냥 매수 후보자일 뿐이어서 세입자 C에게 계약갱신거절을 통보할 권한이 없습니다.

결국 이런 저런 사정에도 불구하고 세입자 C가 너그럽게 자발적으로 또는 일정금액의 위로금 또는 합의금을 받고 2년만 살고 나가주는 경우에만 A와 B는 집을 사고 팔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B는 C가 2년을 더 거주할 집을 전세를 끼고 사두는 수밖에 없습니다. 당장 실거주를 하기 위해서 집을 매수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뜻입니다. (물론 2년 후에 4년 거주기간을 채운 계약갱신권 없는 세입자들이 많아지면, 그런 세입자가 거주 중인 집은 직접 거주할 집으로 매입하는 게 가능해집니다)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을 허용하지 않는 예외사례에 집주인 본인이 직접 거주하는 경우 외에 매매 계약을 체결한 새로운 집주인이 직접 거주하려고 하는 경우를 포함시키지 않는 바람에 생긴 결과입니다.

그럼 집주인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앞으로는 기존 세입자를 내보내기 위해서는 새로 집을 매수한 B가 세입자에게 계약갱신 거절을 통보할 시점에 법적으로 집주인이어야 하므로 실거주할 집을 구매하려면 기존 세입자의 거주 기간이 6개월 이상 남은 시점에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쳐야 합니다.

왜냐하면 세입자의 계약기간이 6개월 미만으로 남은 상황에서는 세입자가 언제든지 계약갱신권을 요구할 수 있고 기존 집주인은 본인 직접 거주 이외에는 그 요구를 거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세입자가 계약갱신권을 요구할 수 있는 시한인 계약만료 6개월 이전에 새 집주인은 옛 집주인으로부터 소유권을 넘겨 받아야 합니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새 집주인은 집을 사고 나서 6개월 이상 기다려야 입주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다른 방법은 전혀 없나요: 두 가지 정도 편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기존 세입자가 나가는 날 새 집주인이 잔금을 치르고 들어오면서 소유권도 넘겨받는 게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세입자에게 내놓을 전세금을 제외한 나머지 잔금을 6개월 전에 새 집주인이 옛 집주인에게 모두 넘겨주고 소유권도 넘겨받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야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더라도 <집주인이 바뀌었으며 바뀐 집주인이 실거주를 할 예정>이라고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을 거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거래를 하려면 새로 집주인이 되는 사람이 자금력이 좀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전세 3억원에 세입자가 살고 있는 6억원짜리 집을 매수하려면 지금은 계약금 6000만원을 이사 한 달 전에 계약할 때 내고 잔금 5억4천만원을 세입자의 계약 만료일에 내는 2단계 과정으로 진행이 됐지만, 앞으로는 이사가기 최소 6~7개월 전에 계약을 하고 계약금 6000만원과 집값에서 전세금을 뺀 잔금 2억4000만원을 미리 지급하고 그 집의 소유권 등기이전을 해야 합니다.

과거에는 실거주용 집을 매입할 때는 진금을 새 집주인이 될 B가 현재 살고 있는 집을 팔거나 전세로 살고 있었다면 전세금을 빼서 마련할 수 있지만 지금은 살고 있는 집에서 당장 이사를 나올 수 없으므로 <여유자금 또는 대출 받을 수 있는> 2억4000만원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새 집주인이 그 정도 자금력이 있거나 아니면 기존 집주인이 새 집주인에게 2억4000만원을 임시로 빌려주고 소유권을 넘겨야 합니다.

또 다른 방법은 기존 집주인이 실거주를 하겠다고 하고 세입자를 내보낸 후 며칠 후에 <갑자기 마음이 바뀌었다고 하고> 새 집주인에게 집을 파는 경우입니다. 그런데 국토부는 이런 경우는 기존 세입자가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집을 매매하려는 생각 또는 계획을 갖고 있으면서 본인이 직접 거주할 것이라고 세입자를 내보낸 것은 기망행위라는 것입니다. 다만 사람의 계획이나 생각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으며 본인의 사유재산을 대상으로 계획을 바꾸는 걸 막는 것이 사유재산에 대한 과도한 침해인지 여부는 개별 소송을 다툴 문제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세입자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집주인은 집을 팔려면 설명드린 대로 세입자의 계약만료 6개월 이전에 새 매수자와 매매 계약을 하고 소유권 이전을 마쳐야 합니다. 반대로 세입자가 이런 상황을 피하려면 계약만료가 6개월 남는 시점이 되자마자 집주인에게 계약갱신권 행사를 통보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전에 새로운 집주인이 그 집의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치면 새 집주인은 그 집에 실제 거주를 하겠다고 할 것이고 그러면 세입자가 계약갱신권을 행사할 수 없습니다.

집주인이 바뀌기 전에 계약갱신권 행사를 통보하면 그 어떤 경우에도 세입자는 그 집에서 2년 더 살 수 있습니다. 다만 계약갱신권을 굳이 행사하지 않고 2년 더 살면 4년이 지난 시점에 여전히 계약갱신권이 살아있어서 2+2+2년을 거주할 수 있다는 혜택은 세입자들은 누리기 어렵게 됩니다. 집주인이 언제 집을 팔지 모르기 때문에 무조건 계약갱신권을 미리 행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이슈

베이비부머들이 은퇴한 후에는

새로운 사실: 65세 이상 노인들 가운데 소득하위 70% 노인들에게 월 10만원씩 지급하는 기초연금의 수령자는 현재 584만명입니다. 그런데 이 대상이 10년 후에는 918만명으로 거의 두 배가량 늘어납니다. 급격한 노령화 때문입니다. 기초연금 예산도 현재 매년 19조원에서 10년 후에는 34조원이 됩니다.

