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반도체산업에 닥친 악재 3가지

포스코에서 경영컨설팅을 합니다. 복잡한 IT 이슈를 쉽게 설명합니다.

이주완의 IT산업 나우

하반기 반도체산업에 닥친 악재 3가지

연초 반도체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가 매우 컸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를 짓눌렀던 반도체 가격 하락의 악몽이 끝나는 것 같았거든요. 실제로 PC D램과 TLC 낸드의 현물 가격, PC D램과 서버용 D램의 고정거래가격이 올랐고 다른 제품들의 가격도 보합세를 유지했습니다. 그런데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생하며 예상치 못했던 커다란 변수가 발생했습니다.

혹자는 수요 부진으로 반도체 시장이 침체될 것이라고 하고, 일각에서는 비대면 소비가 확대되어 수혜를 받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알쏭달쏭 반도체 시장 도대체 어떻게 봐야 할까요?

생산활동은 부진하지 않았다: 수출, 기업 실적 등은 모두 생산활동의 결과물입니다. 즉, 뿌리가 되는 생산활동을 이해하면 해당 산업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를 알 수 있는 것이지요. 이해를 돕기 위해 반도체 경기가 정점이었던 2018년 3분기와 2020년 상반기를 비교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위의 그래프는 반도체 호황기였던 2018년 3분기와 올해 2분기를 비교한 그래프입니다. 보시듯 생산활동만 놓고 본다면 2018년 3분기보다 훨씬 좋습니다.

그러나, 타격이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비록 생산활동은 양호했지만 수출까지 그런 것은 아닙니다. 7월까지 반도체 전체 수출은 1.7%, 주력 제품인 메모리 수출은 7.8% 감소했습니다. 코로나 상황에서 이 정도면 선방했다고 볼 수 있지만 지난해 메모리 수출이 36% 감소한 상황에서 추가로 감소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합니다. 특히, 올해는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했던 상황이라 심리적 타격은 상당히 큰 편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수출 실적을 분석할 때 반드시 수량을 함께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반도체는 가격 변동이 크기 때문에 착시현상이 종종 나타나기 때문이죠.

먼저 DRAM입니다. 수량 기준 수출증가율이 1, 2월 50% 이상을 유지했으나 6월과 7월 각각 10.1%, 8.7%로 점점 둔화되고 있습니다. 플래시메모리의 경우도 1월과 2월에는 각각 57.5%, 45.1% 증가세를 보였으나 3월부터 마이너스로 전환했기 때문에 코로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확인됩니다. 정리를 하자면 최종 수요자가 개인인 경우가 기업인 경우보다 팬데믹의 충격을 더 크게 받았다고 보시면 됩니다. 플래시메모리의 경우 기업용 서버에도 SSD 형태로 들어가긴 하지만, 주력은 스마트폰과 메모리카드이기 때문에 소비부진의 영향이 곧바로 나타났습니다. DRAM의 경우 스마트폰과 개인용 PC 수요도 있지만 기업용 PC와 서버 수요가 상대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요.

기업용 데이터센터 수요는 유지될까?: 지역별 반도체 시장 동향을 살펴 보면 상반기에는 미국 홀로 하드캐리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미국 반도체 시장은 전년보다 25.4% 증가했지만 유럽과 일본은 마이너스 성장했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3.7% 증가에 그쳤습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물론 중국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요. 미국의 반도체 수요가 크게 증가한 것은 비대면 소비 증가에 따른 기업 서버 증설의 영향이 크다고 봅니다. 아시다시피 제조업을 포함한 미국 경제 자체는 아주 부진했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이러한 미국의 성장세는 하반기에도 지속될까요?

코로나 안 끝나면 데이터센터 증설 어렵다: 미국의 서버 수요는 당분간 둔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선, 미국 기업들의 서버는 미국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수요가 많은 지역 곳곳에 분산되어 있지요. 현재의 서버 증설은 기존 시설의 업그레이드에 국한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코로나19가 다시 창궐하고 있는 상황에서 부지를 매입하고 인프라를 구축하고 건물을 지어야 하는 신규 데이터센터 증설은 당분간 어렵습니다. 기존 설비의 업그레이드가 한계치까지 도달하면 팬데믹 상황이 호전되기 전까지 관망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상반기에 산 반도체는 재고 비축용일 수도: 그리고 서버 수요 둔화를 예상하는 또 한 가지 이유는 상반기 서버용 수요의 일정부분은 재고를 비축하기 위한 가수요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지요. 미국 반도체 시장은 6월에도 30.1% 성장할 만큼 호황인데 서버용 DRAM 가격은 이미 4월에 정점을 찍고 3개월 보합 후 7월에 일제히 떨어지기 시작했다는 것을 그 근거로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의 중국 때리기에 중국 수요도 살아나기 힘들다: 앞에서 미국이 상반기 반도체 시장을 하드캐리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수준에 불과합니다. 중국이 포함된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전체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얘기는 중국의 경제가 살아나야 반도체 수요를 이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상황을 보면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IT 기업에 대한 미국의 공세가 점차 거세어지고 있습니다. 분명, 중국의 반도체 수요를 억누르는 요인이 될 것입니다. 11월 미국 대선까지 이러한 추이는 지속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반도체 시장에는 악재인 셈이죠. 미국의 수요는 점차 약화될 것이고 중국의 수요는 쉽게 살아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다만 아직 불황은 아니다: 지난 2년간 삼성전자의 SK하이닉스의 실적을 지켜보면서 언제 불황이 끝날까? 걱정하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지금이 반도체 불황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현재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과 SK하이닉스의 분기별 영업이익은 사실 반도체 초호황기였던 2017~2018년 이전보다 두 배가량 많기 때문입니다. 아직 우리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은 준수한 상태입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오늘의 이슈

