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달러 값, 어떻게 될까

전 헤지펀드 매니저이며, 지금은 SK증권에서 주식전략을 담당합니다.

이효석의 익스플레인 나우

앞으로 달러 값, 어떻게 될까

새로운 사실: 지난달부터 달러 값은 빠르게 내려가고 있는데요.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발표된 이후에는 하락을 멈추는 모습입니다. 오늘은 이렇게 달러가 약해졌던 이유를 확인해보고, 몇 가지 중요한 의미를 재점검해보고자 합니다.

코로나 직후 급등했던 달러 값: 모두 알다시피 지난 3월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세가 정점이었죠.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가 크게 증가하면서 결국 봉쇄를 결정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금융시장이 엄청난 패닉에 빠졌습니다. 미국 증시가 하루에 10%씩 하락하기도 했고, 국내에서도 코스피가 한 달 만에 2200에서 1450까지 수직낙하했습니다. 당시 시장에서 확인된 또 하나의 특이한 사항은 안전자산이라던 금값도 속절없이 무너졌단 겁니다. 심지어 비트코인 가격마저도 하락했습니다. 모두가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환경이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느낀 공포심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습니다.

진정한 안전자산은 달러였다: 이렇게 모든 자산의 가격이 떨어질 때, 달러 값만은 올랐습니다. 위기가 확산하자 달러를 찾는 수요는 크게 증가했지만, 모두가 가지고 있던 달러를 호주머니에서 꺼내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값을 보여주는 달러 지수는 순식간에 95에서 103까지 올랐습니다. 달러∙원 환율도 1300원까지 급등했죠. 이 과정에서 우리는 ‘달러만이 안전자산’이라는 매우 중요한 교훈을 얻게 됩니다. 저는 이런 현상을 시장 참가자들이 길들여졌다라고 표현합니다.

<그림> 달러 스마일

달러 가치의 변화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용어는 달러 스마일입니다. 1)미국의 경기가 유별나게 좋아질 때(오른쪽 입꼬리)도 달러가 오르지만, 2)지난 3월처럼 시장의 공포심리가 커질 때(왼쪽 입꼬리)도 달러는 오른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공포심리가 사라지거나 미국 이외 지역의 경기가 상대적으로 더 좋을 때는 달러 값이 내립니다. 지난 3월에 진행되었던 달러 강세는 왼쪽 입꼬리가 길게 올라갔던 것이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연준이 시장을 안정시켜줬다: 지난 3월에 비하면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은 너무나도 평온합니다. 결정적인 순간은 3월 말 연준이 회사채도 사주겠다고 발표한 순간이었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파산을 신청한 회사(셰일오일 업체, 유통 업체 등)들의 숫자는 2009년 금융위기 당시를 넘어설 정도로 실물 경기는 좋지 않은데요. 그럼에도 이 정책 덕택에 회사채에 대한 시장의 수요는 여전히 많습니다.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기 무척 수월해진 거지요. 연준이 회사채를 사주겠다고 이야기했던 발표가 투자자들의 심리를 안정시키는게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현상을 뉴욕 연준에서는 공표 효과라고 했는데요. 쉽게 말하면 손 안대고 코를 푼 셈입니다. 정리하면, 지난 3월에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면서 달러의 왼쪽 입꼬리가 길게 올라가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였지만, 지금은 시장이 안정화되면서 강세를 보였던 달러가 반대로 약해졌다는 것입니다.

유로화 강세가 달러 약세 불렀다: 지난달부터 진행된 달러 약세의 또 다른 이유는 ‘유로화 강세’였습니다. 유럽은 같은 통화를 쓰지만, 재정은 분리해서 쓰기 때문에 적시에 재정정책을 쓰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때문에 코로나19 상황에서 잘못하면 유로화가 없어질 수도 있다는 공포심이 커졌었죠. 그래서 유로화의 가치도 떨어졌었습니다.

하지만, 위기 상황이 되면 서로서로 힘을 합치는 법입니다. 그동안 경기 부양에 대해서 보수적인 입장을 보여왔던 독일의 태도가 바뀌면서 EU 경제회복기금이라는 부양책이 통화되었는데, 이를 두고 투자자들은 ‘유로화가 망하진 않겠군’이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 과정에서 유로화는 달러화에 비해서 빠르게 값이 올랐습니다. 달러 약세의 또 다른 원인이죠.

정리하면: 달러의 왼쪽 입꼬리가 내려왔고, 망할 줄 알았던 유로화가 반등하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는 것인데요. 지난주 글에서 소개한 것처럼 7월 FOMC 회의 의사록이 발표된 이후, 달러 지수는 강세 전환했습니다. 시장이 실망한 이유는 빨리가 아닌 “언젠가(some point)”라는 표현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는데요. 인플레이션에 대한 연준의 입장이 그만큼 시장의 관심사였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달러 약세가 계속 진행될 것이라는 믿음에 의존했던 금이나 은의 가격이 급락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나라 시간으로 오늘 새벽에 잭슨홀 미팅이 개최되는데요.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시장에서 원하는 이야기를 해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오늘의 이슈