복지예산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 우리나라의 고령화 현상이 매우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오래된 사실임에도 이런 통계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현재의 복지제도를 그대로 유지하기만 해도 앞으로 복지예산 지출이 가파르게 늘어난다는 사실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입구조가 비슷하고 세수 규모도 비슷하다면 오히려 앞으로는 복지 항목을 줄여야 기초연금을 계속 같은 규모로 지급할 수 있다는 계산이 됩니다.

복지 지출을 더 늘리고 새로운 복지제도를 도입하자는 주장의 근거로 많은 경우에 우리나라의 복지 예산이 OECD 국가들에 비해 부족하다는 사실을 거론합니다. 복지 지출을 OECD 수준으로 높이기만 해도 여러가지 복지제도를 도입하고 신설할 수 있다는 주장의 근거가 됩니다만, 우리나라의 연령 구조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거나 항목을 늘리지 않고 기존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기만 해도 조만간 OECD 수준의 복지지출 수준을 갖게 되며 가파른 고령화 속도 때문에 OECD 국가들보다 더 많은 복지지출을 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OECD 국가들의 GDP 대비 복지지출액이 우리보다 많은 것은 그들이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의 길에 접어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복지지출을 하지 않는 것은 사회 구성원들의 생산성을 떨어뜨릴 수 있는 위험한 선택이기도 해서 섣불리 판단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닙니다. 다만 현재의 복지지출 상황을 이미 고령화가 깊숙이 진행된 나라들과 비교해서 그들의 수준에 맞춰놓으면 우리나라의 고령화가 그들 수준으로 진전될 시기에는 복지지출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올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비를 해야 합니다.

ARM 인수한 엔비디아

새로운 사실: 소프트뱅크그룹(SBG)이 영국의 반도체 설계회사 암(ARM Holdings)을 400억달러에 엔비디아에 매각한다고 발표했습니다.

ARM이 개발한 반도체 설계 아키텍처는 전 세계 IT 모바일 디바이스의 95%가 채택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애플 아이폰에 탑재되는 반도체 칩도 ARM의 아키텍처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애플은 향후 PC 제품에도 Arm 아키텍처를 적용한 자체 설계 프로세서를 탑재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소프트뱅크는 320억달러에 2016년에 사들인 이 회사를 400억 달러에 팔게 되면서 약 80억달러의 매각차익을 갖게 됐습니다. 매각 대금은 엔비디아 주식으로도 지급될 계획이어서 소프트뱅크는 약 7% 가량의 엔비디아 지분을 보유하게 됩니다.

다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습니다. 우선 영국, 중국, 유럽 연합, 미국 등 주요국 규제 당국의 승인을 얻어야 합니다. 영국에선 부정적 여론이 우세합니다. 미국과 기술 패권 전쟁을 벌이는 중국에서도 반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아마존과도 맞서는 월마트: 미국의 대표 마트인 월마트는 아마존이 온라인을 접수한 후에도 무너지지 않고 있습니다. 니만마커스, JC페니, 센추리21 등 다른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줄줄이 파산하는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입니다. 월마트는 되레 온라인 매출이 늘어났고, 올 들어 주가가 24% 상승했습니다. 지난 5~7월 월마트의 온라인 매출은 1년 전보다 97%나 늘어났습니다. 온라인 주문 후에 매장에서 상품을 찾아가게 한 서비스가 인기를 끌었고, 아마존 프라임과 같은 월마트플러스 서비스를 새로 내놓은 덕입니다.

🎧한국 진출하는 스포티파이: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의 한국 시장 진출이 임박했습니다. 스포티파이의 한국 지사 스포티파이 코리아는 지난 1일 회사 자본금을 9억원에서 58억원으로 확충하고, 국내외 사내이사 2인과 감사 1인을 신규 선임했습니다. 최근 서비스 한글화도 마쳤습니다. 업계에선 연내 국내 서비스가 시작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G20 중 2위 한 코스피: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증시가 저점을 찍은 3월 이후 코스피지수 상승률이 주요 20개국(G20) 중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스피는 3월 저점에 비해 64.42% 올랐는데요. 이는 독일(56.40%), 일본(41.40%) 등 선진국은 물론 브라질(54.73%) 인도(49.55%) 등 신흥국보다도 높았습니다. 미국 S&P500(49.32%), 다우(48.80%) 등 3대 지수도 최근 기술주 급락으로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밑돌았습니다. 1위는 107.54% 오른 아르헨티나였습니다.

💸증시로 몰리는 돈 잡으려는 저축은행: 이처럼 증시에 돈이 몰리자 저축은행업계는 예·적금 금리를 올리고 있습니다. 카카오게임즈 등 공모주에 청약하기 위해 저축은행 예·적금까지 깨는 움직임이 나타난 데 따른 것입니다. OK저축은행은 이날부터 수신상품 금리를 최대 연 0.2%포인트, SBI저축은행은 0.3%포인트, 올렸습니다. 대신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 JT저축은행 등도 금리를 인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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