연 6% 배당 주는 리츠는 왜 외면 받을까

새로운 사실: 요즘 자산시장에서 가장 소외받고 있는 것들 중 하나가 바로 ‘리츠’입니다. 빌딩 등 부동산을 여러 조각으로 쪼개서 그 조각을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게 상장해 놓은 것이 리츠인데요. 요즘 새로 주식시장에 들어오는 리츠들은 주식시장에서 거래를 시작하자마자 공모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됩니다.

성장가능성이 낮다: 전국의 주유소들을 한 바구니에 담아서 부동산 펀드를 만들고 그걸 조각내서 상장한 코람코 에너지 리츠라는 이른바 주유소 리츠는 지난달 31일 주당 5000원에 공모한 후 상장했는데 4700원대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6~7%의 배당을 받을 수 있는 리츠가 시장에서 소외되고 있는 것은 시장의 주도주가 당장 이익을 내거나 배당을 하지는 못하지만 미래의 성장가능성이 커보이는 기술주들이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의 이유는 리츠가 임대료 수입을 기반으로 배당을 하는데 상업용 부동산의 임차 수요가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에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판단 때문이기도 하겠습니다.

상장 미루는 리츠들: 이런 분위기 탓에 하반기 상장을 예정한 리츠들의 상장도 계속 미뤄지고 있습니다. 10월쯤 상장할 것으로 예상됐던 일부 리츠들은 내년으로 상장 일정을 미뤘습니다. 시장에서 소외받고 있는 자산에 관심을 갖는 것은 해당 자산의 장단점을 잘 파악한다면 역발상 투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최근 미국에서도 부동산 임대시장이 타격을 받으면서 리츠들의 주가가 하락했지만 워런 버핏은 최근 리츠 자산을 사들였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 뉴스를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소비가 다시 줄었다: 한 달이 좀 넘은 통계이긴 하지만 7월의 우리나라 경제상황에 대한 통계가 나왔습니다. 7월 산업활동동향이라는 통계청이 매월 발표하는 통계인데요. 소매판매지수가 6월보다 크게(-6%) 감소했습니다. 소매판매는 4월(전월 대비 5.3% 증가) 5월(+4.6%) 6월(+2.3%)로 3개월 연속 전월 대비 증가하며 반등했지만 4개월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 것입니다. 코로나 영향에서 벗어나면서 점점 좋아져야 할 통계가 오히려 악화된 상황이어서 재난지원금 효과가 사라졌기 때문이 아니냐는 어두운 전망도 함께 나왔습니다.

💰핫한 공모주는 부자 몫?: 오늘까지 진행되는 카카오게임즈에 대한 공모주 청약이 의외로 높은 경쟁률을 보이면서 개인투자자들은 공모주를 거의 배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대개는 경쟁률이 낮은 증권사로 청약하는 눈치경쟁 때문에 청약 둘째날에 주로 청약이 집중되는데 어제 이미 400:1에서 600:1 수준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어서 최종 경쟁률이 2000:1 가까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청약경쟁률이 2000:1이 되면 1억원을 증거금으로 냈을 때 10만원어치(약 4주)의 주식을 받게 됩니다. 돈이 많은 사람이 더 많은 공모주를 받는 현행 방식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면서 정부는 개인투자자들이 더 많은 공모주를 받게 하기 위한 여러 방안들을 검토하는 중입니다.

👨🏼‍💼비대면 영업 늘리는 보험업계: 보험회사 상품들의 비대면 판매 비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5년간 비대면 판매 비중은 전체 판매의 11% 수준이었는데 최근에는 14% 수준까지 올랐습니다. 코로나 환경에 따른 불가피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보험사들의 비대면 판매 노하우가 쌓이고 고객들도 이 방식에 적응하면서 앞으로는 이 비중이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보험사들의 비대면 판매가 늘어나면 불완전 판매 등에 대한 시비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비대면 판매를 위해 필수적인 IT접근성이나 금융 이해력이 떨어지는 소비자들은 소외되는 문제 등이 부각될 수 있습니다.

🏠똘똘한 한 채는 왜 뜨나: 요즘 서울 아파트 거래는 계속 줄어들고 있지만 핵심 요지의 아파트 가격은 오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일원동의 한 아파트가 평당 1억원에 가까운 가격에 분양권이 거래됐습니다. 소수의 사례이긴 해서 좀 더 지켜볼 필요는 있습니다만, 다주택 보유에 대한 규제가 강해질수록 사람들은 ‘한 채만 소유할 수 있다면 가장 좋은 아파트로 소유하고 싶다’는 욕구가 강해지면서 비싼 아파트로의 수요가 더 많아집니다. 다주택자들도 2급지나 3급지의 주택을 팔고 1급지 고급 대형 주택 하나로 자산을 모으는 결정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입니다.

리멤버 나우를 지인들과 공유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