혜택 좋은 카드는 왜 사라졌나

새로운 사실: 요즘 카드사들이 더 이상 발행을 하지 않는 단종카드가 계속 늘고 있습니다. 올해 발급이 중단됐거나 중단을 예고한 카드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합해서 총 138개인데요. 단종카드는 2018년 100개, 지난해에는 202개로 해마다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혜택만 챙기는 똑똑한 소비자들: 단종카드는 새로 발급하지 않고 기존 고객은 유효기간이 끝날 때까지만 쓸 수 있도록 하는 카드입니다. 대개는 운영해보니 손실이 크다고 판단될 때 카드를 단종합니다. 예를 들면 어떤 혜택을 주는 카드를 출시하면 카드사들은 소비자들이 그 혜택을 받기 위해 그 카드를 사용하다 주거래 카드로 삼을 거라고 기대하는데요. 꽤 많은 수의 카드에서 소비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정도만 사용한 후 혜택만 받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익성 떨어트린 가맹점 수수료 인하: 카드사들은 카드 사용고객에게 주는 각종 할인 서비스의 비용을 그 카드를 사용한 가맹점에서 받는 가맹점 수수료로 충당하는데 가맹점 수수료율이 소상공인 우대 차원에서 계속 낮아지면서 비용이 많이 드는 카드들부터 단종시키는 중입니다.

가맹점 카드 수수료가 내려가면서 그 나비효과로 소비자들이 신용카드를 쓰면서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줄어들고 있는 것입니다. 신용카드는 가맹점이 내는 수수료 비용으로 소비자들이 각종 혜택을 받는 구조여서 그 혜택이 큰 것은 불합리한 구조이긴 합니다. 그러나 소비자들에게 주는 혜택이 없으면 은행창구를 영업기반으로 갖고 있지 못한 카드회사들(현대, 삼성, 롯데 등)은 신용카드 가입자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소비자 혜택을 줄이고 가맹점 수수료도 낮추는 방향이 바람직하기도 하지만 반드시 긍정적인 효과만 가져오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서울의 전셋값이 요즘 오르는 이유

새로운 사실: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이 많이 오르고 있습니다. 8월의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5억원이 넘었고 전세가격 지수는 1년 전보다 4.5% 올랐습니다.

이론적으로는 서울의 가구 수와 주택 수가 갑자기 달라지지 않는 한 공급이 갑자기 줄어들고 수요는 갑자기 늘어날 이유는 적습니다. 그러나 집주인들이 본인들의 소유 주택에 직접 입주해야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고 주택을 처분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집을 비워둬야 하는 경우도 많아서 지역적인 전세가격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강남 전셋값이 유독 오르는 이유: 집주인들이 직접 거주해야 하는 이유는 그렇게 해야 양도세를 줄일 수 있게 법이 바뀌었기 때문인데요. 그런 집은 양도차익이 많이 발생한 비싼 집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그런 비싼 집은 세입자를 내보내고 집주인이 거주하게 되며 반대로 집주인이 거주하던 집은 세입자용 공실로 남게 되는데요. 그래서 요즘은 집값이 비싼 지역의 전세 가격이 더 많이 오릅니다. 서울 전세 가격이 지역적으로는 강남구, 송파구가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나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이런 지역은 세입자들도 전세금을 올려줄 여력이 커서 전세금을 기꺼이 올리고 그 지역에 거주하는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아 전세가 상승세는 더 가팔라집니다.

주택을 처분하기 위해서 집을 비워두는 경우도 많이 생기는 데 전세 낀 다주택 투자의 기대이익이 줄어들면서 매수자가 직접 거주할 실수요 집을 찾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세입자가 살고 있으면 집을 팔기 어렵거나 싸게 팔아야 되는 상황이어서 역시 고가주택일수록 집을 비워놓고 매수자를 기다리는 선택을 할 가능성이 큽니다. 역시 고가주택에서 전세 공급이 줄어들 여지가 더 많아집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합계출산율 0명대로: 여성이 가임기간에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합계출산율)가 한 명도 채 되지 않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작년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0.92명이었는데요.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우리나라 바로 위에 있는 스페인(1.26)명과도 차이가 큽니다. 올해부터는 출생아 수가 사망자 수보다도 적어 인구가 감소할 걸로 전망됩니다.

🤝세대교체된 미국 증시: 한때 전 세계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높은 기업이었던 미국 석유회사 엑손모빌이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에서 쫓겨났습니다. 1928년부터 100여년간 다우존스 지수에 편입돼있던 엑손모빌의 퇴출은 요즘 뉴욕증시의 지각변동을 잘 보여줍니다. 코로나19로 에너지 수요가 급감해 엑손모빌의 실적이 악화한 반면, IT∙바이오 기업들의 주가는 계속해서 오르면서 격차는 벌어져왔습니다. 다우존스는 엑손모빌 외 2개 업체가 빠진 자리를 온라인 상거래 지원 클라우드업체 세일즈포스닷컴, 종합 제조·항공우주업체 허니웰,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인 생명공학 기업 암젠으로 채웠습니다.

📱중남미∙동남아에서도 플랫폼 기업이 1위: IT플랫폼 기업의 성장은 미국만의 일은 아닙니다. 세계 1위 광산기업인 발레는 원래 중남미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기업이었는데요. 최근엔 아르헨티나 국적의 전자상거래 기업 메르카도리브레가 그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동남아시아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싱가포르의 씨가 최근 인도네시아 최대 민영은행인 뱅크센트럴아시아를 누르고 아세안 시총 1위에 올랐습니다. 씨는 온라인 쇼핑, 게임 관련 기업을 자회사로 둔 기업입니다. 코로나19가 세계 산업과 주식시장의 지형을 뒤흔들고 있는 단면입니다.

🏦미국 은행도 재택근무 시작: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가 재택근무와 사무실 출근을 번갈아하는 ‘순환근무’ 체제를 도입합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재택근무를 일정 부분 유지하겠다는 구상이어서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를 준비 중인 다른 은행들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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